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北 京

北京 灌肠(북경 관창)을 처음으로 먹어보다.

우리팬 2015. 1. 2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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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京에서 정착생활을 한지가 1년이 다되어 가는데, (그전까지는 단기 어학연수내지 잠시잠시 출장이나 개인적인 일로 오고가곤 했다.) 단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 바로 东城区의 '簋街'라는 곳이었다. 이 곳도 굳이 찾아갈려고 해서 간 것이 아니라, 언젠가 鄂尔多斯에서 생존을 하고 있는 权군이 추천을 해준 铃木餐厅(스즈키 식당)을 한번 가보라는 권유 때문에 가게되었는데, 겸사 간단히 식사를 하고 좀 걷다보니 그 곳이 바로 그 유명하고도 유명한(?) 簋街라는 곳이더라고. 나름 인상깊었던 곳이었던지라, 이후 그 곳에서 가장 유명한 '胡大'라는 식당에 가기 위해 다시 한번 찾았었다.


각설하고... 하여간 이 簋街라는 곳은 전통적으로 유명한 곳이 아니라, 80년대 초 개혁개방의 바람이 불던 시기에 자연스럽게 정착한 번화가 특히 식당거리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물론 이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위에 언급한 胡大라는 식당이고. 얼마나 대단하냐고 하면, 그 도로변에 그 식당 본점을 비롯해 2호점, 3호점까지 있으며 매일 저녁마다 자리가 없어 바깥에는 줄을 서고 있는 인파가 대단하다. 요즘은 날이 추운지라, 아예 식당앞 인도에 천막을 쳐놓고, 그 안에 난로까지 준비해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다시 한번 더 각설하고... -_- 식사를 하고 2호선 지하철역을 가기 위해 열심히 걷고있던 中, 노점상에 재미난 글자가 보였다. 이름하여 老北京 灌肠. 단순히 문자적 의미로만 보면 꼭 곱창에 뭔가를 집어넣은 그런 먹거리로 보였는데, 최근 '곱창'이라는 얘와는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쓰다가 그것이 곱창과 관련없는 찹쌀이 주재료인 튀긴 음식이라는 것을 듣게되었지. 그래서 도전했다, 언젠가부터 쳐다도보지 않던 중국의 길거리 먹거리를...-_-v


역시 길거리 먹거리의 주요 고객은 여성층이다.


주문받는대로 만들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여려명의 분량을 만들어 분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운이 없으면 한타임 더 기다려야 한다. 처음 먹었을 때 당시에는 두타임이나 기다려야 했다능.ㅠ 1인분에 RMB 15元, 길거리 먹거리치고는 그리 싼 편은 아니다. 하여간 기다렸다, 첫경험을 고대하는 그 짜릿함이야... 말로 표현하나마나이니까.


이름에 비해 만드는 방식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단순히 얘기하자면 튀김이다.


일단 전 북경에서 가장 맛있고, 가장 牛B[각주:1]한 灌肠이라니까... 얼마나 자신있길래 하며 기다렸는데, 이 후 두번째 방문 때 이 집 사장과 이러너저런 이바구를 하다가 느낀거지만, 다른 곳에서 灌肠을 안 먹어봤기 때문에 맛은 잘 모르겠고, 하여간 이 집 사장 즉, 老于의 입답 하나만큼은 북경에서 손꼽힐만하다, 정도의 말빨을 구사하시더라고. 말을 주거니 받거니... 사실 중국에서 살다보면 아니, 한국도 마찬가지겠지만, 택시 기사 아저씨들만큼 또 박학다식한 분들이 없는데... 이 집 사장 역시 주제에 연연하지 않는, 각종 다채로운 이야기거리로 손님들과 말을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기다림에 지친 손님들을 유쾌하게 해주시더라고. 그래서 드디어 나왔다, 이 灌肠이라는 넘, 사실 나는 1인분이 아니라, 0.75인분을 시켰다. 15元 주기 싫어서 10元치만 달라고 했지비.-_-v



튀김도 튀김이지만,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양념이었다. 무슨무슨 양념을 쓰느냐까지 물어보진 않았지만, 대강 먹어보니 마늘 및 식초향이 꽤나 진하게 나더라고. 거기다가 바삭바삭한 씹는 맛에, 이거 은근 중독성이 있겠더라고. 먹을 때는 몰랐는데, 먹고나니 좀 더 먹고싶은 느낌? 살짝 맵기까지 하고... 처음 먹었을 때는 오~ 했지. 식어도 그 맛이나 바삭한 정도도 변하지 않으니 더 마음에 들더라고. (사실 나는 군것질을 그리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두번째 방문했을 때는 첫번째 방문때보다는 한적했기 때문에, 사장과 이런저런 이바구를 하다가 아예 튀기고 있는 것을 동영상을 찍어버렸지. 사실 좀 더 길게 찍은 것도 있었는데, 그건 微信에 실시간으로 올려버린다고, 저장이 되지 않았더라고.ㅠ (그러니까 두번을 찍는다고 제대로 찍지 못했다는 변명이지 뭐.-_-;)



이 灌肠이라는 먹거리는 그리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먹거리는 아니더라고. 청나라 光绪 때 먹기 시작한 궁중 먹거리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만드는 방법이 간소화 되었고, 지금은 일반 서민들의 길거리 음식이 되었다는 말씀. 다른 지방에도 있을려나... 유심히 보질 않았으니.ㅋ 


  1. '牛B'는 牛逼라는 뜻인데, B의 한자어는 여성의 성기를 뜻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문자화 시킬 떄는 부드럽게 보이기 위해 영어로 표기하곤 한다. 내 나름대로의 뜻은 '졸라 대단한...' 정도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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