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中 國

중국에서의 에피소드에 대한 추억.

우리팬 2008. 4. 27. 07:11
반응형
하루이틀도 아니고, 그래도 통틀어 본다면 4년동안의 중국생활이 머릿속에 남아있는데, 언젠가부터는 지금 내 눈앞에 놓인 일이나, 혹은 앞으로의 일에 대한 허무맹랑한 기대감 때문인지, 이전에 뭘 어떻게 했고, 어딜 갔었고 하는, 그러니까 중국 유학생활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 때가 많다. 학교에서의 유학생활 뿐만 아니라, 학교외의 생활에서도 만만치않게 빨빨거렸건지라, 정말 별에 별 에피소드도 다 있었다고는 생각되는데, 우째 이런 기억들도 요즘은 가물가물해져버렸는지... 흠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래도 그 기억의 자락을 잡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jpg 화일이다. 그래도 디카라는걸 구입하면서부터는 항시 들고다니는 휴대품 中의 하나였기에 이런저런 곳이나 것들을 찍으며 다녔는데, 당시에 찍어서 뭘 하누... 라면서 그냥 셔터만 눌렀을 뿐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찍어놔서 나름 다행인 것 같다, 라는 생각도 든다. 나에게 있어서 지금까지도 '사진'이라는 개념은 그 날을 기억하기 위한 특별한 사진이 아니라, 사진을 찍음으로 인해 그 날이 특별해지는 것이 아닌가도 싶다. 우짜등가 말이다...

2004. 10. 8, 어느 택시 안에서.

언젠가 하루는 당시 중국 유학생활을 갓 시작했던 친구를 데리고, 南京에 있는 유학생들이 주로 중고 TV, 냉장고, 가구등을 파는 곳에 간 적이 있었는데, 아마 내 기억으로는, 당시 샀던 중고 TV는 다른 편으로 해서 보내고, 우리끼리는 택시를 잡아타고 숙소로 돌아갔었다. 그런데, 갑자기 택시기사 아저씨가 차를 세우더니, 뜬금엇이 차 키를 빼더니만 밖으로 나가는거다. 한.마.디.의.말도 없이 말이다.-_-; 어찌나 놀랐던지 나조차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어볼 겨를도 없었다.-_-;


사실 별거 아닌 해프닝이었다. 그 택시기사는 바로 담배를 사기 위해 잠시 차를 세워두었던 것. 담배 산다고 말이라도 한마디 해줬으면 그려러니 하고 넘어갔을테지만, 이거 원... 손님을 뭘로 보는지, 아님 한국 유학생들이라 무시를 해서인지 상당히 황당한 사건(?)이었다. 나중에 그 아저씨가 돌아오고 내가 담배 사러 갈꺼면 말을 좀 하고 가지, 그냥 나가서 놀랬다고 하니까... 그 아저씨의 대답은, "马上回来嘛~ (금방 돌아오자나)" 였으니.-_-;;;

뭐 이후에도... 꽤나 장거리 택시를 타고 이동할 때, 택시기사가 화장실을 간다더니, 차를 세우고 바로 옆 도로변에 노상방뇨를 때린 적도 있었고, 또 택시의 에어콘이 갑자기 고장이 나서 목적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던 적도 있었다.-_-; (당시 미터기엔 10元이 찍혀있었는데, 그래도 그 아줌마는 양심적으로 이본요금 7元만 받더라만.)

사소한 일들이지만, 이런 작은 일에서 '중국'이란 나라가 어떤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뭐 개인적으로도 그냥 살포시 웃음짓게 하는 기억이기도 하고. 암튼, 중국에서 공부를 하다보면, 객관적인 중국을 공부하는 부분은 둘째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뭐가 중국이고, 어떤게 현재의 중국인지... 책이나 학교 선생들이 가르치는 것과는 다른 것들을 주관적인 경험 또한 소중한 자료가 될터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