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경 북

구룡포항을 언덕위에서 바라보다.

우리팬 2009. 11. 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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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 포항행 관련 포스트

2009/11/10 - 부산에서 포항 호미곶 가는 길.
2009/11/14 - 대보면 ’호미곶 광장’을 가다.
2009/11/25 - 구룡포, 구룡포 시장을 가다.

점심을 마치고 막상 차를 몰아 다음 코스인 '장기읍성'으로 갈려고 하자, 왠지~ '여기까지 온게 어디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쉽게 올 수 있는 곳도 아닐 뿐더러, 좀 더 어촌? 항구 정취를 느끼고 싶었다지비. 배도 좀 꺼줄겸.-_-; 근데, 문제는 어지간한 시장통, 도로변은 도보로 다 돌아다녔기에, 더이상 갈만한 곳이 없더군. 그래서 결정한 것이 골목길로 가자, 였다.동네 골목길을 돌아다니면서 그 무슨 일본식 주택 남아있는 것도 좀 보고, 뭐 나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골목길'을 구경하기로 마음 먹었다.

 

대한독립 만세!~
쥔장? 은근 센스 발휘.-_-;
혹, 라이벌인 동료 부킹맨은 '짬뽕'이 아닐까나.
어항 속에 있는 오징어도 참 오래간만에 본 것 같다. 근데 오징어가 원래 저 색이었나?
아, 오징어의 운명.-_-+
도로변에서 구룡포시장으로 들어가는 골목길.
아기 오징어, 20마리 10,000원!

자, 이제 본격적으로 구룡포항 안쪽 동네를 구석구석 탐방하기 시작.

소시적의 추억 때문인지, 이상하게 골목길만 보면 디카에 손이 간다. 숨박꼭질에는 최고제~
아... -_-;
'조우회(釣友會)'라는 단어도 처음 봤다. 中, 日, 台 모두 쓰는군.
하~ -_-;

골목 안으로 들어가다가, 다음 길가가 나오는 길에서 딱 눈에 띈 주택이 있었으니... 바로 여기.


이게 일본식 주택인가? 분명 익숙한 모양의 집은 아니다. 볕은 장난 아니게 잘 들어오겠구마이. 그냥 있다, 정도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하지 못하겠더라고. 고로, 예전에 내가 봤던 구룡포항의 일본 가옥거리에 관한 포스트를 다시 찾아봤지비.

이 집도?

근데 이런 볕이 잘드는 2층집의 경우... 나도 무지 어렸을 적 봤던 기억이 있는 것 같다. 부산에도 '왜관'이라는 곳이 있기도 하고, 또 내가 어렸을 적 잠시 살았던 충무동이나 부평동쪽에 이런 모양새(뭐,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의 집들은 봤던 기억이 어슴프레 나더라고.

여긴 아닌가...? -_-;
아, 저런 식으로 세탁물을 말리기도 좋군.-_-;
단지 2층을 개방형으로 만들었다고 일본식이라고 하기엔 좀.-_-+

뭐, 굳이 이 일본인 가옥거리라는 곳을 찾을려는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살포시 지나쳤다. 나의 목적지는 산정상! 쪽팔리지만 엄밀히 말하면 언덕배기.-_-+ ㄱㄱㅆ.

근 10년만에 눈앞에서 본 홋줄. 아, 여기에 목숨 걸었던 적이 있었지비.-_-;
자, 이제 본격적으로 산(?) 탄다. 오르막길의 연속.
오르다보니 밭도 보이고~
반 정도 오르니, 바다가 살포시 보이기 시작했다.
대보면으로 들어올 때도 까치가 종종 보이더라고. 내가 와서인가?-_-;;;
cfile7.uf@143F65104B0CF43E4389D0.jpg
거의 여기까지가 이 언덕배기의 정상 부분이었다.

더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을 때, 바로 이 건물이 나왔다. 열심히 일하재... -_- 아, 글고보니 얼른 부산으로 돌아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생각이 났다.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지비. 고로, 여기까지만 보고, 다시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더 들어갔으면 어디가 나왔을까나.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 올라가 구룡포항을 한 눈에 보고 싶었지만, 언덕이 그다지 높지가 않아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일반 똑딱이 디카다보니, 남들이 찍어내는 폼나는 설정 사진도 찍기가 힘들더니만.-_-;

사실 어느 초행길에서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것만큼 지겨운 일도 없다. 이미 어느 정도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길을 나서는지라 그 당시의 집중력에 반해, 같은 길을 돌아가는 길은 심적으로는 멀고도 험하다. 생각은 이렇게 들지만서도, 당시엔 뭐, 그냥 얼른 돌아가자... 하는 마음밖에 없지비.

내가 올라갔던 언덕배기(?).
이 동네의 분위기와는 사못 다른 신식집도 있더니만.

대강 내리막길이 끝나고, 다시 좁은 동네 도로변으로 나왔다.

앗, 이 곳은!?

소시적부터 나는 비디오 대여점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어릴 적 아부지로부터 가장 많이 했던 심부름도 바로 비디오 대여점을 오고가는 일이었으며, 나중에 어느 정도 내가 비디오 대여비를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서부터도 줄기차게 드나들었다. 심지어 대학에 들어가고나서도 제일 처음 했던 알바 역시 동네 비디오 대여점을 보는 일이었으니.-_-; (자취 당시 가장 먼저 단골로 잡은 곳이 슈퍼, 미장원... 그리고 비디오 대여점.-_-;) 매일... 했던 것은 아니고 일요일 하루종일 보는걸로 했었는데, 그렇게해서 한달에 네번 받은 돈으로 줄기자체 서울에 올라갔었다. (당시 활동했던 동호회가 한달에 한번꼴은 모임이 있었으니께.)

이 곳을 지나치는데 딱 예전에 비디오 가게를 했던 곳이라 추정되는 곳이 있더라고. 지금은 이래저래 재고품 팔고 남은 것들이 쌓여져 있지만, 이 곳도 한때는 사람들이 아침, 저녁으로 드나들던 비됴방이 아니었겠는가. 인터넷이 보편화 되고, 또 DVD라는 새로운 넘이 나타나면서 이제 '비디오 테입'이라는 물건은 자리만 많이 차지하는 넘으로 전락해 버렸으니. (사실 집에도 어느 정도 비디오 테입이 쌓여져 있는데, 정말 처치 곤란이다. 버릴려니 아깝고, 잘 보지도 않게 되고.) 씁쓸한 마음에 살포시 사진을 찍던 찰나, 뒤에서 왠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서 한마디 던지신다. "ありがとう~". -_-;;;

아마, 나를 일본인 관광객으로 오해를 하신 모양인데, 뭐 이러쿵 저러쿵 말하기도 뭐해서 그냥 살포시 웃으면서 목례를 했다. 앞모습을 보시더니 대뜸 "그런 사진은 찍어서 뭐할라꼬~" 하신다. 아, 앞모습을 보고는 한국사람으로 인정해 주셨구나. "감솨함다."ㅠㅠ 돌이켜보면 중국에 있는 동안은 일본인으로 오해받은 일이 많았고, 일본에 있는 동안은 또 중국인으로 오해받았던 일이 적지 않았다.-_-+ 이거이, 예전에는 그냥 재밌다고 그냥 넘어가곤 했는데, 은근 신경 쓰이는 일이다. 생김새의 문제 뿐만 아니라, 해다니는 모양새의 문제 역시 가볍게 볼 수 없을터인디... (그나마 야구모자 하나 쓰고 다니면 한국인으로 취급받는 경우가 많다.)

자, 이제 마무리하기로 하고... 다시 구룡포 시장쪽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역시나 했던 짓거리, 가게 간판 찍기.-_-v

주당들이 자주 쓰는 말이지비.
캬~ 이 상호명으로 중국에서 가게해도 되겠다. 闻香下马에서 香 앞에 酒가 생략된거라고 주장을 한 적이 있었지비.-_-v
돼지국밥은 경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_-;
화교들이 그닥 좋아하지 않을만한 상호명.-_-;
여기 주인 아저씨는 무협지를 좋아하시는걸까?-_-;
뭐, 부산 사람들이야 별의미 두지 않고 자주 먹는 음식이지만서도.

구룡포 시장 부근으로 해서 다시 주차를 시켰던 구룡포항 선착장 쪽으로 향했다.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얼른 장기읍성에 들렸다가 부산으로 향하면 해 떨어지기 전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돌아가는 길은... 감히(!) 고속도로를 과감히 포기하고, 국도로 한번 가볼려고 마음 먹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서둘러 구룡포를 뜨기로 했다.

언제 다시 오게될 지는 모르겠지만, 구룡포여~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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