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y/→ Language

오래간만에 만나보는 중국어 학습 초보자.

우리팬 2010. 1. 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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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껏 살면서 중국어 공부를 시작하는 이, 하고 있는 이, 이미 어느정도 수준에 다다른 이들을... 무수히 봐왔다. 나 역시 10여전부터 이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중국어를 하는 사람들이 뭐 그리 특별한 사람이라고는 생각치 않는다. 아니, 어쩌면 10여전에는 중국어를 할 수 있다는게, 어느 정도까지는 특별한 능력이라고 생각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에 와서는 '어, 그래?' 할 정도로 보편적으로 생각케 하는 일, 또 제2 외국어를 하는 일 정도로 일반화 되었다는 말이다. 언젠가 중국계열의 모회사 이사님으로부터 이런 얘길 들었던 적이 있다.

"중국어? 우리 회사에 HSK 고급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야. 중국어 할 줄 아는게 뭐가 대단해?"

 

허나 지금 내 주변 지인들을 보면 영어외엔 특별히 다른 외국어의 회화를 구사하는 이들이 없다. 아니 심지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없다.-_- 이전에 학교에 있을 때는 사방에 깔렸던 것이 중국어나 일본어를 하는 학생들이었건만 (전공이 전공이다보니-_-) 뭐, 신경은 끄고 살았지만 나도 모르게 한동안 퍽 심심했을터이다. 이러던 와중,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되었으니... 바로 지인 中의 하나가 어제부터 중국어 학원수강한 것이다. 아...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기특하다.-_-; 생각치도 못했던 아니, 어쩌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언니야하고는 학창시절에 같이 일본어 회화 시험을 같이 들어간 적도 있고, 일본 연수도 같이 간 적이 있기 때문에... 얼마나 외국어에 대해 관심도 없고-_- 얼마나 외국어 공부에 게을러했는지 직접 옆에서 본 적이 있는지라 이런 생각이 더욱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허나 앞으로 이러하 것들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시작을 했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며, 또 그것을 앞으로 어떻게 써먹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필요에 의해서 외국어를 배운다지만, '요즘 시대에 외국어는 분명 언제 어디서 쓸모있게 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바쁜 직장생활을 마친 후에 자기 시간을 쪼개서 다니는 것이라 그렇게 빠른 발전을 기대는 할 수 없을지 몰라도... 분명 옆에서 도와주는 이가 있다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지 않겠는가 싶다. 어제 잠시 통화를 통해 역시나 b, c, d, f, h 등등의 가장 기초적인 발음부터 시작했다고 하는데, 햐... 그 언니야의 입에서 '권설음', '설치음'이라는 단어를 듣게되자 잠시동안이지만 몸에 소름이 날 정도였다.-_-; 그런데 내 입에서 나온 말은 개버릇 남 못준다고-_-

"그 발음들 잘하게 되면 나중에 뽀뽀잘하게 될거다."

라는 헛소리를 해댔으니.-_-;;; 항상 내가 마음에 염두해 두고 살아가는 말이 있으니... 언어를 익힘에 있어 세가지 중요한 '기'라는 것이 있다. 바로 공부를 시작하게 된 '동기', 외국인을 직접 대했을 때 이제까지 배웠던 것을 제대로 써먹을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어느 정도 말통한다고 학습에 게을리하지 않을 '끈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제 무슨 '동기'든 시작하게 되었으니... 더욱 열을 낼 수 있는 또다른 '동기'를 찾아야 하며, 또 생판 모르는 사람이 아닌 조금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외국인을 소개받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 스스로의 의지일 것이다. 작심삼일... 이거 정말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일 아닌가. 헐... 나도 내 밥벌이 때문에 정신없을터인데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래도 내가 도와줄 수 있는게 있다고 생각하니 한편으론 뿌듯한 마음도 생기는구마이. (물론 수강료는 맥주 한캔.-_-v)

그리고 언젠가 그녀와 같이 중국땅에서 자리를 함께 하는 날이 온다면, 이 기특한 일을 기념삼아 아낌없니 五粮液 한병을 건내주리라.-_-v

대학을 딱 졸업하기 직전에 중문과 조교로부터 소개받았던 일이 어느 회사의 중국어 강사였는데... 만약 그때 내가 그 일을 받아들였더라면 내 인생이 또 어떻게 변했을까... 갑작스레 궁금해지는구마이. 쫓겨났을까? ㅋ

아마도, 내가 이 친구에게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중국 전도(全图) 하나 사주는 것이겠지. 그리고 자기 나름대로 배운 중국어를 어떠한 상황에서 쓰이는지 알려주는 것이고. 먼저 물어보지 않는 이상은, 절대 어학 학습에 관여할 생각은 없다. 이 짓거리(?)는 수년전에 몇번이나 했건만, 결국 돌아온 건 고마움을 받았기는 커녕,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일 밖에 되지 않았던 것 같았으니.-_-; 공부는 자기 식대로 하는게 최고제. 그나저나, 그 학원의 강사는 어떤 사람일까나. 창원에 있는 중국어 학원인 것 같은디. ㅋ


<덧> 01.06 05:41

어제 시내에 나간 김에 잠시 서점에 들렸는데, 어렵사리 찾은 중국 전도의 가격이 무려 10,000원이었다. 대한민국 물가가 만만치 않다는건 알고도 있고, 또 체감도 하고 있었지만... 무슨 지도 하나에 10,000원이나 하냐.-_-+ 차라리 중국에 있는 아해에게 부탁해서 소포로 보내달라는게 더 싸게 먹히겠다.-_-; 인터넷에는 그나마 5,000원 정도 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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