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上 海

귀국을 위해 상하이(上海)를 거치다. 그리고 아찔했던 단체비자 분실사건.

우리팬 2007. 9. 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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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최악의 '상해 이야기'.-_-;

상하이(上海)는 나에게 있어 나름 의미있는 곳이다. 3일 이상 묵은 적이 없으나, 02년 장기연수를 위해 无锡에 가기 위해 김해국제공항에서 上海의 푸동(浦东)공항을 거쳐 가야만 했으며, 연수 中에 당시 한국에서 알고지내던 아는 형과 저녁 한끼를 한 적도 있었는데, 마당있는 아파트 구경도 해보고-_- 뭐, 그랬다. 그로부터 얼마후엔 노트북의 수리를 위해 上海 바닥을 허벌나게 뒤졌었는데, 당시 上海의 삼보 컴퓨터는 판매만 하고 있을 뿐, A/S 하는 곳이 없어 엄청나게 고생했던 걸로 기억한다. 红桥쪽을 샅샅이 뒤지다가 결국엔 徐家汇까지 갔고... 노트북 맡기고 가라는 말에 그냥 들고 无锡로 돌아가야만 했었고... 흠흠. 물론, 그때 그나마 그 헛고생을 만회하게 해준 것이 바로 송경령(宋庆龄)故居를 들린 일이었다. 뭐 겸사 근처의 상해교통대학(上海交通大学)로 지나가보고... 이후엔 그럴 기회가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 곳도 지금은 많이 변해져 있겠지... (03. 2月)

그리고 장기연수가 끝나고도 다시 上海를 거쳐 귀국했으며, 다시 南京으로 갈 때에 또다시 上海 浦东공항을 거쳐 南京으로 가야만 했으며, (부산<->南京 항공편이 요최근 생긴걸로 아는데... 흠흠.) 한국에서 오는 지인들이나 가족이 올 때에도 꼭 上海로 가야만 했으며, 나중엔 아예 막내동생이 上海에서 주재원 생활을 했었다. 그러다보니 뭔가 특별한 도시라는 생각보다는, 생활 속에 그냥 그렇게 스며든 그런 도시가 되어버렸으니... 사실 이 곳을 여행한다, 라는 자체가 웃음이 나올 정도이다.-_-; (上海 체류비용으로 다른 곳에 가면 더 신나게 여행할 수 있는디. 근처에 갈데도 많거니와.) 그러나 이 上海라는 곳은 중국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꼭 거쳐야 하는 곳이며, 또한 상해인(上海人)들을 겪어봐야 하며, 1800년대 후반부터 어떻게 지금의 上海가 지금의 모습까지 왔는지 공부할 필요가 있다. 일반 중국인들이 생각하기에도 일상용품내지 심지어 과자 하나라도, 다른 지방에서 만든 것보다 上海에서 제조된 것을 선호할 정도이니. (무슨 외제 애호사상도 아니고 원.)

오랜만에 보는누나, 东方明珠(동방명주). 여기만은 다시 안 오르길 기대했건만.

上海 일정은 예상대로였다. 한국인들이 대게 上海, 항조우(杭州), 쑤조우(苏州) 중국 여행 패키지로 올 때의 코스와 거의 흡사했다. (이거 최저가로 3박 4일 299,000원까지 본 것 같은디.-_-;) 오전의 苏州 일정을 마치고 오후 늦게 上海의 주택가에 도착을 해서 조선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간만에 한식(韩食)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바로 숙사에 들려 여장을 풀었다. 불고기 약간에 된장찌개 정도였는데... 일행들은 무슨 걸신이 든 것도 아니고, 정말 잘 먹었더랫다. 물론 나 역시도 꽤나 허기가 졌었고, 근 한달만에 먹은 한국 음식이다보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조선족이 만든 한국음식) 밥이 술술 넘어가더라고. 배도 잘 채웠겠다... 비는 왔지만, 그래도 저녁 일정이 없이 숙사로 돌아가 휴식만 취하면 됐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중국 단체비자는 A4용지다. 이건 복사본.

예약된 내가 보관하고 있던 단체비자가 아니 보이는 것이다. 사실 이번 중국행에서 내가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끌고다니고, 인원파악하고, 그리고 단체 비행기 티켓과 비자만 보관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헐... 30일 中에 27일동안 아무탈없이 지내왔건만, 우째... 막판에 이런 일이 생긴다더냐. 트렁크와 가방을 아무리 뒤져봐도 나오지 않았다. "어디 갔지? 어디 갔지?" 그러는 동안에 땀은 뒤범벅이 되어버렸고, 정말 간만에 소위 살 떨리는 난간에 부딫힌 것이다.

비자의 중요성이야, 중국생활하면서 익히 알고있던 터이고, 사실 A4 용지 꼴랑 두장짜리라, 그냥 비행기 티켓과 같이 보관을 하고 있었는데 아니 보이다니.-_-+ 우찌되었든지 간에 운좋게도 미리 단체비자 복사본을 챙겨놨었기에 숙소 수속은 마쳤지만, 이 넘의 비자가 없으면 3일 뒤 귀국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南京과 无锡에 연락을 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결국 해외에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문제가 발생하면 도와준다는 상해 영사관 콜센터에도 연락을 했다. 중국에 있을 때, 행여나 싶어 한국 핸드폰에 로밍을 걸어놨었는데, 종종 영사관 콜센터 알림 문자가 날라왔었고, 또... 예전에 南京에서 상해 영사관의 교육영사님을 만났을 때에도 콘센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셨던 것이 떠올라 '그래, 이럴 때야말로 우리나라 국가기관에 도움을 요청해보자',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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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海 출입국 관리소 홈페이지. (http://218.242.152.134:9080/eemis_tydic/)

사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재외공관에 대해 그리 믿음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4년이상 중국생활을 하면서도 개인적인 일이 발생을 하더라도, 스스로 해결하거나, 혹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았지, 영사관까지 도움을 요청할 껀덕지가 없었고, 종종 주위 사람들이 일이 당하게 되면, 항상 한발 늦게 관심만(!) 가져주는게 내가 알고있던 한국의 해외 관공서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TV에서 얼마나 많이 두드렸는가... 몽고쪽, 중국쪽... 흠흠. 근데, 이번 비자 문제야 말로, 국가기관외에는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었던 것이다.

운좋게도 야간 비상연락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 통화를 성공했고, 자초지종을 얘기하자, 한국 영사관에서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_-; 그렇다, 해외에서 비자관련 문제가 생길 때, 한국 대사관 혹은 영사관에서는 아무것도 해주는 것이 없다. 한국에 제시간에 들어가고 못들어가는 것도 우리 문제이고, 중국에서 비자 관련 업무때 내는 수수료 역시 본인 스스로가 책임져야 한다. 무슨 일이 발생하더라도,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상당히 한정적이다. 해외에서의 사고는 아니 일어나는 것이 최고이고, 예방이 최선인 셈. 우짜등가 나는 요 몇년간... 가장 살덜리는 일을 당한 것이고, 우짜등가 나름 해결방법을 문의했는데, 중국의 여행사에 일단 연락을 해서, 그쪽을 통해 해결하라, 라는 것이 당시 비상연락을 통해 들은 해결방안이었다.

上海 출입국 관리국의 연락처.

일단,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이랬다. 여행사를 통해 먼저 서류접수를 하고, 그쪽에서 내주는 특수공문을 중국의 출입국사무소에 제출을 하고 비자 재발급을 받으라는 것. 그때가 금요일 저녁이었으니... 일단 다음날은 토요일이라 약간의 희망은 있었다. 중국의 관공서는 토요일 오전근무를 하며, 은행같으 경우엔 일요일이나 공휴일도 한다. 일단 상해 여행을 책임지던 여행사 가이드 아저씨에게 연락을 했는데, 이 아저씨는 또 여행사에 소속된게 아니라, 여행사를 통해 가이드를 하는거라며 일단 책임회피를 한다. (아무리 조선족이지만, 이런 태도 자체가 중국인의 모습이 아닐까. 아직도 그때의 말투를 두렷히 기억하고 있다. "그거 잃어버려서 어떻해요?" -_-;;;) 그나마 그쪽 여행사의 연락처를 받았고, 급하게나마 여행사 여직원과 통화를 했는데, 단체비자 재발급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 한다. 한번도 이런 일을 당해본 적이 없다는-_- 그래서 내가 영사관쪽에서 들은 얘기를 하니까, 일단 내일 해결을 해보잖다. 일단은 먼저 출입국 사무소에 가서 알아보자고... -_-

방금 알았는데, 홈피에서 일단 미리 전자상으로 신청을 할 수 있는가보다.

중국내에서 비자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비자기간이 지났다거나 혹은 분실했을 때는 가장 먼저 중국의 출입국 사무소를 찾아야 한다. 대한민국 대사관, 영사관의 일반 여행객이나 유학생들에게의 서류업무는 단지(!) 여권기간 연장, 재발급뿐이다. 내가 걱정했던 것은 여행사측의 특수공문이었는데, 浦东에 위치한 출입국 사무소에 갔다가, 또 언제 여행사에서 공문을 만들고 제출을 할 것인가였는데, 여행사 여직원은 일단 무턱대고 사무소부터 찾아가자고 했으니...... -_- 이러쿵저러쿵할 여유가 없었다. 일단은 일행들의 여권과 나름대로의 핑계를 만들어 금전을 확보했다. 출입국 사무소의 홈피에는 1인당 200元 정도의 재발급 수수료가 있었으니... 30명이면 돈이 얼마냐.-_-+ 또한 한달전 일행들에게 나눠줬던 단체비자의 카피본도 행여나 싶어 챙겨놨다. 겸사 한국쪽 사이트에서 중국내 단체비자 분실에 관한 글들을 읽어봤는데, 와... 정말 장난 아니었다. 몇일을 귀국도 못하고 머물렀던 단체여행객도 있었는데, 다시 생각하니 우리 일행이 하루에 드는 숙식비 계산만 해도 머리가 아파오는거다.-_- 우헐헐~


그리곤 다시 방으로 돌아가 행여나, 전에 있었던 无锡에 연락을 해서 다시 한번 확인을 부탁했다. 내가 쓰던 방, 그리고 숙소 사무실... 또 날이 밝으면 꼭 사무실 经理와 다시 얘기를 하고, 행여나 학교측 사무실도 확인을 해보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빼놓은 일이 없었고, 만약 빼놓았다면 분명 학교측에서 요구를 했을테니까. 일단 그렇게 해놓고 가슴 콩닥콩닥 하면서 억지로 잠을 청했다. '내일은 지옥이겠구나...' 라는 불안을 느끼며.

날이 밝았고, 浦东으로 갈 준비를 했다. 가급적이면 上海에선 택시를 이용하지 않던 나였지만, (어지간한 길을 대중교통 수단으로도 갈 수 있응께.) 이날은 일단 시간이 문제였다. 택시를 탔고 浦东으로 향했다. 여행사 여직원에게 연락이 왔고, 출입국 사무소 앞에서 만나자고 한다. 햐... 살면서 이렇게 살 떨린 적이 있었던가. 나 하나 귀국 못하는거야 일도 아니지만, 3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모두 나로 인해서 귀국을 못한다고 생각을 하니 자책감에, 죄책감에... 군대 쫄따구때 이후로 껀수다운 껀수는 친 적이 없었는디.-_-;;; 택시비가 올라간다... 기본요금 11元에서 30元... 50元... 80元...이 되도 아직 浦东은 멀었다. 오늘 택시비도 장난 아니게 깨지겠구만. 그러다 걸려온 전화 한통, (당시 나는 중국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일행 中 두명에게 중국 핸드폰을 빌렸었다.) "행님, 찾았습니다!" -_-;;; 내 귀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뭐라꼬?", "행님! 찾았습니다.!" 그랬다, 이 넘의 돈도 안되는, 망구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은 A4 종이쪼가리 두장은 江苏省 无锡에 있었던 것이다.-_-+

세상에 그날 도착하고 디카를 꺼집어낸 시간이 오전 12시 이후더라.-_-;

뭐... 그랬다.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 山东 烟台에서 20여시간을 기차로 江苏 无锡까지 이동을 하여 다음날 아침 일찍 도착하였고, 그때 마중나왔던 선생이 숙소의 방배정을 끝내고, 나에게 단체비자의 원본을 받아갔었다. 장시간의 기차여행과, 또 그날 비도 왔었고, 일행들의 방배정, 그리고 또 바로 몇시간 뒤에 이어진 일정 때문에, 그 날 단체비자를 건냈다는 것을 싹스리 잊고 있었던 것이다. ㅄ -_-;;; 无锡를 떠나기 전 다시 한번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그것도 확인할 새가 없이 바로 넘어왔으니... 게다가 그 비자를 보관했던 선생은 우리가 无锡 생활을 시작하고 몇일 후, 南京으로 출장을 가서 우리가 无锡를 떠나기 전에도 돌아오지 않았었다.-_- (그럼 인수인계라도 해주고 가야하는게 아닌가.-_-+) 그래, 그렇게 30명의 합법적인 중국 체류 서류가 책상 서랍안에서 2주일이나 있었다.-_-;;; 암튼, 식겁했다. 학교측을 원망할 수도 없었고, 나 스스로 자책할 틈도 없이, 그저 찾았다! 라는 기쁨과 희열에, 택시를 돌려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날 오전 일행들의 오전 일정은 원래 홍커우(虹口)공원에 있는 윤봉길 의사 사당에 가는 것이었는데, 내가 가이드에게 거기 말고 그냥 노신(鲁迅)박물관으로 가자고 건의를 했었다. 뭐, 이유야... 이 포스트를 보면 알 수 있고. 虹口公园까지 가기에는 거리가 좀 멀었고, 다음 일정을 물어봤더니 상해 대한민국 입시정부 유적지를 간다고 한다. 아, 잘됐다. 그래서 택시를 와이탄(外滩)으로 돌렸는데, 이미 택시비는 140元을 넘어섰고... -_-+ 우짜등가 잘 해결되었다. 비자도 무사히 제때 받았고, 우리는 일정대로 7월 23일에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귀국을 했다. 따로 든 비용이라 해봤자 택시비 160元 정도. (햐... 이 정도면 上海에서 한국 통닭에 맥주가 몇병인디... -_-+)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사고라는 것이, 사건이라는 것이... 본인이 예상하거나 심지어 원할 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신나게 웃고 즐기다가 뒷통수 맞는다, 라는 느낌을 받는 것이 사건사고인 것 같다. 나 하나, 혹은 여유가 있다면 나외의 두세명 정도는 중국에서 책임을 진 적이 있는데, 두세사람 정도가 아니라 30명 가까운 인원에 대한 이런 황당무게한 일을 막상 실제 당하고 나니, 당시엔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게다가 해결을 위해 중국사람을 상대해야 하고... 것도 중국 관공서의 사람을 상대해야 한다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을테다. (사실 재발급이 늦어지면 무릎이라도 꿇고 빌 생각까지 했었다.-_-;;;)

뭐, 이후지만... 이런 생각도 해봤다. 만약 그때 비자를 결국 찾지 못하고, 출입국 사무소에서 비자 재발급을 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사실 생각만해도 치가 떨리는 일이지만, 제때, 그리고 제대로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일단 출입국 관리국에서 해야하는 일은 분실신고 서류작성이다. 언제, 어떻게, 어디서 등등의 사유를 중문으로 작성해서 제출을 하고, 재발급 신청을 해야한다. 물론 재발급 비용은 두당 RMB 200元 정도. 개개인의 여권도 필요한지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신청시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자, 그럼 끝난 것일까? 아니다. 문제는 '시간'이다. 중국 관공서라는 곳이 시간을 그렇게 정해놓고 업무의 결과를 돌려주지 않는다, 라는 것은 나 역시도 이미 종종 겪었었다. 이건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다. 왜 한 국가의 관공서에서 신청한 것에 대한 서류의 발급에 대한 정확한 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느냐, 라고 해도 할 수 없다. 그게 중국이다. 3일 뒤에 오라? 그래놓고 3일 뒤에 가면 무슨무슨 핑계를 대며 내일오라, 모레오라... 하는 것이 중국이다. 정말 시간이 급하다? 그럼 자기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해당 부문에서 끗발있거나, 혹은 끗발있는 사람을 알고 있는 중국인을 찾아야 한다. 이게 소위 꽌씨(关系)라는 것이다.

가급적 중국에서 사고를 당하더라도, 돈문제는 그나마 낫은 편이다. 신변의 위협 혹은 시간문제, 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를 당하면 정말 알짤없는 것이므로, 사건사고는 예방이 최선이며, 아니 당하는 것이 최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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