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江苏 无锡 라는 곳과의 인연은 학부를 갓 졸업했던 02년 9월부터 시작되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이그저 无锡라는 생판 처음들어보는 중국 도시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던 선배의 꼬임(?)으로 북방쪽으로 계획했었던 중국 어학연수를 원점으로 돌리고, 개인적으론 아무런 수속절차나 준비도 없이 차려진 밥상을 받는셈으로 뱅기표와 노트북 한대 달랑 들고 넘어간 곳이 바로 '무석'이라는 동네였다. (참, 일본얘들은 'むしゃく'라 부르더니만.)
일반인들에게 이 '无锡'라는 동네를 소개를 할 적에는 먼저 여명과 장만옥 주연의 '첨밀밀(甜蜜蜜)'이라는 영화를 봤는지 물어본다. 초반부에 여명은 고향을 떠나 홍콩으로 돈을 벌기 위해 간 순박한 청년으로 나오는데, 고향에 두고 온 정인에게 이래저래 편지를 써보낸다. 특히 인상깊었던 장면은 당시 그의 고향에는 맥도날드가 들어가기 전이었는데, 여명이 처음으로 홍콩의 맥도날드를 다녀와 나오는 길에 광고지를 얻어 (쟁반에 까는...) 그 뒷면에다가 편지를 쓰기도 한다. 이 낙후된 도시... 도대체 어딜까, 바로 이 강소성 무석이라는 동네였다.
시내 근처에 있는 无锡의 锦江之星.
택시기사는 아줌마였고, 조카딸을 데리고 나왔더라고. 갓 학부를 졸업했고, 전공인 일문학 논문을 써낸답시고 허벌나게 일본어의 세계에 빠졌었던 나는, 제대로 중국어가 나올리 없지 않았을까나... (졸업을 1년을 앞두고는 중국어는 고작 전공과목 수업시간에만 사용했으니 원.) 근데 이 아줌마와 조카딸은 내 허덥잖은 중국어를 듣곤 칭찬을 해준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내 보통화를 칭찬을 하는 것이었다. (당연하지... 외국인이 정규과목에서 배우는 것은 보통화밖에 없잖아.-_-+) 알고보니... 내가 가는 무석이라는 동네의 사투리인 일명 无锡话는 중국인들도 알아듣지 못한다 하였고, 그 곳 토박이들은 보통화 발음 역시 쉽지 않게 구사를 하더라고.-_-
무석에는 도착을 했고 허기가 졌는지 자기가 쏜다며 시내쪽의 그 기사 아줌마의 단골 火锅집으로 갔다. 이것이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먹은 火锅였으니... 입에 맞지도 않는걸 집어넣는다고 고생 꽤나 했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맥주 두병 시켜주더라고.-_- 우린 또 알콜 좀 들어가면 외국어 마음대로 튀어나오지비... 끼니는 해결을 했고, 들고온 미화를 환전해야 했는데, 따라간 중국은행 앞에서 암달러상에게 환전을 했다. 그 아줌마가 그래도 속히지 말라고 직접가서 환전을 해줬는데, 이런... 달랑 RMB 800元만 건내주는 것이 아닌가.-_-+ 이거 분명히 속은거다. 당시 대강 827元까지 했을터인데... 흠흠. 아니, 그 아줌마가 아마 속힘을 당했을터... 그래도 생소한 도시였던지라 몇십원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고, 우야등가 내가 어학연수를 받을 학교앞까지 가서 택시를 내리긴 했는데...
기숙사 방에서 봐라본 학교앞 도로변.
당시 1일 $4를 내고 묶었던 江南大学의 专家楼.
중국 장기 어학연수의 슬럼프는 개인차가 있겠지만서도 대략 3개월 후부터 찾아오는 듯 싶다. 뭘 해도 재미가 없고, 바깥에 나가기도 귀찮아질 정도로 지루하고 뭔가 특별한게 없는 생활의 연속인데... 주위 사람들과 상의해서 여행을 떠나든지, 가까운 도시라도 공부하는 셈 떠나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을터이다. (내가 어학연수 하면서 이게 제일 아쉽더라고.-_-+)
우야등가, 이 넘의 无锡...라는 동네. 지난달 말에 韓군 덕분에 다시금 찾았지만, 이제는 뭔가 허~한 느낌이 나는, 아니 나 역시도 이젠 관심밖으로 밀려나가는 그런 중국의 도시 中의 하나가 된 것이 안타까워서... 살포시 낙서 몇줄 남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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