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南 京

추억의 중국 단골집, 난징(南京)의 'No 8 Cafe'.

우리팬 2007. 12. 21. 06:02
반응형

밖에서보면 참 우리한지만, 안에는 아기자기하며, 특히 저녁에는 이런저런 조명으로 Cafe 처럼 보인다.-_-;

타지 어디에서 생활을 하던 장시간을 있다보면 자주 가게 되는 '단골집'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 가게가 없어지든, 내가 그 곳을 떠나든 시간이 지나면 이런저런 생각이나 추억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 곳에서 밥을 먹든, 술을 먹든 혹은 그 곳에서 남자를 만나든, 여자를 만나든, 그 당시 나의 행적이며, 내가 시간을 직접 채워놓은 부분이기에 그 배경이나 소재가 되는 단골집은 언제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밖에 없다. 내가 지나간 행적은 기억이라고 부르지만, 그 기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추억이 된다.

캬, 저기서 보온병과 세수대야만 없으면 괜찮겠구만.-_-;

내가 나름 1년을 넘게 출퇴근(?) 했던 곳의 이름은 'No 8 Cafe' 였고, 그냥 편하게 부르기 쉽게 '넘버팔'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정확하게 처음 찾아갔을 때는 2005년 점심때였으며, 위치는 南京大学 鼓楼 캠퍼스 부근에 있는 青岛路에 있었다. 처음에 가게된 계기는, 아무래도 학교 근처였던지라 오전 수업을 마친 후 붕어언니야의 손에 이끌려 가게되었는데, 중식을 주로 먹던 생활에서, 점심때의 색다른 메뉴가 맘에 들었고, 또, 당시 商务套餐(런치메뉴)의 가격도 질에 비해 괜찮은 편이었을 뿐만 아니라,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젊은 주인 내외의 친절함이었다.

가게 밖에 내세놓은 메뉴가격.

런치메뉴가 생각외로 착하다.

간단하게 먹었던 런치는 일반 중식과 다를 바가 없다. 덮밥류나 혹은 볶음밥... 그리고 돌솥밥이 있었고, 가장 비싼 것은 대만식 돌솥밥이었다. 대만식 덮밥... 첫날 먹어봤던 것은 일단 가장 밑의 메뉴, 台式煲仔饭이었고, 또 하나는 港式排骨饭(홍콩식 돈까스)였는데, 이래저래 먹을만했다. 대만이나 홍콩이나 중화권인지라 맛이 느끼할 것 같기도 하지만, 되려 분식집 돈까스나, 덮밥 맛이 나더라고. 다만 재료 때문에. ^^
 

台式煲仔饭.

港式排骨饭.

식사를 마치고나면 나왔던 디저트. 왜 성조기일까?-_-+

사실 이 곳에서 런치를 먹은 것은 몇번되지 않는다. 2학기째부터는 거의 오후 수업을 들었던지라, 그냥 집 근처의 牛肉面을 먹든, 盒饭으로 점심을 떼워서였는데, 그러다보니 이 곳은 자연스레 저녁 겸 음주의 장소로 애용되기도 했다. 참 자주 갔던 것 같다. 이런 분위기의, 그러니까 당시 근처엔 한국 호프집 실내 분위기를 가진 주점이 드물었는데, 이 곳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일단 이런저런 안주류들이 거의 다 양식이었던지라,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저렴했으니. 아, 저녁으로는 피자를 가장 많이 먹었던 것 같다. 아기자기한 까페였지만, 음식맛도 괜찮았고, 위생면에서도 별 문제는 없었다. (맥주를 직접 가지러 간다고 주방엘 허벌나게 드나들었으니... -_-v)

맥주가 대게 5元~8元 정도했었다. 나중에는 저렴한 맥주 3명을 마시면 한병을 그냥 끼워주곤 했는데, 나름 중국 맥주에 대한 기호가 비쌌던지라, 항상 8元짜리를... -_- 값싼 중국 맥주는 숙취가 장난이 아닌 것을 내 몸으로 직접 임상실험을 한 바도 있다. 일단 상점에서 3元에 파는 모든 중국 맥주는 정말 '즐'이다.-_-+

이게 28元 했던가...?

어지간히 단골이 되고나선 이 집에 있는 이런저런 메뉴들을 거의 다 시켜먹었다. 위에 런치 메뉴에도 보면 대만식, 홍콩식, 인도식, 러시아식... 별에 별 외국식의 이름을 다 붙여놨는데, 이탈리아식 피자는 물론, 위의 사진과 같이 맥시코 타코도 팔았었다. 이거 중국서 처음으로 먹어봤는데, (글고보니 중국에서만 먹어봤군.-_-+) 맥주와 같이 끼니를 떼우니 딱 좋더니만.

저녁에 테이블에 올려주는 촛불.

대강-_- 찍은 실내 벽-_-+

내부 사진을 제대로 찍은게 별로 없어서-_- 자세히는 올리진 못하겠는데, 내부는 테이블은 더욱 아담하고 저녁에는 촛불까지 켜줬었다. 그리고 벽면에는 이런저런 자연풍경의 사진들이 액자로 걸려있었는데, 이 집 사장이 산악 자전거 매니아로, 新疆까지 타고 가서 직접 찍은 사진도 있더라고. 햐, 지금 생각해보니 중국 음식점에서 이집 사장 부부처럼 친절한 사람들도 못 봤던 것 같다. 아무래도 중국 사람들은 새벽 12시 넘어서까지는 술장사를 하기를 꺼려하는데 반면, (이 집은 점심때부터 장사를 하니께) 한국인들은 일단 시작하면 2,3시는 되어야 파했기 때문에, 언제나 이 집에 우리가 오든, 혹은 박사생 형들이 오든... 주인 부부는 피곤한 와중에도 웃으면서 친절하게 우리를 대해준게 가장 기억이 많이 난다.

음식나오기 기다리며 찍은 물잔-_-+

저녁 메뉴 기본 세팅.

06년에 중국 전체가 '조류독감' 때문에 난리도 아니엇다. 우리도 이 집에 가면 가급적 닭고기 메뉴 주문을 꺼렸는데, 그때쯤이었던가... 갑자기 영업을 하지 않게 되었고, 한두어달 지나니... 粉丝汤 가게로 바뀌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사장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듣기로, '집세' 때문에 꽤나 머리를 아파했는데, 수지도 안 맞고 해서 다른 곳으로 옮긴 것 같다. 없어지기 전에는 잘 가지 않았는데... 이 사람은 어딜 가든 음식 장사는 정말 잘 할 것 같더라고.

우짜등가, 참 기억이 많이 남는 곳이다. 물로 이 곳 말고도 단골집이 몇개 더 있지만서도, 이 집도 그렇지만, 사진이 그리 남아있질 않구마이. 대게 특이한 곳을 가든지, 혹은 먼 곳에 가면 식당가서 디카를 꺼내들곤 했는데, 일상샐활 中에 찍은 사진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이 가게에서 찍은 사진 中에 가장 많은 것은 술 한잔한 殷군의 모습뿐.-_-;;;

햐, 그립네... 이 집.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