Corea/→ 경 북

7년만에 다시 찾은 '후포리'.

우리팬 2022. 12. 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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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경북 울진의 후포리를 알게되고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중국에 서식하고 있을 당시에 SBS의 '백년손님 자기야'라는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나 말고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 작은 어촌마을을 알게 된 것이 이 프로그램 덕택일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 중국에서 한국의 TV프로그램을 회차로 분류되어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았는데, 이런저런 예능프로그램이나 시사프로그램들을 퇴근 후에나 주말에 챙겨보는 습관이 있었다. 그래도 세상이 좋아져서, 유학할 당시에는 이렇게 한국 TV프로그램을 접할 방도가 없어서, 그나마 한국어가 듣고싶어지면 DVD 영화를 구매해서 골방에서 틀어놓고 하는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인터넷'이라는 고마운 혜택 덕분에, 중국에서 밥벌이를 하면서 한국의 방송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덕택에, 상당히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제. 하여간 다시 '백년손님' 이야기로 돌아가서…

사실 '백년손님'의 초반 부분은 건너뛰기를 했다. 김원희를 필두로 한 여러 패널, 게스트들이 나와서 이런저런 수다를 떠는데, 나하고는 아니맞는 것 같아서리, 일명 남서방… 내과전문의인 남재현 원장의 본격적인 처가집 방문 회차를 시작으로 꼬박꼬박 챙겨보게 되었다. (다른 사위들이 나오는 것도 보긴 했는데, 사실 돌려보기 귀찮아서 본 것이지,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든 것은 남서방편) 남서방의 처가집이 바로 경북 울진 후포리. 경북의 동쪽은 사실 고속도로가 그리 발달하지 않아서 서울에서 가든, 부산에서 가든… 거리에 비해 빨리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나 역시도 구룡포나 호미곶을 갈 때 아무리 새벽 일찍 부산에서 춟잘을 해도 도착하고 나면 아침 햇살이 아닌 오전 햇살을 맞이했던 적이 있었는데, 구룡포쪽에서 좀 더 북쪽으로 국도를 타고 올라가야 후포리에 다다르기에, 가까운 거리는 아니지비.

사실 이 곳을 15년 12월에 처음 방문했다. 중국에서 잠시 한국에 들어왔을 때, 이래저래 일행을 모아서 어디로 갈까~ 상의하다가, 결국엔 다들 아니가본, 또 내가 적극 추천했던 '후포리'를 택한 것이었지비. 가서 '백년손님' 남서방편의 주인공(!)인 이춘자 여사님을 뵙는 것은 쉽지않더라도, 적어도 당시 유명했덩 홍게 한마리가 빠진 짬뽕 한그릇은 할 수 있다, 라며 유혹을 했었지비. 사실 다들 당시엔 짬뽕 한그릇에 어떻게 게 한마리가 들어가겠어? 안 믿었었고, 그래서 후포리로 가게되었지비.ㅎ 당시엔 朴군이 운전을 했기에 체감상 거리를 느낄 수 없었는데, 이번에 가족들을 데리고 내가 운전해서 가는데… 이야~ 기나긴 국도는 운전자로 하여금 짜증을 유발시키긴 한다. 그나마 가는 도중에 '장사해수욕장'라는 곳에서 잠시 쉬었다 갈 수 있었고, 또 괜찮은 곳을 알게된 점은 나름 의미있는 소득이었다.

후포항에 도착을 했고, 예전엔 없었던 크나큰 공영주차장이 있었지만, 왠걸~ 내 스타일엔 안 맞어-_- 예전에 주차를 했었던 부둣가쪽? 거기 공터에 주차를 일단은 하고 옛 기억을 되새겨보며 바뀐 모습들을 비교하게 되었다. 15년 당시에는 방문객들이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주말임에도 생각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그닥 붐비진 않더라고. 대형버스도 두어대 정도? 예전에는 '백년손님'이라는 프로 덕분에 이춘자 여사댁을 기준으로, 당시 남서방이 오고갔던 이발소, 마트… 그리고 식당에 많은 인파들이 몰렸었고, 덩달아 부둣가쪽에도 대게빵? 그리고 이런저런 해산물들이나 대게를 파는 곳들이 많았는데, 나름 정비작업(?)을 해서인지, 예전과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라는 말씀. TV프로가 종영도 했고, 또 그 시간도 꽤나 지났으니 어쩌면 방문객들이 줄어든 것도 당연한 일일터이다.

포토존, 장인 할아버지도 계셨으면 했는데ㅎ
중간의 회장님 할머니는 몇년전 작고하신 걸로 안다
어르신들의 스웩~을 보여준 첫 프로그램이 '백년손님'이 아닐까나

뭐, 거두절미하고 이번에는 와이프와 딸아이를 데리고 이춘자 여사댁을 찾아 올라갔다. 굳이 뭐, 인사하러 간 것도 아니고, 또 망구 내 생각에는 분명 이사를 가셨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갔기에, 그냥 와이프한테 여기가 바로 그 옛날~ 근 10년전에 TV앞에서 같이 '백년손님' 남서방편을 재미나게 봤던, 그 역사적인(?) 곳을 방문에 의의를 두고 갔다. 정작 목적지인 이춘자 여사댁을 도착했는데 왠 할머니가 마루에 누워있는 실루엣은 보였는데, 이춘자여사는 아니었던 듯? 그리고 방문객은 우리 셋이 전부였다는 점.-_-v 그래도 나름 포토존이 만들어져 있길래 거기서 두 모녀 기념촬영 한번 하고, 다시 주택가를 내려갔었지비. 그리고 7년전에 엄청난 대기를 탔던 홍게짬뽕이 있던 고바우라는 식당 앞을 지나는데… 거기도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그리고 점심시간대를 지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손님이 얼마 되지않는 듯 싶었다. 우리 가족은 이미 올라오면서 차안에서 도시락을 먹으면서 왔기 때문에 (사실 고바우의 대기줄을 예상하고 일부로 점심은 오는 도중에 해결하기로 계획을 잡았었다) 그냥 애 먹일 찹쌀 도너츠 하나 사먹이고 다시 차에 올랐다.

근데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긴 너무나 아쉽잖우. 거리가 얼만데.-_- 근데 안내표지판을 보니 무슨 스카이워크가 있다는 것을 확인, 검색을 해보니 오우~ 이런 곳도 새로 만들어 놨구마이. 개인적으로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바로 출발~ 내가 이런 곳을 간 것은 08년에 중국 青岛(칭다오) 바닷가의 栈桥가 전부.-_-+ 바다를 그리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이런 스카이워크는 상당히 이색적인 경험이제. 부산 오륙도에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때는 관심이 없었으나, 이번에는 그래도 멀리까지 왔는데 한번 가보자~ 하면서 갔지비. 주차를 하고나니 마침 방파제? 크레인이 방파제를 옮기는 작업을 하고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 이렇게 작업을 하는구나~ 싶더니만. 그리고 드디어 스카이워크에 도착, 혹시나 다섯살 딸아이가 겁을 먹고 더 이상 가지 못할까~ 싶었는데 왠걸… 뛰어다니시더니만.-_- 고소공포증은 1도 없으신 듯. 나도 사실 고소공포증은 없는데, 뭐랄까… 중국 관광지에서 스카이워크 유리가 깨진 뉴스를 몇번 접했기 때문에 괜한 생각에 좀 쫄리긴 하더라만. 스카이워크의 끝까지 들어가서 이래저래 기념촬여도 하고 다시 컴백, 이제 이 후포리의 방문객들을 끄는 곳은 이춘자 여사댁이 아니라 이 스카이워크인 것 같더라고. 그리고 근처의 공원 정도.

바다 풍경에 대해서 별다른 기대없이, 그냥 끝없이 평쳐진 바다, 그리고 지평선을 보는 것만 생각하고 이 후포리를 찾는다면 괜찮은 곳인 것 같다. 다만 교통편이-_- 왕복 6시간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하루의 일정을 차안에서 보내야 한다는 단점은 있는 것 같다. 행여나 다음에 다시금 찾게 된다면 후포리-호미곶-구룡포 이렇게 같이 세트로 잡아야지 좀 알찬 일정이 되지않을까, 싶네.

 

하여간 뵙지는 못했지만,

7년전에는 담장 넘어로 "할매보러 왜 이 멀리까지 왔노?"라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라도 들었었는데…

이춘자 여사님의 건강을 기원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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