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中 國

계란 볶음밥(蛋炒飯) 이야기.

우리팬 2008. 5. 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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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 주말에 프로야구 롯데전을 기다리다가 문득 밥 먹는걸 까먹었다는 생각이 들어서-_-; 슬~ 부엌으로 가봤는데, 야구 시간은 다되어가고, 이래저래 시간 들여서 뭔가를 만들기도 뭐하고 해서, 결국 계란 두개와 파, 양파를 꺼냈다.-_-; 이유인즉, 집에서 가장 만들기 쉬운게 계란 볶음밥(蛋炒饭)이라는 생각 때문에.-_-v 한국에서 볶음밥은 어떤지 잘 모르겠으나, 중국에선 이 볶음밥이라는 것이 거의 패스트푸드와 같다. 워낙 볶는 요리가 많다보니, 볶음밥 하나 만드는데는 정말 3,4분도 걸리지 않을터. 볶음밥의 묘미는, 밥을 어떻게 볶느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가급적 찬밥을 가지고 볶는 것이 좋은데, 뜨거운 밥을 넣고 볶으면 쌀밥이 질기 때문에 구석구석 소금맛이 안 들어가게 되고, 또 대파의 향이 스며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계란 역시 마찬가지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계란이 덩어리채 익어버리기 때문에 과장되서 말하자면 실패한 오무라이스가 되기 십상이다.

암튼, 냉장고 구석에 작년에 내가 샀던 굴소스도 있길래, 생각난 김에 넣어서 만들었다. (색깔이 좀 꾸리하긴 해도-_-;) 컵라면 하나 끓여 먹는 시간이나, 계란 볶음밥 만드는 시간이나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덕분에 야구시간 맞춰서 다 만들었고, 김치랑 먹으니 한끼 그냥 뚝딱이지 뭐.-_-v

대학때 자취생활을 좀 했기 때문에 이런저런 인스턴트 음식을 꽤나 많이 사먹고, 해먹곤 했는데, 내 기억에 한때 자주 사서 해먹었던 것이 바로 '보그라이스'라는 넘이다. 그냥 식용유에 보그라이스 넣고 계란 하나 풀어서 볶기만 하면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 돈 들여서 사서 해먹었는지 이해가 안될 정도.-_-;

뭐, 다들 하는 소리는 아니지만서도, 미국에 간 한국인이 눈물젖은 햄버거를 사먹는다면, 중국에는 바로 눈물젖은 蛋炒饭(계란 볶음밥)이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워낙 볶는 요리가 많다보니, 또 쌀값도 싸다보니 한국 중국집에선 3,000원이상 하는 볶음밥이 중국에선 蛋炒饭은 물론이고, 扬州炒饭, 云南炒饭등 어지간한 볶음밥류는... 싸게는 3元(대략 한화 450원)에 한접시 먹을 수 있다. 왜 한 접시냐... 중국의 볶음밥은 대게 접시에 올려다 주기 때문인데, 가끔 시간도 없고, 밖에서 밥먹기가 뭐하면 아무 식당, 그러니까 家常菜를 하는 식당이라면 이 볶음밥을 싸들고 갈 수(带走, 打包)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도 먹어봤고, 또 한때는 2.5元 (약 370元)밖에 하지 않는 학교앞 식당에서 가서도 종종 먹었었다. 아니, 어학연수 시절에는 하루에 두끼를 볶음밥을 먹었을 때도 있었다. 일명 '눈물젖은 蛋炒饭'

한국 중국집의 볶음밥은 소시적 이후로 거의 먹질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를 못하는 것이 꼭 짜장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물론, 느끼한 맛을 줄이기 위해 한국인들이 선호를 한다고는 하나, 그렇게 먹을봐엔 차라리 짜장밥이 낫지 않겠는가. 볶음밥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없으니 안타까울 정도.

아, 배고프네.-_-;


중국의 고급 식당에 가면 적어도 한 접지에 18元 이상을 하는데, 이것은 대게 1인분이 아니라 사람수에 맞춰서 나온다. 내가 가장 비싸게 먹었던 것도 생각해보니까 28元 짜리군.

중국 현지에서 중국요리가 입에 맞지 않아 요리는 입에 못대고 있다가, 볶음밥만 실컷 먹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게 여행객들이 그러한데, 그냥 억지라도 요리에 입을 맞추는 편이 낫다. 음식 적응 못하면, 결국 손해보는 사람은 본인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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