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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한국에서 맛본 중국음식, 김해 '中國食品串'.

우리팬 2010. 5. 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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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일자 : 2010년 5월 1일

종종 중국음식, 일명 '기름기 가득한 음식'이 땡길 때가 있다. 뭐 그럴 때면 동네나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살포시 자주가는 한국식 중화요리점 (일명 '중국집')을 방문해, 중국사람들에게도 자랑하고픈 한국화된 중국음식을 먹어주곤 한다. 개인적으로, 그래도 13,000원짜리 우리 동네 탕수육이 최고며, 깐풍기, 깐풍새우, 깐쇼새우, 라조기등을 12,000원 정도에 먹기 위해선 살포시 연산동으로 가준다. 바로 지난 주말에 가서 살포시 섭취를 하고왔는데, 어찌나 달던지... 그 '단내' 때문에 꽤나 혼이 났다. 그리고 1주일동안... 이상스레 평소엔 그렇게 땡기지 않던 중국음식이 눈에 선 했는지, 결국 朴군과 함께 김해로 날라가 이전에 종종 갔던 조선족 운영의 중국 식당을 찾았다. 그 당시엔 몰랐는데 상호가 참 재밌다. '食品串'이라고... 사전엔 없지만 말은 되네. ㅎ


김해 시내는 참 좁디 좁다. 여느 중소도시의 시내와는 또 차이가 난다. 왕복 2차선을 중심으로 나름(?) 번화가가 즐비해 있다. 몇년전엔 CGV도 생기더니 쳐다도보지 않던 김해 I때 학생들도 영화관람을 이해 찾는 이가 많다. (예전엔 영화? 하면 바로 부산으로 튀었다지비.) 그 시내를 통과를 하다가 끝자락 즈음의 골목에 들어가면 바로 이 식당이 허름한 식당이 나온다. 이름만 보면 중국관련 상품들을 판매하는 곳처럼 보이는데, 식당이다. 식당 안에 중국에서 들여온 약간의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부산 범일동에서 조금은 유명한 태호네 양꼬지 맞은 편의 식품점과는 약간 다르다. 그 곳은 일용품까지 모두 판매하는데 반해, 이 곳은 거의... 술이지. ㅋ

와~ 종류많다, 라고 생각될 진 모르겠지만... 현지와 비교해보면 '새발의 피'다.

이 식당은 대강 내가 갈 때마다의 분위기를 되돌아보면, 김해에 거주하는 조선족들이나 혹은 근처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 한국인들끼리만 찾는 경우는 나외-_-v엔 거의 못 봤으니까. 그렇게 잘 알려지진 않지만, 나는 정말 중국음식이 땡기는 날에는 이 곳을 찾았었다. 적어도 한국인들 입맛에 맞춘 중국음식은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조선족 음식...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또 중국의 동북요리(东北菜)와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하기사, 중국내 각 지역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도 다 어지간한 차이는 있으니까.

남정네 둘이서 뭘 먹을까, 살짝 코팅된 한장짜리 메뉴판을 보다가... 그래도 오리지날 중국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는 朴군이기에, 일단 약한 것(?)을 주문하기로 했다. 그 왜... 한국인들이 중국에서 초반에 접하는 음시들, 그나마 한국인들 입맛에 맞는 중국 요리. 또한 나름 특색이 있는 것... 그렇다, 바로 징짱로쓰(京酱肉丝)였다.-_-v 사실 나는 요넘을 그리 자주 먹진 않았었다. 안주용보다는 식사용으로 생각된 요리였기 때문이었을까나. ㅎ 가격은 12,000원.

일단 모양새는 엇비슷하다. 특이한 점은 싸서먹는 것이 대게 밀가루 반죽인데 반해, 이 곳은 두부피(豆腐皮)라는 점. 와... 만만치않게 이 것도 배를 불리더군. 이런 두부피도 한국에선 쉽게 접할 수 있는건 아니니까, 오래간만에 반갑게 맞이해주고. 그리고 내 기억에... 중국에서 먹을 때는 따로 샹차이(香菜)가 나오지 않았던거 같은데 이 가게에선 꼭 나오더라니까. 4년간의 중국생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샹차이에 대한 적응은 정말 하기 싫었다.-_-; 그러나, 이 날은 제대로 한번 느껴보자, 라는 생각에... 두세번 샹차이를 첨가해서 먹어봤지. 역시... '명불허전'.-_-; 처음 먹어본 朴군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집에서 먹고난 후 6시간 뒤에도 그 이상한(?) 잎파리의 냄새가 올라온다고. ㅎ

아... 다시봐도 우웩!~ -_-; 이걸 한국에선 '고수'라고 부르는 것 같은데... 스님들이 그렇게 잘 드신다공.


요리를 하나만 시키긴 아쉬워서 하나 더 주문했다. 고기류를 시켰으니 야채류를 또 하나 골라봐야지. 아무래도 한국에선 가지요리를 쉽게 접할 수 없으니, 샤오치에즈(烧茄子)를 주문했다. 나도 그리 '가지'를 좋아하진 않는데... 이상스레 중국요리에 나온 가지는 잘 먹는다. 아, 근데 잘못 시킨거 같으이... 매콤한 양념인거랑 헷갈려서.-_-; 하기사, 여길 1년만에 찾았으니. 가격은 10,000원.


그리고 주식(主食)으로 쉐이지아오(水饺, 물만두)를 시켰다. 냉면이나 꽃빵(花卷)도 있었는데... 가격 대비 만족도를 생각했지비. 30개가 나온다. 배터져 죽는 줄 알았다.-_-; 가격은 5,000원.


대낮이었지만... 아, 이거 한잔 안할 수가 없잖우.-_-; (사실 중국에선 점심때 맥주 한두병도 일상습관이었지만서도)하얼빈 맥주(哈尔滨啤酒)를 부산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건 아니니... 기념삼아 마시자고 했지비. 이것도 수입원을 통해서 들여오더군. 내가 주로 마셨던 '하피'(하얼빈 맥주의 약칭)은 투명한 병에, 빨간 딱지였는디. 흠흠. 그보단 못했지만, 사실 이런 곳에선 그냥 기분이지 뭐.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중국술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二锅头酒 얘기가 나왔었다. 그 가게에도 중국에서 들려온 것(흔히 한국 중국집에서 보이는거 말고)이 눈에 띄길래 가격만 살포시 물어봤는데, 5,000원이래. 캬, 날만 어두웠다면 또 시켰을지도 모른다.-_-; 암튼, 하얼빈 맥주 한병 3,000원.

이렇게 먹고나니 포만감을 넘어서 배터져 죽는 줄 알았다. 둘 다 뭐, 원래 밥통이 큰 것도 아니고... 나 역시도 간만에 중국음식을 먹으니 소화는 둘째치더라도 그 뿌듯함에-_- 이래저래 자꾸 집어넣기만 했지.


신나게 먹고 막 일어설려고 하는데, 가게문을 통해 닭둘기가 등장하셨다.-_- ... 이야, 또 이렇게 뻔뻔스럽고 사람 안 무서워하는 비둘기는 처음임세.가게 아줌니한테 말을 해서 쫓았는데, 날지 않았는지... 날지 못했는지, 유유히 걸어서 퇴장하시더군. ㅋ

자주갈만한 곳은 아니지만, 가끔 제대로 된 중국음식이 땡길 땐 찾는 곳이다. 가격이... 글쎄, 그리 싸게 느껴지진 않지만, 그래도 한국의 일반 중국집하고는 또 차이가 많이 나는 곳이니까. 아, 동북식 개요리도 좀 한다고 들었는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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