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人緣

'온라인' 만남과 '오프라인' 만남.

우리팬 2007. 6. 2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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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만들어 본 것이 2003년 4월 말경이니까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사실 IT나 컴터관련쪽 일은 젬뱅이인지라 블로그에서 글을 어떻게 써야된다느니, 혹은 블로그란 이러이러해야 한다느니, 심지어 웹 2.0 어쩌고 저쩌고 할 때 나는 먼나라 이야기라고 여겼고, 지금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 공간에서 내가 하고싶고, 또는 내가 남기고 싶은 글을 쓰는 것이지, 그걸 어떻게 해야한다... 라고 정형화시킨다는 자체가 블로그의 자유와는 상관없다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메타사이트에서 보는 블로그관련 글들은 아예 읽으려 하지도 않았다. 그냥 냅둬라, 당신네들이 상관 안해도, 블로그를 오래할 사람은 오래할 것이고, 또는 당신네들 글이 유익하다면 찾아드는 손님들이 늘 것이며, 펌질하는 사람들은 뭐가 잘못인지도 모르는 채, 그대로 펌질하며 살 것이다. (나 역시도 개인 블로그의 펌질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떤 사람은 공개성을 위한 목적보다는, 개인의 정보 저장기능을 위해 하는 이들을 종종 봐왔다. 대게, 이렇게 시작하지 않는가?)

암튼, 서론이 길었는데... -_- 문득 든 생각이 나서리. 블로깅 짓거리를 한지 몇년이 되었으니, 내가 끄적인 낙서들도 적지 않고, 또 내가 접한 블로그, 읽은 포스트의 수도 엄청날 것이다. 간단한 예로, doa님 같은 경우엔 01년부터 qaos.com이라는 사이트를 드나들면서 자연스레 블로그도 드나들게 되었고, 몇일전 포스팅한 적 있는 AllBlog 두목 하늘이님 같은 경우엔 한창 Allblog 사이트 개시직전의 개인 블로그를 접했었다. 또 IT관련 제품 소개나, 블로거로써 이름있는 제닉스님의 블로그 같은 경우에도 드나들은지가 3년은 넘었을테다. 우야등가 시간이 흐르는만큼, 세월이 지나가는 것만큼 가상세계이지만, 어느정도는 그들의 글을 통해서 알게된 성격내지, 성향때문인지 괜히 친근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사실 아직 블로거들과 직접 만난 적이 없다. PC통신을 통해 사람을 만난 것이 93년 12월인데, 그 후로 가상으로 알게된 지인을 현실에서 만나면서 자연스레 나의 대인관계에 스며드는 일, 이러한 일을 나는 꽤나 힘들게 적응을 했다. 고등학교때는 아예 PC통신으로 아는 사람, PC통신과는 관계가 없는 사람...식으로 내딴에 그러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울타리를 쳐버렸으니... 얼마나 잡다한 생각이 많았겠는가.-_-+ 또는 어떠한 자리일지라도, 서로 오고가는 만남 자체를 주선하지도 않을 정도였다. 같은 사람인데, 당시엔 내가 왜 그랬을까나.-_-;

PC통신이 후에는 인터넷이 되었고, 군제대쯤해서는 예전에 알게된 사람을 인터넷으로 찾아 만나게 되었으니... 가능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것이 바로 아이러브스쿨이었고, 나도 뭐 당신엔 한두어번 모임엔 나갔으나, 지속적인 만남이 불가능하게 되자, 그 친구들과는 연락이 자연스레 끊기게 되었다. 대학때 한창 활동을 했던 동호회 같은 경우에도 당시 하이텔의 사정 때문인지, 괜히 그쪽 사람들과의 연락도 하지 않게 되었고, 지금은 아무도 없다.-_-+ 그렇다, 사람들이란 자기 먹고 살기 바빠지면 괜히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동네 친구가 아니라면, 혹은 심적인 여유가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옛날에 아무리 친하고, 가깝고 한 사이도... 자연스레 멀게된다라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한창 하고 있을 때 블로그를 시작했고, 그때부터는 온라인이니, 오프라인이니 하는 모임과는 담을 쌓게 되었다. (아, 있기는 있다. 南京에 있을 때는 南京 모임에 두어번 참석한 적이 있다.-_-v)

예전엔 인기 블로그에서 댓글로 아는 사이끼리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경우도 있었고, 언젠가부터 붐이 된 미투데이에서도 이런저러한 만남을 가지고 있는 걸로 아는데, 사실 좀 먹쩍다. 내가 있는 곳이 부산이다보니, 굳이 소시적처럼 무리하게 서울까지 가서 모임에 참석할 일은 없겠지만, 괜히 지난 몇년간 블로그의 포스트를 통해 알고 있던 사람을 오프상에서 만난다는 것이 먹쩍다는 것이다. 내가 그런 성격을 아닐터인데 말이다.

언젠가 이런 적이 있다. 아는 형님의 소개로 南京에 갓 어학연수를 왔던 학생들과 저녁을 한적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다가 어느 아낙이 南京에 오기전에 네이버에서 본 南京 관련 블로그를 보고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뭐, 실질적인 도움보다는 괜히 낯선 타지로 떠나기 전에 든 불안감에 본 블로그의 관련 포스트들이 나름 재미났을터인데, 그 블로그가 바로 내 블로그였다.-_-+ 이렇게 어색할 수가... -_-+ 뭐 물론 그 저녁식사 후론 다신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온라인상과 오프상의 이미지가 완전 다르다는 실망감...이었을까?-________-;;; 이런 말도 정말 오래간만에 써보네.) 공개된 블로그의 포스트에 아무렇게나 뭔가를 쓴다는 것도 위험(!)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_-+ 뭐 쉬운 얘기로 세상 참 좁다... 이거지 뭐.-_-;

내가 만약 블로그를 통해 만나게 된 사람과 만난다면, 그 사람과 얘길 나누는 소재와 블로그 포스트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을 것이다. 블로그의 포스트의 내용 대부분은, 나 혼자 접한 것이고, 혼자있을 때 남긴 것이고, 혼자 생각한 것을 남기기 때문에, 그걸 실제 사람을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중복된 행위는 그리 재미난게 아닌거 같더라고. 몇년째 내 블로그를 들려주시는 배짱님이나, 북경서 머리털 빠질 공부를 하게된 바로님이나, 실제 나와 만난다면, 그닥 재미나진 않을꺼라고.-_- 그냥 술 한잔에 이런저런 세상사는 얘기를 안주삼아 이바구나 하겠지비. (배짱님은 뵌 적이 있다. 제대하고 만난 적이 있을까...? 의심갈 정도로 오래된 얘기지만.)


뭐 그렇다고 내가 사람을 피하는 넘은 절대 아니다. 그냥 요즘은 새로 사람은 사귄다는 것이 사치로 느껴져서 말이지.

쓰잘데기 없는 얘길 지껄였으니... -_- 이제 上海로 출발한다.-_-v 한달동안만 중국사람으로 살다와야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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