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점 뺐다.-_-+

우리팬 2010. 1. 1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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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가 점이 좀 많은 편이라, 자식된 도리로 많은 점을 지니고 살아갈 수 밖에 없었다.-_-; 몸에 난 것이야 그려러니 하지만서도, 얼굴에 난 것은 솔직히 나도 외모를 그리 가꾸는 사람은 아니지만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 것. 그러나 소시적부터 끌고왔던 이 문제가... 이제까지 이어져 해결을 볼 수 없었던 것은 역시, 사람 살아가는 경험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 경험과 그리고 외모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자신의 의지박약 정신으로... 하루를 미루고, 한달을 미루고, 일년을 미루고... 결국 수년을 미루다가, 이 나이에-_- 드디어 실천을 했다. 으흐흐.

초딩 2학년때 반 친구가 점을 뽑는단다. 당시에는 매우 특이한 일이었지. 점? 그거 평생 달고 살아가는거 아닌가? 하는 어린 아해의 순진한 생각. 근데, 점을 집에서 뽑는덴다. 그려러니 했는데, 2층집에서 굿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_-; 북소리와 함께 얼씨구~ 하면서 신나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로부터 얼마 후... 그 친구의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으아악~ 엉엉~ ... -_-; 세상에 무당이 점을 뽑다니.-_-;;; 점, 특히 얼굴에 난 점 같은 경우엔 얽힌 미신이 꽤나 있는 듯 싶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얼굴의 점을 하나, 둘, 셋... 이런 식으로 세게 되면 뭐... 그때 그냥 하는 소리로 엄니가 일찍 돌아가신다니 뭐니 하는 말들이 있었걸랑.-_-; 그래서인가, 나는 그 친구의 비명소리를 들으면 움찔, 그냥 있는대로 살아야지... 할 수 밖에 없었다.

대학 군복학을 한 후... 내 나름대로 당시의 유행에 맞게(?) 머리카락에 신경을 좀 썼는데, (아마 이때가 내 인생에 있어서 유일하게 외모에 신경 썼을 때일 듯.) 코팅이니 컬러니... 하여간 1주일에 한번꼴은 단골 미장원에 갔었다. 또 그럼으로 인해 동네 아줌마들하고도 친하게 되었고.-_-; 언젠가 한번은 빨간 코딩에, 노란 코팅을 겹쳐버리니... 헐, 노란색으로 탈색한 것처럼 당시 기준으로 보면 양아치처럼 변신해버리더군.-_-; 우짜누... 그래도 내 돈 내고 시도한 모험인디. 이렇게라도 살아봐야지... 했지비.

화상채팅... 어느 날 하루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화상채팅 사이트란 곳에 들어갔다. 후배들과 함께 잠시 겜방에서 시간을 떼우고 있었는데, 화상채팅이라는 것이 당췌 어떤 물건인가 알고 싶어서, 사이트에 가입을 하고 중앙대화방으로 들어갔지비. 당시엔 그렇게 화상캠의 화소가 높은게 아니었기 때문에 자세히 나온 얼굴이 아니었던지라, 두려움(?) 없이 입장을 했지비. 짜자잔...

내 기억에는 당시 한 방에 6,7명 정도가 있었는데... 내가 입장을 하자 어서오라는 반가운 인사를 받았다. 얼마후, 살포시 뜨는 나의 면상. 갑자기 한 사람이,

앗, 양아치닷!!!

하면서 퇴장을 해버리는거다.-_-+ 방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줄줄이... ㅠㅠ 아, 그때 상처 많이 받았다. 나 그래도 대학생인뒈.-_-;

어느날 중급 중국어 시간이었을 것이다. 교수님이 출석을 부르시는데... 분명 내 이름을 기억하시는 분인데, 대뜸,

어이, 노란거~

하셨다.-_-; 하기사, 예비역 주제게 머리꼴이 그 정도였으니 정상으로는 안 보신 것이었겠지비.-_-; 그 이후부터는 일절 머리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다시 검은색으로 염색을 했고, 그뒤 단 한번도 머리색을 바꾸지 않고, 진하디 진한 반곱슬 검은색 머리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외모도 분명히 중요하다. 사람에게 보이는 인상이나, 이미지에 외모가 첫걸음 아니겠는가. 근데, 나는 이상하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껍데기가 휘황찬란하면 뭐하는가, 사람이라면 속이 튼실해야지. 그렇다고 내 속이 튼실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_- 꾸며도 한계가 있는 외모라 생각하고 살아왔기에, 그냥 아예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지비. 신체뿐만 아니라 해다니는 옷가지들도 마찬가지다. 나는 내가 마음에 들어서 산 옷은 단 하나도 없을 뿐더러, 어지간하면 직접 옷도 하지 않는다. 그냥 사주는거 감사하며 입고 다닐 수 밖에.-_-; (사실 나는 나한테 어울린다는 옷가지들이 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간간히 들었다. 내가 그래도 흉칙한 것은 아니니까, 남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생김새는 아니니까, 그래도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가족외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사실 가족들 역시 그렇게 신경 써주진 않지만-_-) 그걸로 된거라고. 그런 사람이라면 내가 평생 충성해도 되지 않겠는가... 뭐 이 정도. 근데 생각해보니... 이제껏 살면서 내 외모에 신경 써준 사람은 우째 한명밖에 없을까나.-_-; 이 말은... 곧 외모외에도 어느정도 먹힌게 있다는 말로도 좋게 해석이 가능한데... 글쎄, 내가 뭐 가진게 있는 것도 아니고-_- 참... 사람관계 복잡미묘한건 인생에 있어서 풀지 못할 수수께끼인 것 같기도 하다.

하여간 점을 뺐다. 아... 그렇게 벼르고 벼르던 일은 아니었지만, 일단 이런 식으로 외모에 신경 썼다는 것 자체에 묵었던 체중이 다 빠지는 것 같다. 생긴대로 사는게 사람의 운명이라고 생각했건만, 그래도 기분은 가벼워지는구마이. 아... 체중 더 빠지면 안되는뒈.-_-+ 나 몇달 사이에 10kg 빠졌다. 헐.

한두개 아닌지라-_- 아직도 그 레이저의 고통에 얼얼하지만서도, 한동안 술/담배 빠빠이, 게다가 외출까지 삼가한다고 생각하니 얼른 놀만한거리를 더 찾아봐야겠다. (히키코모리는 나의 취미이기도 하다. ㅋ) 일요일에... 순진했던 시절에 짝사랑(?)을 했었던 유부녀 선배와 식사한끼 하기로 했는데, 이 아줌마가 내 앞에서 박장대소를 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구마이.-_-+ 살았던거 얘기하고... 앞으로 살거 얘기하면 되는거지 무슨... -_-;;;

그나저나 얼른 해운대에 괜찮은 식당이나 찾아봐야겠다. 일식 세트냐... 간단하게 삼계탕이냐... 흠흠.


7년만에 내 문제로 병원에 들려 생긴 에피소드 하나.

시술이 끝나고 연고를 발라주더라. 후시딘.-_-; 혹시나 싶어서 간호사 언니야에게 물어봤다. 연고 그냥 손으로 발라야 됩니꺼, 아님 면봉을 써야 됩니꺼. 사실 이렇게 물어본 것은... 너네가 쓰는 면봉, 제대로 소독하고 있냐...를 은근슬쩍 떠본 것이었다.-_-v (그렇다, 나 약통 출신이다.) 그 언니야는 별거 아니듯이 면봉으로 하시는게 낫습니다...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한마디 더 했지. 대한민국 면봉 거의 다가 Made in China라 소독 안되어 있을낀뒈요.-_-; 차라리 손이 더 안 낫습니꺼, 라고. ... 웃는다-_- 박장대소 한다.-_-;;; 그러면서 마지막 필살기, "그럼 손으로 바르세요." -_-;;;가뜩이나 점을 뺀 곳 中에서 피가 나는 곳에 반창고를 붙여놔서 말하기도 귀찮은 판에 당신 웃길려고 한 얘기 아니여.-_-+ 연고도 그렇지... 후시딘? 흑. 박트로반이던가, 그게 더 낫지 않남?-_-+ 난 그렇게 알고있는뎅.

이야, 그래도 그 병원은 3시간짜리 주차증은 주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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