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하여 아름다운 '비빔밀면'.
나에게는 이상한 습관이 있다. 언젠가부터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장기간으로 생활을 하면서, 그래도 최소 1년에 한번씩은 한국땅을 밟는데, 꼭 밟고나면 가장 먹고싶은 것, 먹어야만 하는 것이 바로 '비빔밀면'이 다. 값싸고, 매콤하며, 나름 입맛 돋게 만드는 음식이라 한국인이라면 그 누가 마다하겠는가마는, 나에게 있어서 '비빔밀면'이란 학생시절, 특히 지갑이 홀쭉하여 내 마음대로 지갑을 열 수 없었던 그 시절에... 그래도 2,500원이면 한그릇 뚝딱 맛나게 먹을 수 있었던, 나름 기호식품이었던 것이다. (군것질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 굳이 표현한 것이 바로 '기호식품'.ㅋ)
그러다보니, 공항에 도착해서 공항리무진을 타고 우리 동네에 내려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또 굳이 단골 밀면집을 찾았던 것이다. (단골집 비빔밀면이 이제는 가격이 인상되어 무려 3,500원이 되었더라.ㅠ)
이번 2014년 설날에는 공항리무진이 아니라, 매제가 공항에 마중을 나왔기에 바로 비빔밀면을 맛볼 수는 없었고... 다음날인가, 광복동에 마실을 나가 뭘 먹을까 고민하던 中, 눈에 띄는 간판을 보고 바로 들어가 흡입을 하였다는 것이지. 으아, 시내는 시내인가보다. 무려 4,500원. 이거원 비빔냉면 가격 수준이구나... 싶지만, 글쎄요... 한국의 물가인상도 만만치 않다. 중국으로 돌아오기 전 서면에 있는 사미헌에서 마지막으로 비빔냉면을 먹었는데, 여긴 또 무슨 9,000원이나 해.ㅠ
이런 걸 먹고 중국땅을 밟다보니... 아무리 유명한 한국식당이라 해도... 그 곳에서 시켜먹는 비빔냉면은 그저 한숨만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래도 비슷한 것이라고, 그래도 이거라도 먹을 수 있다는 만족감에...ㅠ 그래도 북경인데, 어디 맛난 비빔냉면 하는데 없남!?-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