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雜感

추억의 OLYMPUS C-120.

우리팬 2007. 5. 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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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모습만 보고선 절대 디카라는걸 알 수 없는 것이 내가 휴대하고 다니는 카메라다. '사진기'에 대해서 별 관념없이 살아왔다. 그저, 먼길을 떠나 추억 정도 남기려니... 했었고, 그 추억을 디지털화 시키기 위해 스캐너도 사봤고... 뭐, 그정도.

2002년에 중국으로 올 당시, 구닥다리 일반 카메라를 가지고 갈려니까, 왠지 필름값과 현상비가 아까운거다. 그래서 엄니께 구걸해서 30만짜리 화소의 디카라도 살까~... 했는데, 그게... 그게... 그 돈을 어디엔가로 날려버렸지. 푸하하.

중국땅에 도착해서... 와서보니까 찍을만한게 너무 많은거다. 이것도 신기하고, 저것도 신기하고. 내 머릿속에 집어넣기엔, 나의 골통 용량이 한정적인지라, 서둘러 '디카'라는 물건의 구입을 다짐했다. 여기도 가보고, 저기도 가보고... 당시 기숙사방에 인터넷도 설치되기 전인지라, 어떤 디카가 좋은지도 몰랐고, 내가 가지고 있던 사전지식은... 100만화소도 쓸모있다, 였다. 시내에 八佰伴 이란 백화점이 있었는데, 카메라 매장에 가니 200만화소 올림푸스 C-120 이란 물건이 2300元에 팔고 있었다. 산지는 중국 심천. 2300元이면... 학생신분으론 손이 부들부들 떨릴만한 액수이다. 중국 4년제 대학 졸업생 초봉 정도 되니까. 한숨 쉬고... 지하에 컴터 매장으로 갔더니, 우연케도 같은 물건이 1300元에 팔고 있는거다. 두말할 것도 없이, 뒤도 안보고 바로 현금 인출해서 사버렸다.-_-v

이 넘을 사용한지가 2년하고도 반년이 더 되어간다. 남들 좋은 디카... 모양도 이쁘고, 화소도 짱 높은 것들을 볼 때마다 배는 아프지만, 그래도 중국에 있는 동안, 나름대로의 추억들을 담게해준 일등공신임인 틀림없다. 게다가, 도촬은... 기가막히게 잘된다.-_-v 간혹 박물관, 전시장의 사진촬영 금지구역이나, 일상생활에서 찍기는 좀 애매한 곳에서, 이 넘의 진가는 발휘된다.

작년엔가... 한국에서 가방을 통채로 잃어버린 일이 있었다. 정말 운좋게도 가방을 찾았는데... (산책길에 가방을 줏은 아저씨의 가게에 중국인이 일을 하고 있었다는데, 안에 든 남경대학 연구생 학생증을 보고, 이 사람 가방은 꼭 찾아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안에 든 나의 연락처 목록 중에, 친구넘 핸펀으로 전화를 했고, 나의 가방은 되찾았으나... 지갑 안에 든 돈은 하나도 없었고, 심지어 공중전화카드까지 들고갔으나... 이 사진기 넘은 후져빠져 보여서인지 아니 들고 갔셨더라고.--;) 이때도 이 넘과 떨어질 수가 없었다.


원문 포스트 : 2005/05/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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