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자 : 2007년 7월 19일
대학을 졸업하고 내가 중국으로 두학기짜리 어학연수 코스를 갔던 곳이 상당히 낯설었던 중국 짱수성(江苏省)의 우시(无锡)라는 곳이었다. 이 곳을 정한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게다가 이런 곳이 있다는 것도 어학연수 준비기간 中에 알았으니까. 원래는 북방의... 정말정말 촌구석, 그러니까 기숙사비만 따져보더라도 1인 1실 하루에 2달러짜리 방이 있다고 하는 대학(당시 이름 좀 있는 일반 대학들은 2인 1실 4달러 정도로 기억한다. 南京大学이 그랬다.)을 선택했었는데, 어찌나 외진 곳에 있는지... 결국엔 선뜻 결정을 못내리고 있었다. 무조껀 한국인이 적은 곳으로 가고자 맘을 먹었는데, 사실... 어지간한 중국의 각 대학, 그러니까 유학생들을 받는 곳들에는 한국인들이 다 있다.-_-;
그러다가 어떻게하다가 학부때 중문과 조교를 했던 누나와 연락이 메일로 닿았고, 나의 하소연에... 돌아온 대답은 "일로 온나."였다.-_-+ 그 누나는 조교직을 그만두고 상하이(上海)에서 직장을 다니다가 거기서 만난 한국인과 결혼을 해 중국에서 신접살림을 차렸는데, 그 곳이 바로 이 우시라는 동네였다. 어디지? 몰라, 하여간 기본적인 서류들만 보내면 등록이야 알아서 다 해준다고 했고, 더욱이나 내가 상하이의 푸동공항(浦东机场)에만 도착하면 알아서 택시를 보낼터이니... 잡다한 것 생각하지 말고 한국생활 정리 잘 하고, 어학연수 준비만 잘 하라는 얘기만 들었다. (내가 또 살면서 이렇게 남의 도움을 쉽게 받았던 것도 유일한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웃긴 것이... 당시 알바 일 좀 한다고 정신이 없어서, 이 동네를 지도에서 찾아보지도 않은 채 떠나게 되었다.-_-v
중국 우시라는 도시, 상하이에서 기차로는 당시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 정도 걸렸다. 나야, 불러준 택시를 타고 갔으니 지리를 어떻게 알았겠소. 연수를 시작하고 두어달이 지나고 근처의 난징(南京)에 HSK를 치러 간 이후부터는 대강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우시에 도착하자마자 서점에서 우시 지도를 샀다. 우시 지리에만 신경쓰다보니까 이때까지도 우시가 정확하게 어디에 붙어있는지 신경쓰지 않았다.) 우시에는 중국의 대표적인 대형 호수인 타이후(태호, 太湖)가 있다. 그래서 이 지역맥주 이름 역시 太湖水啤酒이다. 연수 초기에는 이리저리 빨빨거리는 것보다는 근처, 그리고 내가 필요한 것들을 구할 수 있는 곳만 찾아다닌다고 행동반경이 매우 좁았다. 간간히 수업시간 中에 선생들로부터 도시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 역사 정도를 들었는데, 하루는 그때 얘기를 듣고 혼자 찾아간 우시에서 나름 번화한 시내 근처의 南禅寺라는 곳에 가게되었다. (사실 목적을 세워서 가게된게 아니라, 국제전화 IC카드가 판다는 얘기에 한번 가봤지비. 아, 그때 거기 있는 서점에서 같은 층에 있던 일본인 유학생 코다마(兒玉)상과 토모키(智基)를 만났었군. 흐~ 자슥들 잘 살고 있으려나.)
이게 이싱차후래.(宜兴茶壶). 뭐 여기에 마시면 차맛이 좋다고들 하겠지비.
07년 여름이지비. 당시 다시 우시를 찾았을 때... 나름 '직무'라는 것이 있었지만, 나도 불쑥 내 개인행동이 하고싶어졌다. 이왕 이렇게 왔는데, 어찌 남의 뒷바라지만 할 수 있겠소. 게다가 당시 일정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인지라, 내가 있으나, 없으나... 그다지 영향은 있을 것 같지 않았던 것도 이유였고.. 그래서 그때 내가 큰맘먹고 갈려던 곳이 바로 중국의 古镇 중의 하나인 우쩐(乌镇)이라는 곳이었다. 하지만 그때 우시에서 가는 시외버스가 주말에만 있는 것을 알고 포기할 수 밖에 없었지비. 어쩌냐... 다음날이면 일행들을 이끌고 상하이로 이동을 해야하는디. 상하이야 그래도 내가 난징과 우시외에 가장 많이 가본 곳이기 때문에 별다른 기대감도 없었을 뿐더러, 역시나 이 넘의 일행들과 함께 해야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을 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상하이로 떠나기 바로 전날, 그리고 그 날 아침. '에라이 모르겠다.~'라며 일행 中에서 아침 일찍 깨어난 아해, 그리고 한명 더 추가로 해서 무작정 근처의 이싱이라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이면 갈수 있다고 들어서 일찍 출발하면 오후쯤에는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이싱을 갈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거길 왜 가?-_-+ 하지만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_-;;;) 그래서 두 아낙을 이끌고 숙소를 나왔다. 그래, 가는기야. 마음이 급했기 때문에 택시라도 잡아타고 가야되지 않나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버스로.-_-; 이싱으로 가는 버스는 우시의 기차역 옆에 있는 시외버스 터미널에 있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터미널로 가야했다. (뭐, 이거야 1년 어학연수 시절의 짬밥이지 뭐.)
적힌 바와 같이 왕복 첫차와 막차 시간은 다음과 같다.
세상에 얼마만에 가보는 내가 안 가본 곳의 여행이라더냐.
도착. 근데 병원 이름이...
이싱의 시외버스 터미널. 특이하게 번체로 해놨군.
이싱 시외버티널의 내부 전경.
출입문 바로 옆의 아줌마가 버스언니야.-_-;
사실 내가 우시라는 곳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학교외의 사람들, 그리고 젊은층외의 사람들과 어울릴 수 없었던 이유 中의 하나가 바로 이 사투리 때문이었다. 어찌나 심한지-_- 특히 재래 시장에 가면 '내가 왜 보통화를 공부하고 있나...' 싶을 정도였으니까. 심지어 언젠가는 어느 장사치 아저씨가 나보고,
你的普通话比我好啊~ (니 표준어 내보다 낫네~)
라는 얘기까지 들은 적이 있었다. (사실, 이 말도 발음이-_- 난감하긴 했다. 이 말은 내가 하는 중국어에 대한 칭찬이 아니라, 그 아저씨가 그만큼 중국어에서 표준어라는 보통화의 구사가 별로였다는 말이 된다.) 몇년만에 또 징~한, 왠지 불어처럼 들리는 이 알송달송한 사투리를 듣자, 그저 별다른 이유없이 재미있었다. 알아듣는 말이 나오면 좋은거고, 못 알아들어도 할 수 없다. 어차피 나한테 하는 소리도 아닌디.-_-; (지금 내가 기억하는 이 동네 사투리는 딱 하나다.-_-; 10元의 회화용인 十块(shi kuai, 스콰이)를 이 동네에서는 '썩카이'라고 발음한다. 물론 성조도 틀리다. 아마 '썩'이 4성 정도일 듯. 숫자도 이 모양인데 다른 말들은, 그리고 또 사투리에서 사용하는 특수한 어휘들은 또 우짜고.-_-;)
도로에 차가 별로 없더라고.
이런 이름으로 길이름 만든 곳도 거의 없을 듯.-_-; 아무래도 차후(茶壶)가 유명한 곳이니.
대강 짐작으로 이 곳이 가장 번화한 곳 같았는디... 한적~ 평일 오후라니께~
결국 산으로...!
바로 이 곳. 善卷洞. 이 곳에 대해 방금 찾아보니... 4000년전에-_- 善卷선생이라는 사람이 은거하며 참선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뭐꼬?-_-+ 일단 이번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여간 우시에서 이싱까지 가는데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역시 어딜가나... 사전지식과 계획은 필수라는 점. 헐~ 이 곳에서부터 시작하여 도보로 근처의 관광지들을 둘러봤다. 대강 기억나기론 동굴, 미끄럼틀, 양산백과 축영대 어쩌구... 하는 곳을 둘러봤던거 같으이. 이건 다음 포스트에.-_-;
아, 이 버스... 어찌나 냄새가 심하든지.-_-+
우시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근데 웃긴게~ 이거 듣다보니까 대강 알아먹겠다. 말은 쉽지만, 이때 아저씨 말 받아준다고 정말 진땀뺐다. ㅠ.ㅠ
无锡과 宜兴 한자어의 한글발음은 '무석'과 '의흥'이다. 의흥이라고는 들어본 적이 없지만, 많은 한국인들이 우시(혹은 우씨)보다는 '무석'으로 부르고 있다. 일본인들 역시 원래 이 无锡가 중국진출 계획경제 도시였던 이유에서인지, '무샤꾸'라는 일본어 발음으로 부르고 있다.
'China > → 江 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의 VCD/DVD 가게에 대한 이야기 하나. (0) | 2019.03.05 |
---|---|
중국 이싱(宜興) 샨쥬엔동(善卷洞) 유람의 나머지 이야기. (1) | 2009.09.05 |
중국 이싱(宜興)의 여행가 쉬샤커(徐霞客)와 '양축(梁祝)' 이야기를 찾다. (2) | 2009.09.02 |
중국 이싱(宜興)의 샨쥬엔동(善卷洞) 유람기. (0) | 2009.06.17 |
중국의 문리대사(文理大師) 고육수(顧毓琇)선생 기념관. (0) | 2008.11.18 |
중국 강남 물의 도시, 저우장(周庄) (2) | 2007.09.22 |
중국 4대명원 中의 하나인, 蘇州 졸정원(拙政園). (0) | 2007.09.01 |
중국 쑤조우(蘇州)의 호구탑(虎口塔) 가는 길. (0) | 2007.08.30 |
중국 쑤조우(蘇州) 여행, 한산사(寒山寺) 참관기. (2) | 2007.08.29 |
이것이 바로 중국 사투리, '宜興話'이다. (6) | 2007.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