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경 북

대보면 ’호미곶 광장’을 가다.

우리팬 2009. 11. 1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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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의 관광 명소라고 해봤자 '경주'밖에 몰랐던 나는, 어느날 문득 우리나라 반도의 동쪽끝에 있는 '대보항'을 가려고 맘먹었더랬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고... 단지 그나마 가깝다, 라는 이유로.-_-; 대보항을 다녀온 블로거의 사진을 보니 정말 별다를거 없는 단순하고 조그나만 항구였던 것. 해운대 바로 옆에 있는 '청사포'와 별다를 바 없잖우. 그러던 차, 바로 옆에 '상생의 손'이라는 조각이 있는 '호미곶'이 더 유명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어느날 새벽,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컴컴한 새벽에 살포시 시동을 걸고 길을 나섰지비. 경주까지의 고속도로까지는 꽤나 밟아갔지만, 경주부터 포항을 거쳐 대보면까지는 초행길이었던지라 널널하게 갔다. 그렇게 달려 대략 오전 8시를 약간 넘겨 도착했으니 바로 '호미곶 광장'이었다.

포항 일대 명소들.

대략적인 호미곶(虎尾串)의 유래.

이름 그대로 우리나라 지도를 '호랑이' 모양으로 봤을 때 꼬리에 해당하는 곳이 바로 이 호미곶이다. 분명 지도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는 점이지만, 막상 그 현장에 있으니 그런 느낌보다는 '바다구나... 것도 동해바다.'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러고보니 살면서 동해바다를 제대로 본 적은 거의 없었다. 두세번? 부산의 위치 때문에 조금 애매하게 동해라고 말할 수 있을진 모르겠으나, 확실히 송정, 일광, 진하... 바다를 동해바다로 느끼기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는 것 같다.

포항의 유명 먹거리.

그 유명한 포항의 과메기도 먹어본 적이 없고, 또 물회도 먹어본 적이 없다. 이래저래 먹을 기회들이야 얼마든지 있었건만, 우째 인연이 없었구마이. 원산지(?) 근처까지 왔으니 한번 먹고 가야하나... 하지만, 나 홀로 이런 먹거리를 즐기기엔 오버지비. 일단 점심은 점심때로 미루고, 이 곳을 답사하기 시작.

해맞이 광장 부근 상가 안내표지.

이런저런 가게들이 모여있긴 있었는데, 여기라고 해서 특별히 유명하거나 혹은 싸거나 한 것 같진 않았다. 말그대로 관광지의 가게들이라고 봐야할까나.


등대 박물관

관람시간 : 화~금 09~18

중요한 것, '무료'.-_-v

광장으로 가기 전 먼저 눈에 띈 것은 사전조사에서 봤던 '등대 박물관'. 아직 개장 시간이 30여분 남았던지라 들어가보지는 못 했는데, 나중에 시간이 되어서도 결국 들어가지 않았다. 뭐, 언젠가 나중에 다시 오게될 기회가 있을 때 들리지 뭐... 하면서리. 어차피 여기 광장이나 바다쪽을 보는데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등대 박물관까지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은 넉넉하다. 나야, 점심 때 맞춰서 구룡포로 갈려는 생각이 앞섰고... 또 워낙에 사람이 없는데 나 혼자 들어가기 좀 뻘쭘했던 것이었고.


자, 도로변을 따라 나와 광장 안으로 들어와서 온 길을 돌아보니 바로 '새천년 기념관'이 보인다. 정확히 뭐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으나 (입장 불가 표지판을 본 것 같다.) 2000년을 기념으로 해빛 받아 '불'을 채취해 보관하는 곳... 정도라 생각이 된다.-_-; 일반 관광인으로서는 이렇게밖에 느낄 수 없으니.


광장 조성은 매우 깔끔하게 잘되어 있었다. 이 곳도... 다음달 말부터 내년초에는 사람들로 엄청 붐비겠지비. 00년 1월 1일 새벽 4시에 대연동을 출발해서 오후 1시경에 해운대에 도착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넘었더라. 이 일 이후로, 나는 무슨 새해가 밝았느니 하면서 어디론가 해돋이 본다는 것을 꺼리기 시작했다. 아니, 그런 행사를 꺼린다라고 하기보다는 그저 미치도록 인파가 몰린 곳에서 고생을 사서 하는 것에 환멸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나의 이벤트가 될 수 있을진 모르나, 결국엔 동해서보나, 남해에서보나... 서해에서보나... 아니면 집에 옥상에서보나, 매일 아침 해는 떠오르고, 그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나. 사실 이 곳도 특별한 행사가 없다면 결국엔 한철 장사하는 곳 밖에 더 되지 않겠는가.

호미곶 답게 이 곳 가로등은 이렇게 장식되어 있다.

그 유명하고도 유명한 '상생의 손'. 뭐, 드라마에서 나왔다고들 하는데 난 드라마 본 적도 없고-_- 단지 바다 안에 손조각한게 있다, 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광장에 하나, 바다에 하나 두개더라고.


그리고 광장에 있는 손 앞에는 새천년 맞이 '불'을 채취한 것이 있었다.

99년 12월 31일 서해 변산반도 일몰.

00년 1월 1일 영일만 호미곶의 일출.

00년 1월 1일 독도, 피지섬의 일출.

햇빛 채화기. 하기사 돋보기로 채화하진 않았겠지비.-_-;


바다쪽으로 걸어가서 좀 앉아있다가 왔는데, 갈매기들 참 많더니만. 심심하던 차 동영상도 두어개 찍어놨고. 아마 동영상으로 이 동네 대강은 다 파악될 듯. 그리 넓은 곳은 아니니까.




또, 광장의 중간 즈음에 나름 신화 이야기를 기념하는 동상이 있었는데 바로 '연오랑과 세오녀'였다.해초 따러간 연오랑이 바위든 물고기에 실려 일본으로 간다. 그리고 남편을 찾던 세오녀도 일본으로 건너간다. 이후 신라에 해와 달의 광채가 사라졌다. 신라에서 일본에 사람을 보내 세오녀가 짠 비단을 받아, 그것으로 태양에 제사를 지내 원상복귀 되었다... 뭐 이 정도의 이야기. 더 다세한 건 이 링크 참조. 부부의 情이니 당시 고대국가의 제천의식을 알 수 있니... 다 좋은데, 내용상 이 일월의 정기를 받은 두 사람이 일본에 갔다면, 일본은 혜택을 받았다는 말이 아닌가.-_-+ 글고 일본으로 먼저 간 연오랑은 마누라 찾아 귀국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_-; 하늘이 시켰다고해서 국가와 마누라를 다 버렸다는 얘김세.-_-;;;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

영문, 일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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