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雜感

전화통 오랫동안 붙잡는건 사람 할 짓 아니다.

우리팬 2007. 12. 1.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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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아가는데 조금이라도 편하게 한답시고 벨 아저씨가 원래 먼저 전화기를 발명했던 사람보다 일찍 등록해서  좀 더 편리한 세상을 만들게 하였고, 그리하여 아직도 우리에겐 벨이 전화기의 발명가라고 알고 있다. 고로 사람이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어도, 기기만 사용하면 동시간대에 말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 욕심으로는 공간적 뿐만 아니라, 시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그러니까 과거의 사람과도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기계가 있었음... 하지만, 이것이 현실화되기엔 꽤나 무리가 있을 것이다.

사실 전화통화를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언제부터였는진 기억이 잘 안나지만, 전화를 걸고, 전화를 받고... 특히 휴대폰이라는 매체가 보편화되면서, 이 넘의 골칫덩어리는 좋은 소식을 알려오기보다는, 거는 사람의 필요에 의해서 오는 전화가 대부분이었다. 학부때 수업시간이었는데, "여러분들한테 오는 수많은 전화 中에 돈되는 전화가 한통이라도 있던가요?"라고 의문을 제기하시던 교수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정말 필요할 때 전화는 감지덕지하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든지, 혹은 내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을 때 오는 전화는 어떻게 해서든지 좋은쪽으로 금방 끊고 싶어진다.

오는 전화 막을 수 있겠는가마는, 사실 내가 더더욱 꺼려하는 것은 전화통을 오랫동안 붙잡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이다. 정말 멀리 떨어져 있어 얼굴 보기 힘든 사이가 아니라면, 그 당시에 전화통 붙잡고 별소리 다 해가며 수다를 떠는 것보다는, 직접 만나서 얼굴보고 얘기하는 것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굳이 얼굴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전화를 하게되면 필요한 용건외엔 무슨 얘기가 어떻게 흘러나올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에 트러블이 생겼을 때는 더더욱 그러하다. 전화통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말라. 업무적인 문제나, 혹은 사람과 사람사이의 문제에 있어서, 얼굴도 보지 않고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문제의 '해결'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터이다. 꽤 보수적인 생각인지는 모르겠다만, 사람은 사람과 중간의 별 매개체없이 직접 말을 나누어야 한다.

10여년전부터 PC통신, 인터넷이 보급화 되고, 모니터상의 글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경우도 생겼다. 또 지금도 메신저를 통해 업무를 보는 회사도 적지 않다. 뭐, 이제는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닌, 인터넷을 매개체로 남녀사이가 이어질 경우까지 생겼다. 그러나 말이다, 그러나 말이다. 아무리 채팅상으로 좋은 얘기 나누고, 허울없이 속마음을 내놓는 사이라 할지라도, 직접 대면했을 때를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 반대로, 아무리 만난 사이가 좋다 할지라도, 채팅창 속에선 또 어떤 얘기를 주고받을지는 불확실한 것일테다.


이런 불안한 점이 더더욱 생길 수 있는 것이, 지금은 완전히 생활화가 된 전화의 사용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 기분내킨다고, 지금 해결해야 한다고 상대방에게 전화 한통을 걸어, 이러쿵 저러쿵하고, 더욱이 상대방의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전화통을 붙잡게 하는 행위는 마치 고문과 같다.

한두번도 아니지만, '전화' 때문에 생긴 오해도 적잖이 있었고, 또 '전화' 때문에 골머리를 싼 일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사용하는 전화로 인해 생기는 또다른 단점...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을 버린다고 해결될 문제인가, 아님 아직 내가 미숙해서 그런 것인가.

하나만 말하고 싶다. 난 무슨 일이든지, 정말 필요에 의한 전화통화가 아니라면, 20분 후부터 짜증이 슬슬 치밀어 오른다.


그렇다, 공익광고의 구호처럼... '용건만 간단히'가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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