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北 京

米粉(미펀)에 대한 집착.

우리팬 2015. 8. 3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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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포스팅한 주제이지만서도... 암튼 중국의 먹거리 中에 米粉(미펀)이라는 넘이 있다. 대게 전국적으로보면 '桂林米粉'이라는 체인점 형식의 가게가 가장 눈에 잘 띄는데, 요넘들은 안 먹어봐서 모르겠고... ^^ 나는 湖南(후난)식의 米粉을 선호한다. 아니, 그냥 湖南에서 먹는 米粉을 좋아한다, 라고 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집에서 지하철 한 정거장 떨어진 곳, 그리고 上海(상하이)의 美罗城 푸드코드에서 일명 湖南 常德(창더)사람이 운영한다는 곳의 나름 오리지날격이라고 하는 곳의 米粉을 먹어봤었는데, 딱 한번만 갔을 뿐, 두번 찾아가진 않았을만큼 그 맛과 풍미가 달랐다, 라는 말씀. 가끔 北京(베이징) 생활을 하다가 생각나면, 大众点评(따종디엔핑)이라는 앱을 이용해 검색해보곤 했는데, 우연찮게 시내쪽에 평가 좋은 곳이 있길래 점심때를 맞춰서 낼름 출발했더랬지비.

   

지하철을 타고가면 3번 환승을 해야했기에, 살짝 검색해서 지하철 한번에 버스 한번으로 그 근처에 도착을 해서, 한 200여미터를 걸으니까 눈에 딱 띄는 곳이 바로 이 米粉 식당이었다.

   

   

아기자기 한 것이 나름 깔끔해보이는 이 곳, 탕이 있는 米粉 뿐만 아니라 볶아서 주는 炒码粉도 이었으나, 으흑... 전승 70주년 기념행사인 열병식 때문에 행사일까지 푹 휴업을 공고하셨더니만. 이를 어쩌나... 그래도 근 1시간 반을 소비해서 온 곳인데. 일단 다시 大众点评을 열어 米粉 가게를 검색했다. 三里屯(산리툰)쪽에 두어군데가 있더라고. 일단 거리가 얼마되지 않았기에, 사부자기 걸으면서 또 다른 점심 먹을 곳이 있는지 찾아봤지비. 가게 이름이 뭐더라... 걷다가 우연찮게 '妈妈的餐厅'이라는 곳을 봤는데, 퍽 괜찮아 보였기에, 일단 米粉 가게에 가보고 별로면 다시 이 곳을 찾기로 하고 다시 열심히 걷고, 또 걸었다.

   

결국 도착한 三里屯 SOHO. 이로써 北京내의 SOHO 빌딩은 세번째구마이. 望京(왕징)과 朝外大街에도 있는데, 두 곳과는 다르게 식당들이 즐비하더니만. 일단 신나게 검색한 米粉 가게를 갔는데, 왠걸... 이 가게는 또 푸드 코너에 끼어있는 패스트푸드식이더니만. 대강 주방쪽을 훑어보다가 별로인 것 같아 포기, 에라이 들어오다가 눈에 띈 일식라면이나 먹자, 라고 하던 차... 구석에 신장개업을 한 듯한 가게가 눈에 띈다. 그렇다, 할인 할 것이다. 일단 보자.

   

   

멀리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이 집에도 米粉이 있다! 오호랏, 원래 가격은 RMB 38인데, 개업기념으로 18元에 한단다. 여기까지 왔는데, 어제부터 먹고싶었는데 38元 한다고 해도 먹을 터, 대강 내부 인테리어를 구경하던 찰나, 사장이 나와서 자리를 안내해 준다. 메뉴판 보고 일단 梦寐以求 하던 米粉을 주문했더랬지.-_-;

   

   

그리 고급스러워 보이진 않았는데, 왠걸... 이 가게 주요리가 米粉이 아니라, 소고기 스테이크더라.-_-+ 이 환경에 사람들이 칼쓰러 오겠남? 이라는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던 차, 드디어 나왔다... 米粉. 두두둥.

   

   

   

여기에 사이드메뉴 야채 하나(아놔, 이름 알았는데 생각이 안나네.)를 더 주네. 사실 다른 반찬거리 필요없이 米粉 하나면 충분하다, 안에 들어갈 건 다 들어갔으니께. 면 역시 기계로 뽑은 가늘고 둥근 것이 아니라, 손으로 직접 뽑은 수제 米粉이다. 나름 만족, 아예 면만 포장해서 집에 사들고 가려다가, 얘네들 유통기한이 하루도 되지 않기 때문에 ㅠ 결국 먹고 나올 때는 포기해 버렸다비.

   

肉沫米粉 안의 고기가 부족해서 소고기 한접시를 추가주문을 했는데, 갓 개업한 집이라 아직 가격을 정하지 않은 듯, 나름 인심 써준답시고 大众点评에 댓글 하나 달아주면 그냥 서비스로 준단다. 그 말하기 이전에 나는 이미 인스타그램에 올려서 떠억허니 보여주니까, 이 여사장이 인스타그램을 알리가 있나.ㅠ 어디꺼냐 물어보길래 미국꺼다, 라고 했더니... 미국사람이 이거 보고 비행기표 사서 여기까지 와서 먹겠냐, 한다. 물론 농담이 오고갔지만 그러던 와중에서 슬픈 생각이 드는 것은... 이 아줌마는 나를 외국인으로 아니 봤다는 것.ㅠ

   

암튼, '집착'이 만들어낸 주말 나들이, 애써 찾아간 곳은 휴업 중이고, 다시 찾아간 곳은 별로라 포기하던 와중 우연찮게 갓 개업한 집에서 퍽 괜찮은 米粉을 먹을 수 있었으니, 이 정도면 만족이제. 三里屯米粉 하나 먹으러 가기엔 좀 그렇지 않남...-_- 언젠진 모르겠지만, 다음에 다시 이 곳을 찾게된다면 그때는 할인가격 18元이 아닌 38元으로 바뀌어져 있겠지비. 난 湖南에서 보통 6元~10元 사이로 먹었는데... 거참, 北京 물가 비싸다. 아니, 담에는 임시휴업한 迷粉店을 찾아가봐야지. 사실 이 집은 나름 가게 이름이 흥미로워 호기심이 더 들기로 했으니까.

   

米粉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이걸로 세끼 다 먹을 수 있을 듯. 면 모양이지만 쌀로 만들어낸 것이라, 게다가 米线(미시엔)처럼 면 뽑을 때 다른 약품(?)을 넣는 것도 아닌지라 소화도 잘되어 괜찮은 먹거리인 것 같다. 냠냠~

   

   

덧> 참, 이 가게 여사장에게 말을 해주려다가 말았는데, 大众点评에 검색어로 가게이름만 넣지 말고, (가게 이름도 쉽지는 않잖우.) 米粉이나 牛排 같은 음식이름으로도 검색을 할 수 있게 했으면 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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