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중국내에서 여기저기를 많이 빨빨거렸다고해도, 어디가서 그리 꿀리진(?) 않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자랑할 정도까지는 아니고.) 여전히 아직 내가 가보지 않은 중국 도시가 있다는건... 내 생활/활동 반경을 떠나서, 정말 중국땅이 넓다, 라는 의미일테다. 소시적 처음 밟는 땅에서의 감개무량했던 감격이 많이 퇴색이 된 것은... 역시나, 돈을 쓰는 유학생 신분이 아닌, 밥벌이를 하는 직장인, 이라는 신분 때문일 터, 최근에는 사실... 종종 맞이하는 휴일 내지, 공휴일을 맞이한다 할지라도 "어디가지?" 라는 배부른 자문을 할 여유가 없는 것이 현실일테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휴가 동안에 잠시 부산에도 다녀왔고, 또 출근일까지 남은 동안에는 山东 淄博(즈뽀) 라는 곳을 다녀오게 되었다. 그렇다, 쓰잘데기 없이 길었던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이 도시의 첫 방문이었다.
이 곳 淄博站은 일반열차와 고속철이 함께 다니는 곳이다. (왜 굳이 이렇게 나누냐면, 지역에 따라 고속철 전용 역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곳에 올 때는 特快(터콰이) 라고 부르는 일반열차를 软卧(롼워) 표를 구입해서 왔고, 돌아갈 때에는 高铁(까오티에) 좌석표를 구입해 돌아갔었다. 내가 있는 沧州(창저우)에서 软卧로는 4시간, 高铁로는 2시간 정도 걸렸었다. 软卧는 일전에 湖南(후난) 常德(창더)에서 长沙(창샤)에 갈 때 처음 타봤는데, 역시나 硬卧(잉워)보다는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 때문인지, 그리 불편하지 않게 탔었다.
문제는... 이 곳 淄博를 찾게된 연유가... 단순한 관광도 아니요, 또 그렇다고 아무런 목적없이 온 것도 아닌... 아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었는데, 덕분에 包住包吃 (누군가가 먹여주고, 재워졌다는 얘기다)가 가능했다는 점! -_-v 요즘 가뜩이나 자금사정이 그리 넉넉치 않은 찰나에, 2박 3일동안 참 저렴하게 淄博라는 도시에서 빨빨거렸었다. 사실 이렇게 중국식으로 대접을 받는 것도 부담인 것이, 반대의 상황이 된 경우엔 나도 똑같이... ㅠ 하여간 여기 머문 동안에 4성급 호텔에서, 그리고 점심/저녁을 중복되지 않은 곳에서 다양하게 먹었다는 점이, 이번 淄博 여행의 특징이었다. 관광지... 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잠시 두시간 정도 투자해서 다녀온 周村古商城 밖에 없구마이.
생각보다는 큰 도시였고, 그리고 꽤나 상업적으로 발달한 2~3급 도시였다. 시중심에 있는 万象汇라는 쇼핑몰에는 V+ 라는 华润万家 고급형 슈퍼마켓이 있었고, (고급형 슈퍼마켓은 北京华联은 자주 봤는데, 华润万家는 처음-_-;) 택시로 움직이다가 百脑汇라는 전자상가도 봤고... 커다란 新华书店 이라든지, 뭐... 일단 기본적으로 봤을 땐, 있을건 다 있는? 그런 느낌. 사실 내가 머물고, 빨빨거린 곳이 淄博의 가장 중심이라는 张店区라서 그런건진 몰라도, 그나마 좀 아쉬웠던 것이... 博山 음식을 못 먹어봤다는게 좀 그렇네. 참고로 淄博는 淄川과 博山이라는 곳이 합쳐져 만들어진 도시라고 한다. 거기서도 博山이라는 곳이 鲁菜가 유명한 곳이라 하고... 2박 3일동안 있으면서, 东北菜/湖南菜 정도만 먹었구마이. 아쉽! 그래도 먹고싶은걸 먹어야지. 낄낄낄.
사람도 잘 만났고, 요리도 잘 먹었고... 또 北京 수준까진 안 됐지만 나름대로 아이쇼핑도 잘 하고 돌아왔다. 언젠가부터 느끼지만, 사람 많은 곳을 워낙 질겁하는 성격인지라, 휴일이라고 관광지 가는걸 꺼려지게 되더라고. 그냥 어느 도시에 있는 중심가 한바퀴 돌고, 이름있는 곳 한두어군데 쳐다보고 하는 것도 괜찮은 여행의 방법인 듯. 언젠가부터 여행이라 함은 고생하러 가는게 아니라, 쉬러가는 개념으로 바뀌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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