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雜感

종종 갔던 블로그가 폐쇄되었을 때.

우리팬 2006. 9. 1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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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와 그리고 전화선내지 랜선으로 인한 '因缘'을 접한지가 어언 15년 정도 되었다. 그러고보니 내 인생의 반은 이러한 인연을 몰랐을 때이고, 그리고 몰랐던 시간만큼 지금까지 그 인연에 대해 집착하거나, 딴에 중시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뭐 쉽게 얘기하자면 '~님'이라는걸 손으로, 그리고 입으로 표현한 것이 꽤나 오래되었다는 말일 뿐이다.-_-+)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소시적에는 되려 동일시 시키지 않을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다. '이 사람은 학교에서 안 사람이고, 저 사람은 통신으로 안 사람이다.'라는 식으로 내 나름대로의 경계선을 만들어 사람을 구분해 대했으며,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 생활이 자유분방함을 넘어 방종으로까지 도달했을 때서야, '뭐, 사람 만나는거 다 똑같네.'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세월이 흐르고, 나도 변하고... 상황도, 환경도 변한 지금에는 되려 '온라인'에서의 관계를 내 딴에는 더 중시하는지도 모르겠다. 생판 모르는 사람의 글을 읽고, 또 그 사람과 짧게나마 의견을 교환하고, 또 생각하고 하는 사소하지만 그래도 그 옛날 그래도 이 '온라인' 세상이 그리 각박하지 않았을 때의 순수, 순진함이 그리웠을지도 모른다.

우야등가 각설하고... 그래서인지 블로그를 시작하고, 우연찮게 갔던 괜찮다고 생각한 블로그는 일단 북마크에 저장시키고 보는데, 재방문을 그리 자주 하진 않지만, 그래도 종종 들려 '아, 이 사람은 여전하구나' 혹은 '이렇게 사는구나'하며 이기적인 흡족함을 충족시킨 후 창을 닫곤 한다. (뭐, 나랑 관련된 포스트가 있으면 그래도 우야둥든 댓글을 달려고 노력도 하고.)

재작년인가 논문 자료를 찾다가 우연찮게 들어간 한 일본인 언니야의 블로그를 보고 한 2,3일간은 신나게 그 사람의 인생을 엿보았다. 한국에서 학원 강사로 있으며 이래저래 학생들과의 교류, 그리고 한국에서의 여행, 한국에 관한 생각들을 정리한걸 보고 '야아~ 정말 열심히 사는구나.'라며 부러워 했었는데, 오늘 아침 문득 생각난 김에 들려보았더니 뜬금없이 블로그를 폐쇄했다는 페이지가 뜨는거다. 하기사 찾아간지가 반년이 훨씬 넘었으니... -_-+


엥? 첨엔 저 문구를 보고 해당 블로그 서비스가 종료되었으니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었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에 검색해서 찾아봤는데, 그녀는 올해 6월에 본인이 직접 블로그를 폐쇄시켰는가 보더라.


블로거들의 인연은 블로그가 존재할 때 유지가 되는 것이다. 짧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해준 그 언니야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으나, 메일 주소 하나 남아있지 않다. -_-+ 또 그래서 하나의 인연이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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