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南 京

남대생이었다면 그리울 그 매점.

우리팬 2009. 4. 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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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대에서 유학中인 바로님의 중국의 북경대쪽 명물 매점에 관한 포스팅을 보고, 불쑥 장난기(?)가 발동... 나도 패러디(?) 포스팅을 하나 올려보고자 한다. 나 역시도 가본지가 1년이 넘었지만서도 (작년에 난징에 잠시 들렸을 때도 여전하더니만) 어지간하면 주변이나 건물 자체의 재개발이 없다면 그다지 모습은 변하지 않을 듯 싶다. 참, 남개대쪽 출신이나 관련된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나, 북경대(북대)와 맞물리기에 내가 여기서 말하는 '남대'는 장쑤성(江苏省) 난징(南京)에 위치에 난징대학(南京大学)를 일컫는다.

대낮이지만 매점 앞에서 맥주 한잔 가볍게 푸는 얘들도 있다.

남경대학에는 시내와 시외에 있는 두 캠퍼스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 매점은 본과든 석박사든... 장단기 유학생에 관계없이 다들 몇번씩은 지나쳐야 하는 곳이었다. 남경의 上海路에 위치한 서원(西苑)이라는 곳인데, 이 곳은 유학생 사무실까지 합께 있는 남경대학의 대표적인 유학생 기숙사이다. 그래서인지 그 바로 앞에 있는 이 매점(小卖部)은 유학생이라면 들릴 수 밖에 없는 최적의 장소에 위치해 있다. 두 매점이 같이 있지만, 오른족에 있는 곳은 거의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 이유인즉, 왼쪽 兴旺烟酒店이라는 곳의 장사수완이 훨씬 낫기 때문에. 단지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니라, 이 집의 두 아줌마는 애살있게 중국어가 서툰 유학생들을 대해주며, 딸처럼 보이는 처자 역시, 물건을 팔며 이런저런 유학생들과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가게 이름에 맞게, 술과 담배는 항시 대기중이며, 라면이나 빵과 같은 부식과 음료들, 그리고 전화기가 설치되어 있어 국제전화카드를 이용해 고국으로 전화하는 유학생들 수가 적지 않았다. 몇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많은 남경대학의 유학생들은 이 매점을 줄기차게 드나들고 있을터이고.

오른쪽 아랫부분에 너구리도 있네.-_-+

유학생 상대기에 역시 中南海가 제일 많다.

명불허전 烟酒店.

이 곳을 지나면 음료수나 생수 구입은 우째 필수인 듯.

외국에서, 그것도 상당히 낯선 중국에서, 애살있게 말을 받아주는 이들은... -설령 생계를 위해 물건을 파는 가게를 운영한다 할지라도- 남경대학을 나온 유학생이라면 쉽게 잊어버리진 않을 것이다.

나 역시로 개인적으로 당시 타지방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던 내가, 남경대학에서 열리는 HSK를 치기 위해 이 곳 西苑에 묵게 되었을 때 이 곳을 처음 이용했었고, 이후 남경에 올라와서도 西苑에 상주하지 않더라도 지나다니면서 자주 애용하기도 했다. 뭐, 대게 담배 아니면 雅哈라는 커피였고. 내 기억에는 이 곳은 행여 中南海라는 담배가 떨어지게 되면 여타 일반가게에서처럼 "没有!"라는 말대신 먼저 "不好意思"라는 말을 먼저할 때가 더러 있었다. (그만큼 흡연 유학생들에게 中南海 존재가 어떤지 제대로 알고 있었을꺼지만)

매년 겨울이면 당시 내가 살고 있던 집의 "전기" 문제가 정말 속을 썩혔던 적이 있었는데,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전에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려고 西苑 기숙사의 관리인 아저씨까지 찾았고, 별다른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이 가게에 들려 주인 아줌마에게 신세한탄을 한적이 있었다.-_-; 나 혼자면 어떻게 집에 전기가 안 들어와 어두워도, 추워도 그냥 자버렸겠지만, 그날은 마침 상하이(上海)에서 동생이 올라와 있던터라,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것도 밤 11시가 넘어서 말이다.-_-; 이래저래 담배 한대 피면서 솰라솰라 주인 아줌마와 얘기를 하던 中, 자기네도 전기 문제 생기면... 절대 전기회사나 수리공이 밤에는 와서 고쳐주지 않는다는 말을 하며, 임시방편을 알려주었었다. 두꺼비집 안의 휴즈가 끊어진 문제였는데, (당시 여비 휴즈가 없었고, 구입하기도 거의 불가능했었다.) 구리로 된 덩어리를 주더니 이걸 연결해서 써봐란다.-_-+ 할 수 없이 나는 이 구리를 들고 그냥 바로 연결하기에는 무서워서, 끊어진 빈 휴즈 유리공간 안에 집어넣고 시도를 해봤는데, 우째 해결을 본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데, 그때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면... 지금 이딴 포스팅하는 것 또한 불가능 했을 듯.-_-;  찌라시 인터넷 신문에, '중국 난징의 구식 아파트에서 유학생 전기 손대다가 뒈져'라는 기사가 떴을지도 모르지비.-_-;

하여간... 이 가게, 보기에는 꾸리꾸리하지만, 정말 짭짭한 수입을 거두었고, 또 지금도 거두고 있을 듯.


예전에 외주(外主)를 할 적에 이런저런 일들이 많았는데, 이 포스트를 작성한답시고 훑어보니 나름 생쑈했던 일도 있었구나. 참... 그때는 정말 필사적이었는디. ㅋ

2007/02/17 - 집에 쥐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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