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일시 : 2008년 1월 25일
08년 사이죠(西条)라는 동네에 있을 때, 종종 근처의 가장 큰 도시인 히로시마(広島)를 찾았다. 전철로 왕복 1000円이 넘는 거리였는데, 아무래도 사이죠라는 동네는 그닥 시간 떼우기가 만만치 않은 조그나만 동네이다보니 틈만 나면 어떻게든 히로시마를 다녀올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도 학생신분이었으니... 서점이라도 들려야 되지 않겠는가... 하면 거짓말이 약간 보태졌고-_- 사실 당시 가장 큰 목적은 스타벅스에 가서 히로시마 텀블러를 사오는 것이었다.-_-v 물론 실패했다. 히로시마 텀블러는 없다더군. 떱.
하여간 히로시마에 간 첫날, 가장 먼저 거친 곳은 바로 '원폭돔(原爆ドーム)'이라는 곳이었다. 핵폭탄 하면 딱 떠오르는 곳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長崎) 아니던가. 참 많은 백성들이 죽어나갔는데... 난 사실 '슬프다'라는 기분보다는, 이때 만약 미국이 이 초강수를 쓰지 않았다면 세계사는 또 어떻게 변해버렸을까, 하는 의문부터 들었다. 왜 슬프지 않았겠는가. 다만 슬픈 것은 일본 히로시마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단지 억울하게 죽어간 일본의 백성들 때문일 것이다. 결국 전쟁은 정치나 군사를 부리는 사람들이 일으키면서, 죽어나가는 것은 힘없이 세금만 내던 백성들 아니겠는가. 나 같은 경우엔 아무래도 중국의 난징(南京)에서 3년간 생활했다보니... 폭탄으로 사람이 죽어나간 것이나, 칼이나 총으로 30만명이 죽어나간 것이나 별반 차이는 없다고 본 것이다. 이런 곳까지 와서 괜한 감상에 젖을 필요는 없다.
역사상 최초로 사용된 원자폭탄에 의해 파괴되었다고 적혀있으나, |
세계유산 조사보고서에는 이 문구가 삭제되었다고 한다. |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보니, 사실 이 곳을 찾았을 때에도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여기가 아마 당시엔 히로시마현 물산진열관, 그리고 이후 산업장려관으로 쓰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박람회용으로 쓰인 곳이었겠지비. 바로 옆에 있는 아이오이 다리(相生橋)가 폭탄투하의 목표물이었다는데, 그나마 반파되었으니 이를 그대로 남겨두어 세계유산까지 등록했으니... 무슨 의미에서든 대단타, 대단해. 분명 여기를 찾아오는 일본인들은 '평화'를 기원하고 또 마음 속 깊이 새겨둘지는 모르겠지만... 글쎄다, 과연 일본이 평화를 최우선시 하는 나라일까, 의문이 생긴다.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에 폭탄이 투여되어 |
단 1초만에 건물은 붕괴되었다. |
당시 히로시마 핵폭탄 투여 목표물이었던 |
아이오이 다리(相生橋) 전경. |
이후 보강공사도 이루어졌다고 한다. |
뭐, 경보기 작동한다고 들어가지 말라네. |
세계유산(!) 원폭돔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
원폭돔을 뒤로 하고.
이후 평화기념관...인가, 그곳을 따로 찾았는데... 글쎄, 여기 관련된 포스팅 올리다가 반일감정 급상승할까봐-_- 일단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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