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雜感

The Journal과 OneNote. 그리고 블로그 포스트 1000개.

우리팬 2007. 8. 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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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년에 무심결에 개인 홈페이지라는 것을 만들어봤다. 뭐 그냥 당시 HiTEL 메일계정을 꾸준히 사용하고 있었는데, 무료 홈페이지 계정용량이라면서 50MB를 제공해주더라고. 겸사 文군에게 html을 배운다고...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모 웹에디터'라는 프로그램과 FTP 프로그램 사용을 배우면서 몇날 밤을 지샌걸로 기억된다. 인터넷에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것, 당시엔 참 나름대로 신선했던 것 같다.

02년 중국에 江苏 无锡에 어학연수를 가서도 꾸준히 내 홈피를 드나들었다. 근데, 당시 드나들었던 이유는 웹페이지를 손댈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웹페이지를 만든다는 것, 물론 이래저래 꾸미고, 붙이고... 하는 것도 재미났지만, 시간투자가 만만치 않는다는 점과, 또 화면을 장식해줄 이미지 화일이나 사진화일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한번 고쳐놓은 페이지를 다시 리모델링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나름 페이지 하나에 HiTEL에서 제공하는 게시판을 넣어놓고, 거기에 글 하나, 하나 남기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는 것이지. 그다지 방문객들이 없는 홈피였고, 또 남이 보기보다는, 남이 볼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남기는 글들, 참 편하게 써내려갔던 것 같다. 2,3년동안 한 200개의 글을 남겼을테다. 그러다가 2003년 4월쯤에 '블로그'라는 것을 알았고, 지금까지도 계속해오고 있는데, 작년인가... 그때의 그 추억, 하이텔 계정의 홈피는 Paran에서 폐쇄를 시켜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04년 초쯤, 블로그인 블로그에서 엠파스로 블로그를 옮길 때, 여기 홈피에 남긴 내 글들을 반나절을 들여 다 옮겨놨다. 아, 다행.)

2003.4 ~ 10 Blogin

2003.10 ~ 2004.10 Empas

2004.10 ~ 2006.9 Naver

블로그라는걸 하면서, 일단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글이라는건 둘째치더라도, 블로그의 가장 근원적인 이유인 '정보 공유'라는게 마음에 걸려서인지, 날이 가면 갈수록 내가 남기고 싶고, 내가 배출하고 싶은 글쓰기가 잘 되지 않았다. 사실 지금도 그런 것이 없지 않아 있다. 지금도 블로그에 하나하나 낙서를 해내려가면서 남기고 싶다, 라는 것보다는 어떤 것은 남이 봐도 된다, 정도...의 생각으로 포스트를 쓰는 것이지, 굳이 남이 봤으면 좋겠다, 라든지 내 것 좀 봐줘~ 라는 마음은 일체 없다.

그래서 나만의 낙서를 남길 수 있는 또다른 도구를 찾았고, 그러던 와중에 이런저런 PIM 프로그램들을 접하게 되었고, 이제껏 봐왔던 일기장 프로그램, 다이어리 프로그램보다는 좀 더 세련되고, 기능면에서도 좀 더 복잡하면서도 편리한 것이... 이것저것 사용해보다가, 결국 정착을 하게된 프로그램이 The journal 이란 프로그램이었다. 외산이었던지라, 처음에는 영어로 된 메뉴들이 껄거럽긴 했다만, 그래도 매일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다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졌고, PIM 프로그램답게 시간별로 문서 분류를 할 수 있는 것외에, 기타 다른 메모 페이지들을 탭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강점에, 그리고 확실한 백업기능에 대한 만족으로... 작년까지 종종이나마 남에게 보이기 껄꺼러운 낙서들을 남기기 시작했다. 근데~ 작년 중순쯤부터해서, 컴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동안 골통속에 생각이 난무하는 시간이 적었을뿐더러, 왠지 제멋대로 남긴 낙서들이 한없이 미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나도 사실 참으로 까탈스럽고, 글 디게 못때게 쓰는 넘이다.-_-;

인생의 단순화? 단편화.!

그래서 백업만 시켜놓고, 귀국 후 새 컴터를 장만(?)하고는 The Journal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았다. 내 맘대로 글을 쓴다는 것, 내 마음대로 끌적인다는 것, 이 또한 일상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 혹은 불평, 불만들을 풀어헤쳐 버릴 수 있는 출구라 생각하며 살았건만, 해서 뭐해, 남겨서 뭐래... 라는 생각으로 꾸역꾸역 반년을 잡아먹고나니  스스로에 대한 후회와 매사 모든 일을 귀찮아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글'이란 것은 물론 잘 쓰는 사람들이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들은 별거 아니라고 하지만, 무슨 글이든지... 자기 자신이 남긴 글들의 1차적 독자는 바로 본인 자신이다. 만약 '남에게 보여주지 않는다'라는 가정을 달아버리면, 그 글을 쓸 당시의 마음은 한없이 자유롭고, 솔직해질 수 있다. 뭐, 생각할 겨를도 없다. 그냥 내 멋대로 휘갈겨 써내려가면 그만인 것이다. 다만, 그럴만한 동기와 이유를 찾아야 했는데, 얼마전 다시 한번 사용하게 된 프로그램이 바로 OneNote이다.

어지간하면 이 프로그램은 최대화 시켜서 사용한다. 집중~ 집중~

OneNote는 대게 백지와 같다고 한다. 별다른 모양도 없고, 별다른 특성도 없다. 그냥 흰 도화지와 여러 도화지들을 묶을 수 있는 틀에 대한 기능만 잘 갖춰져 있다. 몇년전 OneNote가 갓 나왔을 때, 256 메모리 컴터에서 돌린다고 버벅대는 프로그램을 보고 짜증나서 삭제를 했는데, (포스트잇 프로그램이라면 가볍고, 깔끔한 것들이 훨씬 많다.) 이번에 다시 사용을 하니까, 여타 프로그램과는 뭔가 다른, 임시성이 아닌 장기간의 메모와, 그 메모를 토대로 정보의 보관, 열람 심지어 백업까지 확실하게 해준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한동안 OUTLOOK으로 하지않던 일정관리도 OneNote와 연계된다는 장점에 다시금 사용해보고, 또 앞으로 해야할 일들, 준비하고 있는 일들, 계획하고 있는 것들을 대강 남겨놓고 OUTLOOK으로 보내고 나니, 어허랏, 생각외로 정리가 잘되는거다. 프로그램 하나 사용에 무슨 의미를 그렇게 많이 두느냐, 같아도... 프로그램은 하나의 틀일 뿐이니, 그 틀 속에 집어넣는건 본인 자신에게 달려있다. 글을 쓰고, 남기며... 메모하는 습관은 분명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살점이 될 행위 자체이다.

인터넷에 흘려버린, 날려버린 나의 잔재들, 그것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할 여유를 갖고, 정리할 수 있는 스스로의 공간도 필요하다는 점, 이건 괜한 시간낭비는 아닐지어이다.

나름 비공개 글도 있다는-_-



이 글을 쓰다보니, 벌써 Tistory 블로그의 천번째 포스트가 되었다.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토록 많은 포스트를 남긴 것은, 지난 2년간 끌쩍였던 네이버 블로그에서 꽤나 많은 포스트들을 옮겨와서 그렇다.-_-+ 뭐, 또한 나름 블로그에도 신경을 쓴 것도 있고. 우짜등가, 나름 자축 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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