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중국의 값싼 먹거리가 한국에 오면 비싸진다.

우리팬 2010. 2. 1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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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단기 연수라도 받아본 이라면 羊肉串(양꼬지)의 값싼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의 양(羊)은 우리가 생각하는 호주의 털이 복실복실한 양이 아니다. 딱보면 염소처럼 생긴 아이이다. 길거리 음식 中에서 값싼 것에 속하며, 대게 5毛, 비싸도 1元을 넘기지 않는다. 나 같은 경우엔 가장 비싼 꼬지를... 3元에 먹곤 했었다. 중국의 음식점 관련 법률상, 무조건 가격이 비싸지만은 않다. 적어도 돈값을 한다는 얘기다. 하여간 그랬는데, 언제가부터 조선족들...이 많이 모인 곳에 있던 양꼬지 집들이 이제는 도심의 시내나 대학가에도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분위기는 일반 중국집이나 중국식 주점과는 다른, 좀 더 중국풍이 물씬 풍겨나며, 복잡한 인테리어보다는 속닥허이 붉은 조명 아래에서 간단하게 한잔하기 딱 좋다. 이전까지 꼬지 안주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게 일식풍의 꼬지 안주가의 가격이 비싸져 있다보니, 일단 이 양꼬지라는 넘의 가격이나 호기심 때문인지 꽤나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의 羊.

문제는 이 양고기를 어디서 공수를 받았을까, 하는 문제이다. 대게 가게 사장에게 물어보면 호주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한다. 호주에서 들여온 양고기와 중국에서 먹는 양고기의 맛은 다르다. 또 양고기 특유의 비린내도 없을 뿐더러, 고기를 끼워놓은 사이사이에 마늘이나 기타 야채를 넣어 좀 더 맛깔나게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 근데... 그래도 뭔가 찜찜하다. 양고기 요리가 우리나라에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대게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판매되던 양고기가... 이 작은 양꼬지 전문점에서 이런 가격에 팔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또 설령 그렇다치더라도, 어느 부위인가... 이 말이다.


한때, 그리고 지금도 우리나라 길거리 먹거리로 정착한 닭꼬지와 같은 경우에, 초창기에는 비둘기 고기를 썼다는 소문이 나돌곤 했었고, 실제로 비둘기 고기를 쓴 곳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확실한 사실이 아닌 이상 내가 뭐라하는 것도 오버인 줄은 알지만, 종종 갔던 이 곳, 양꼬지 술집에 대한 의심이 풀리지 않는 것은 할 수 없나보다. 위의 사진에 있는 가게의 양꼬지 가격은 1,000원이지만, 바로 맞은 편에 있는 가게는 1,500원이며... 우리 동네에 있는 조선족 아줌니가 경영하는 곳은 700원 정도한다. 이렇게 두배나 나는 가격에, 그리고 조선족이 아닌 한국인이 경영하는 이런 주점... 무작정 믿고 찾아가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나.

그래서인가, 위의 메뉴판을 내놓은 가게는 양꼬지 전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한국 고깃집 같다. 갈비에 삼겹살에... 게다가 일본 잔술까지도 판매하고 있다. 와따~ 복잡해라. 중국에서 들여오는 중국 백주도 마찬가지지만, 대게 중국 시중가의 3배에서 4배 정도의 가격을 더해 판매한다. 양꼬지 가격도 그러하다. 아무리 물가 차이가, 특히 먹거리는 가격 차이가 더 난다고는 하지만, 웃긴 것은... 왜 한국에만 들어오면 한국식 가격으로 포장되어지냐 하는가 말이다. 수입해서 그렇다고? 아니면 만드는데 특별한 주방장이 필요하다고 해서? 글쎄요, 그냥 단순히 생각하면... 아직은 특이성을 가진 가게이기 때문에, 대강 시중 일반 술집 가격과 맞춰서 내놓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가? 가게의 특수성이 사라지는 그 날이 오면 바로 그때의 가격이 이제는 일반 시중 가격이 되는 것이다. 이야... 이제 중국음식 먹는 것도 살떨리는 그 날이 오겠구마이. 아니면 가게의 인테리어에 따라서 가격이 책정될지도 모르지비.

양꼬지를 끼워 만드는 중국 아저씨들.

얼핏 들은 얘긴데, 중국에서는 어떤 요리든 원재료 값의 몇프로 이상 가격을 책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도 그러할까나. 그래도 찾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이런 가게도 있는 것이고, 찾는 사람이 늘기 때문에 여기저기에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더더욱 늘어날지도 모르겠지비. 그 옛날, 중국 화교 영감님께서 인천에 한국식으로 만든 짜장면을 내놓아 이제는 짜장면이 우리나라 음식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가 되었듯이, 이 양꼬지는 물론 중국식 샤브샤브가 대중화되는 날도 언젠가는 올 것이다. 문제는 미국산 소고기보다도 더 찜찜한 생각이 사라지는 것이 언제일까나... 하는 것이고.

뭐 떠들어봤자 할 수 없다. 단지 나만 안 먹으면 된다는 생각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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