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경 북

부산에서 포항 호미곶 가는 길.

우리팬 2009. 11. 1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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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에 미친 척(?)하고 아침부터 호미곶을 다녀오게 되었다. 이런 짓을 일명 '기름을 바닥에 뿌리기'라고 하는데, 그래도 한번쯤은 가보는게 낫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에 큰맘 먹고 떠난 것이다. 그렇다, 혼자라서 기름이 더 아까웠다. ㅠㅠ 사실 호미곶이 어떤 곳인지 잘 몰랐다. 대강 우리나라 지도를 살펴보면 한국 반도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곳이 '대보항'이라고 되어 있던데, 이게 자동차 네비에는 제대로 표시가 되어있지 않더라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대보항이나 호미곶이나 거기서 거기인 것을 접하고, 그냥 맘 편하게 네비에 호미곶 광장 찍어놓고 출발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해가 먼저 뜨는 곳? 우리나라 지도를 호랑이 모양이라고 볼 때 그 꼬리에 해당한다는 곳, 별다른 기대감 없이 단지 되도록이면 일찍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 밟아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부산에서 경부고속도로의 시작인 도시고속도로부터 탔다.

새벽 6시가 훨씬 지난 시감임에도 세상은 여전히 어둡고, 달이 걸려있었다.
경주가기 전의 마지막 휴게소인 언양휴게소에 도착했을 무렵 거의 밝아졌다미.

얼마전에 포스팅을 했지만, 결국 경주가는 길이다. 똑같이 경주IC에서 나와 포항으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우리가 또 초행길은 좀 빌빌하지만서도, 그래도 두번째라는 허황된 자신감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해뜨면 우짜노~ 라는 절박감 때문인지 밟고 밟았고, 또 밟게 되었다. 출발해서 경주 IC를 통과할 때까지 한시간 약간 더 걸린 것 같다. (내딴에는 열심히 밟았는데, 휴게소에 들리지 않았으면 더 일찍 도착했을 듯. 물론 과속은 자랑이 절대 아니다.-_-;;;)

경주 입성.
대력 포항 들어가는 길이라고 사료됨.

포항...하면 정말 딴 나라다. 뭐 이전에 포항 출신의 후배에게 대강 포항 분위기를 들어본 적이 있고, 또 유명한 축구 선수 이동국의 믿거나 말거나 행적을 들었을 뿐, 개인적으로는 아무런 연고도 없다. 아, 글고보니 해군 입대 후 하마트면 포항에 있는 해병대 1사단에 들어갈 뻔(!)한 적도 있었다는게 더 추가구마이.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나중에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에 해병 사단을 지나쳐 갔었다. 그 뻘쭘함이란. ㅋ

아, 맞다. 여기 포항제철 그러니까 포스코도 있지비.

고속도로는 금방 지나쳤건만, 경주에서 포항 들어가는 길... 그리고 그 곳에서 호미곶까지 가는 길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날도 밝았고 해서 속도 내지 않고 그냥 앞차 따라가고 있었는데, 마침 포스코 근처의 회사들 출근시간대와 맞아떨어지더군.

차라리 주말을 이용했으면 더 낫았으려나.-_-;
이야~ 이 얼마만에 보는 해군 버스더냐.
해변도로의 시작.

어지간히 달리다보니, 차들의 수도 적어지고 해변도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가 좀 짜증나더니만. 내딴에는 간만에 해변도로를 밟는다고 천천히 가는데, 뒤에서 빵빵거리는 아저씨들-_-; 그럴 때마다 간간히 추월할 수 있도록 오른편으로 빠져줬건만... 이것도 정말 할 짓은 아니더니만. 그래도 얼마만에 느끼는 차 안에서의 여유인디. 떱.

근데 운전 中에 이딴 사진 찍어대는 나도 정상은 아니다.-_-;;;
자, 이제 단풍길을 가보자.

가을은 가을인 것 같았다. 지난 주말에 함안의 어느 산에 단풍구경이나 갈까... 하다가 그냥 주남 저수지 한번 더 다녀갔는데, 마침 생각치도 않게 이런 단풍도로를 갈 수 있게 되었으니... 허나, 혼자 운전해서 가면 정말정말 이런 운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ㅠㅠ

포항시내에서 호미곶 표지판을 봤는데 20km 남았더니만, 찬찬히 오다보니 드디어 제대로 된 '호미'라는 이름이 보이는거다. 여기서부터는 얼마 남았는고 하니...

고작 6.5km. 그러나 길이 구불구불해서인지... 쉽지만은 않더군.
다시 나타난 해변도로. 이제 거의 다와가겠군.

포항시를 빠져나오고부터는 이왕 날도 밝았으니 천천히 가자는 생각에 정말 천천히 달렸다. 차들도 그리 많지 않았고... 이 무슨 혼자 노는 도로 같더군.-_-; 평일에 온 것이 잘한 짓인지... 못한 짓인지 흠흠.

이제 다왔다. 대강 이거보이니까 주변이란다. 차를 어디사 세워야 하나... 하다가 새천년 기념관이던가, 하여간 화장실도 급했고 해서 근처에 주차를 했다. 약간만 앞으로 더 가면 바로 호미곶 광장이 보이더니만.

여기가 호미곶 광장이라고 불리우는 곳이고,
이게 그 유명한 '상생의 손'이라하지.

일단은 도착했다. 근처에 등대박물관이니 횟집이니 가게들이 몇개씩 보이던데... 아무래도 일행이 없다보니 그냥 살포시 걷다가 다시 차에 올랐다. 갈매기 찍는다고 동영상도 찍었는데... -_- 정말 혼자 놀기엔 그닥 좋은 곳이 아니었는 듯. ㅠㅠ 대략 소요시간은 두시간 반 정도를 잡으면 될 것 같다. 뭐 물론 열심히 밟으면 더 단축할 수도 있겠지만서도.

이날 일정은 호미곶 -> 구룡포 -> 장기읍성 -> 국도 타고 울산쪽으로 해서 부산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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