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시 : 2008년 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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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6 - 미야지마(宮島)가는 길.2010/01/27 - 아름다운 미야지마(宮島)를 다녀오다. (1) 에 이어서.
미야지마(宮島)의 원래 명칭은 이쓰쿠시마(いつくしま, 厳島)이며 이 곳에는 오래된... 상당히 오래된-_- 신사가 있다. 바로 이쓰쿠시마 신사(厳島神社)이며, 미야지마 관련 관광 포스터나 안내책자에 보면 당연히 나와있는 이 붉은 도리이(とりい, 鳥居)가 이 신사의 것이다. 저기 세워진 도리이는 물속에 잠겨있는 것 같지만, 물이 빠지면 도리이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 내가 이 곳에 왔을 때야 시간이 시간이었던 관계로... 그냥 멍~허니 쳐다보다가 사진 몇장 남겼을 뿐이고.-_-; 이 도리이는 우리나라의 '솟대'와 비슷한 개념이라는데, 대게 일본의 신사(神社)의 입구에 세워져 있다. 돌로 만든 것이 많은데... 딱 이 붉은 도리이를 보자, 문득 '하늘에서 떨어진 1억개의 별(空から降る一億の星, 2002)'라는 일본 드라마가 떠올랐다. 드라마 안에서도 주인공의 기억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상징물로 나오는데, 이 도리이 역시 평지가 아닌 물속에 세워져 있기 때문. 어릴 적의 기억이 부분적으로 상실된 주인공이 당시 그렸던 그림 속 도리이로 하여금 기억을 되찾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하여간 그랬다고... -_-;
쓰시마(津島)의 히타카츠(比田勝)에서 본 도리이. (2009. 8) |
미야지마 신사 입구의 도리이. (2008.2) |
새겨진 글자가 희미해서 잘은 안 보이는데, '황군(皇軍)'이라는 글자만 딱 보이는군.
사실 오른편의 석비를 보고도 왠 무대뽀고? 했었다.-_-;;;
너의 정체는 뭐냐? 언젠가부터 이런 동물형상 석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건만.
자, 이제 본격적인 이쯔쿠시마 신사에 들어가 봅시다요.
역시나 평일날이라 그런지 상당히 한산했다. (금요일 오후이긴 했지만.) 그래도 드문드문 보이는 관광객들, 그리고 때맞침 이 곳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신혼부부도 눈에 띄였다. 재쑤!~ 일본인이 결혼하는걸 실제로 본건 처음이었고, 또 어지간해서 이름난, 남들 다 가는 관광지를 꺼려하는 나이지만, 이 곳에서 일본의 전통 혼례를 실제로 보니 "잘 왔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니만. 하여간 뭔가 수확을 얻었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더군. 아, 물론 배는 좀 아팠다.-_-;;;
아마 중국이었다면 실제로 말을 키우고 있었을 듯.-_-;
'昇展初穗料'라고 적혀 있길래 한참을 고민했는데... 그냥 영어(Admission Fee)로 보는게 더 빠르다. '입장료'다.-_-; 동네 신사도 아니고, 그래도 관광지에 있는 유서깊은 곳이니 입장료는 받아야겠지비. 그나마 저렴하다(?)는데 만족을 했다. 아참, 입장료는 내가 낸건 아니군.-_-v 재미난 것은... 대부분 중고생을 함께 묶어버리는데 반해, 이 곳은 초중생, 고딩... 이런 식이더군.
신사 입구로 들어가는 다리.
미야지마에 상륙한지 얼마만이더냐. 드디어 드디어 그 유명한 이쯔쿠시마 신사 입구에 도착했다. 저기 휘황찬란하게 적힌 '국보(國寶)'라는 글자를 보라... 게다가 세계문화유산이란다. 으아~ 허나, 역사는 둘째치더라도 주황색 페인트-_-가 워낙 휘황찬란해서 유서깊은지도 잘 모르겠고, 되려 거부감이 생기더라고. 너무 새거 티가 오버하면 이 역시 부작용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만리장성 八达岭 입구만 가보라... 어디 거기가 역사 냄새가 나는 곳이더냐.-_-+
이 산사에 들어와서야 제대로 된 각도에서 도리이를 찍을 수 있었다.
일본의 동물조각은... 당췌 정체를 알기 어렵다.-_-;
축제날에도 국기를 게양하재. 우리나라는 국경일도 잘 안 달더니만.
신사내부를 이래저래 빨빨거리지도 못했고, 그저 복도를 걷다보니... 왠 술단지들만 쌓여있더라고. 순간 울컥했으나, 뭐 우리 마시라고 나둔 것도 아니니 패스~
그러던 中, 어랏... 드디어 일본의 전통혼례 모습을 보게 되었다. 멀리서나마 왠 다 죽어가는-_- 음률의 일본 고전음악이 흘러나오던데... 그게 그거네~ 싶더라고. 나도 근처에 앉아서 살포시 구경 좀 하다 가고 싶었건만... 때가 때이니만큼, 살짝 구경만 하고, 사진만 찍었다는데 만족을 했을 수 밖에. 아직 갈 길은 멀었으니... 흠흠.
신부님이 저기 계시군. 뒷모습만 살짝.-_-;;;
저기서 풍악(?)을 울리고 있었군.
저 아저씨가 뭐라뭐라 하는데... 전혀 알아 들을 수 없었으니 뭐.-_-; 설마 축가는 아니겠지?-_-+
뭐, 나름대로 이런저런 식순에 의해 진행되었겠지만... 그냥 모양새만 살포시 맛만 보고 왔다. 신랑 키도 훤칠하더니만. 신부야... 살포시 얼굴을 보니 역시나 얼굴 화장은 순백색-_- 무슨... 노(能) 배우도 아니고.-_-;;; 위에 노래인지 랩인지 열심히 힘쓰는 아저씨를 보니까... 난 왜 문득 중국의 '變臉'이 떠올랐을까. 설마 그런 쑈를 기대했던건 아니겠지비. 흠. 남의 엄숙한 결혼식에 괜히 주변에 서서 구경을 해봤자 민폐고... 다시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점보는거라는데... 다들 지나치더니만 뭐.
신사가 왜이리도 휑~ 하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신사가 있는 곳이라 그런지, 어디서든 글자가 있는 곳이라면, 히라가나보다는 한자가 더 많은 것 같았다. (정말 히라가나와 카타카나가 없었음 일본은 또 어떤 문자를 사용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 에게? 이게 그 유명한 이쓰쿠시마 신사의 끝이란 말인가. 신사풍(神社風)이 나는 곳은 딱 여기까지. 이후부터는 당췌 뭐가 뭔지 좀처럼 감을 잡을 수 없는 곳들을 스쳐지나갔으며... 그리고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본 것들을 남기고자 한다.
아, 정말 몇년 전 사진들을 꺼집어내면서 포스트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 같으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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