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한국에서 먹어본 소롱포(小籠包), 그리고 오야꼬돈(親子丼).

우리팬 2009. 9. 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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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늦게 엄니와 함께 백화점엘 다녀왔다. '멘쯔유(めんつゆ)'라는 사기 위해 나도 나서게 되었는데, 목표물을 골라담고 백화점 지하마트를 돌아다니던 차, 몇일 전 냉동코너에서 봤던 소롱포(小笼包)가 생각이 나서 발견한 김에 사게되었다. 사실 별다른 기대도 없거니와-_- 그렇다고 딱히 입맛에 땡기는 건 아니었지만, 그 넘의 '호기심'이 뭐길래. 2,400원 정도면 호기심을 풀기엔 적당한 가격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小笼包가 유명한 짱수성(江苏省)의 우시(无锡)에서 1년동안 어학연수한 전력이 있다고... 한없이 몰려오는 호기심과 그리고 나름 평가(!)를 해보고 싶다는 열망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하여간 사들고 왔고... 저녁도 먹지 아니하고, 요넘부터 맛보기로 했다.


사기 전에는 그리 신경쓰지 않았는데... -_- 아, '농심'제품이었군. 상하이(上海)에 있는 농심의 공장을 몇번 지나친 적이 있다. 뭐, 듣기로는 그 곳에서 만든 辛라면을 공장에서 직접 살 수 없다는 얘기도 들은 적이 있다. 그 부근에 한국인들이 적지 않게 주재하고 있는데... 주재원으로써는 조금 안타까운 일이지비. 하여간 '상하이 진미'라는 이름까지 단걸 보니... 그래도 나름 맛에 자신이 있는 듯.-_-; 게다가 '육즙이 입안 가득'이라는 문구에, 오호라~ 싶었을 지경이었으니.

샤오롱빠오(小笼包)는 중국의 만두? 아니 중국식으로 말하자면 교자(饺子) 중의 하나인데... 생긴 것이야 작은 찐만두와 비슷하지만, 안의 육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즙이... 은근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 찾게 되는데, 나 역시도 우시에 있을 때 거의 일주일 가까이 매일 학교앞 식당을 오고가며 사먹었던 기억이 있다. 포장지 아래에 있는 주의문구와 같이, 뜨거운 육즙때문에 처음 小笼包를 접한 사람들은 입안 데기가 쉬울 수 밖에 없지비. 살포시 만두피 부분을 뜯은 다음 안의 육즙을 살살 마시고, 나머지를 먹으면 된다. (먹는 방법이 뭐가 중요하겠는가마는.)

단촐하구마이.-_-;

뒷면에 조리방법이 있어서 당연히 못 봤죠~

포장을 뜯으니... 헉, 고작 6개??? 그럼 개당 400원이란 소린가?-_-;;; 이거 어디 맛은 둘째치더라도 양이 적어서 다시 사먹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건 둘때치더라도 대강 포장지 뜯어서 전자렌지에 돌리면 되는 줄 알았는데, 뜯고나서야 포장채로, 뜯지 않은 상태 그대로 전자렌지에 돌리라는 문구를 발견한 것이다.-_-; 왜 이렇게 해야하는지는 전자렌지에 돌리고 나서 금새 알게되었다.


자, 먼저 왜 봉지를 뜯지 않은 채로 전자렌지에 돌려야 하는가. 나 같은 경우엔 접시위에 올려두고 전자렌지용 뚜겅을 덮은 채로 돌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小笼包의 밑부분이 찢어져서 국물이 다 흘러나와버리더라고. 이 문제때문에 포장채로 돌리라고 한 것 같다. 그럼 맛은...? 영락없는 '한국 만두맛'이었다. 뭐 이 문제야 개인적 취향에 따라 만족도가 다를 수 있는 문제지만, 아무런 중국틱한 맛도 나지 않았고, 또 먹어보니 천상 한국 만두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더라고.-_-; 너무나 맛이 한국틱했는지라 되려 정감마저 들더라고.-_-; (중국에서 이런 만두를 먹었다면 상당히 반가웠겠지비.) 아, 분명 만두피는 괜찮았던 것 같다.

멘쯔유에 한국고추가루는 그닥 어울리지 않는다.-_-;

새로 사온 멘쯔유의 맛도 볼 겸 혹시나 하고 양념장을 만들어봤는데... 이거 필요하겠더니만. (중국에서 小笼包를 먹을 때는 양념장이 거의 필요가 없었다.) 근데 재미난게... 이 무슨 한중일 식도락 체험도 아니고-_- 한국맛 나는 小笼包 맛에, 일본 간장에, 한국 고춧가루.-_-v 살다살다... 또 이런 식으로도 먹게되는 날이 오는군.

100ml 증량된 넘으로 골랐지비.

이번 여름이 시작할 무렵, 역시 농심에서 나온 인스턴트 메일소바를 몇번 먹었는데... (무더운 여름에 입맛없을 때 제격이지비.) 소바를 찍어먹는 양념이 뭔가 좀 허전하더라고. 그래서 요넘을 살까... 살까... 하다가, 결국엔 근 3개월만에 드디어 구입하게 되었다. 사실 그냥 메일면이나 소면 삶아서 찍어먹는데나 쓰겠네~ 싶었는데, 왠걸... 요거이 생각외로 쓰임새가 많겠더니만. 小笼包를 먹을 때 달짝지근한 간장맛에 매료되어... 생각난 김에 시험삼아 덮밥용으로 한번 써보게 되었다.-_-v

정말 단순무식하게 만든 오야꼬돈(親子丼)

오야꼬돈(親子丼)이라는 넘이 있다. 굳이 한글로 번역을 하자면 모자덮밥-_-;;; (주재료가 계란이랑 닭고기니까) 사전에는 닭고기에 계란을 푼 덮밥이라고 나와있군. 하여간 요넘... 닭고기나 계란은 둘째치더라도 뭔가 첨가물(?)이 들어간 밥이 잘 들어간다 싶었는데, 역시 이 멘쯔유를 쓰는 것이더니만. 확실히 일반 간장으로는 이 맛을 못 내지비. 생각난 김에 비슷하게 흉내라도 내봤는데... 닭고기 없음-_- 야채는 대파만 넣었고... 게란도 국물에 푼 것이 아닌 에그롤처럼 후라이팬에 구어서 만들었다. 이 무슨 오야꼬돈이란 말인가, 싶기도 하지만... 맛은 비슷했다.-_-v (내일이 마침 주말이니, 제대로 한번 만들어 볼까... 싶다. 닭다리살을 쓴다는데, 집에는 닭가슴살 밖에 없군.-_-; 뭐, 상관있나? ㅋ)

하여간 07년 여름을 마지막으로 먹어보지 못한 小笼包였건만... 아무리 인스턴트라지만 너무나 한국적인 맛에, 나름 실망했다우.


흠. 오늘 저녁은 우동사리가 있으니, 멘쯔유로 넣은 국물로 우동을  만들어 먹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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