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맛집'을 논하는 블로거.

우리팬 2010. 1. 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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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내가 RSS 구독을 하고 있는 사이팔사님의 글을 보고 생각난 김에 끄적이는 것이다.

언젠가 이런 일이 터지고야 말겠다, 라는 생각이 든 것은 2년전인가... 인터넷에서 나름 유명세를 얻고 있는 부산 시내의 어느 맛집을 갔을 때의 일이다. 주변 식당들보다 나름 색다르고, 또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서 인터넷에서도 소개가 많이 되었고, 또 지나가다가도 쉽게 들릴 수 있는 식당인지라, 나 역시도 별다른 생각없이 일단 한번 가보자, 라는 생각에 가게 되었다. 사실 솔직히 말하자면 다 먹고 계산을 하고 가게문을 나서는데, 인터넷에서 평가된 것이 좀 과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후에도 마땅히 사람들과 어울릴 곳을 찾기가 귀찮아질 때 두어번 더 가본 적이 있다.

내가 두번째로 갔을 땐가... 마지막으로 갔을 땐가, 주인 아주머니와 마침 단골 손님과의 얘기를 얼떨길에 듣게 되었는데, 바로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다. 어떤 손님이 와서 한다는 소리가, 인터넷에 올려줄테니까 고기 좀 많이 달라고 했단다. 근데, 그 손님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런 식으로 무언의 압력(?)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 음식 인심이야 그 집만의 고유 권한이 아닌가... 근데 이제는 돈?-_-;;; 이 무슨 조폭이 가게 보호비 받는 명목도 아니고... 그 정도로 그 집장사가 아쉬울 것도 아닐터인데... 고기 더 주지 않으면 인터넷에다가 나쁜 글이라도 쓴다는 얘긴가... 싶더라고.

나 역시도 음식점 얘기를 간간히 포스팅한다. 이건 내가 무슨 맛집을 평가를 한다고해서가 아니라, 이전 중국 생활 때부터의 습관때문이다. 내가 뭐 언제부터 맛집, 맛집을 따져가며 외식을 하였으며, 내가 무슨 식도락이라고 남이 생계로 하는 식당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겠는가. 그냥 일상 일기처럼-_- 갔다, 뭘 먹었다, 그게 이런거다... 이 정도였다. 그럼에도 내 나름대로 철칙으로 삼았던 것이, 띄워주지도... 그렇다고 떨어트리지도 않았다. (아, 1월 1일에 갔던 꼬막정식집은... 정말 ㅠㅠ 겪은 그대로 쓴 글이다. 뭐, 가게 이름 안 밝혔으니 됐잖우.)

그 집이 유명해서 맛집을 찾는 것보다는, 내가 지금 뭘 먹고싶은가에 따라 찾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이 일본의 어느 시골에 있는 식당을 가장 잊지못하는 것도, 사장 노부부의 소박한 인심때문이다.

다른건 몰라도 먹는거 가지고는 장난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다른건 몰라도 먹는데 가서 이런 장난치지 말았으면 한다. 블로거든, 혹은 음식점 사장이든... 하나의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을지라도 양심에 파는 행위는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블로그의 포스팅이 아니라더라도 아니, 나름 맛집 블로거라고 자칭할 수 있는 사람일지라도 사람들이 많아 자리를 못잡는 식당이야 얼마든지 널려있다. 쨉실하게 살지 맙시다, 이 말이지비. 거참... 돈이라니.-_-+

언젠가 '심야식당'이라는 짧은 일본 드라마 시리즈를 본 적이 있다. 어느 편에서 나름 유명한 요리평론가가 주인공의 가게에 와서 감동(?)할만한 일이 생겼는데, 나중에 기자가 '이 곳을 칼럼에 쓰시겠네요.'라고 하자, '아니, 내가 칼럼을 써서 이 곳에 사람이 많이 오면 내가 먹을 기회가 없지 않은가.'라고 대답을 했다. 진정한 맛집은 입소문을 타는 것이지, 글소문은 아니지 않겠는가.


사실 블로그도 블로그지만, 맛집 까페 또한 조심해야 되지 않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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