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포항행 관련 포스트
2009/11/10 - 부산에서 포항 호미곶 가는 길.
2009/11/14 - 대보면 ’호미곶 광장’을 가다.
2009/11/25 - 구룡포, 구룡포 시장을 가다.
점심을 마치고 막상 차를 몰아 다음 코스인 '장기읍성'으로 갈려고 하자, 왠지~ '여기까지 온게 어디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쉽게 올 수 있는 곳도 아닐 뿐더러, 좀 더 어촌? 항구 정취를 느끼고 싶었다지비. 배도 좀 꺼줄겸.-_-; 근데, 문제는 어지간한 시장통, 도로변은 도보로 다 돌아다녔기에, 더이상 갈만한 곳이 없더군. 그래서 결정한 것이 골목길로 가자, 였다.동네 골목길을 돌아다니면서 그 무슨 일본식 주택 남아있는 것도 좀 보고, 뭐 나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골목길'을 구경하기로 마음 먹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구룡포항 안쪽 동네를 구석구석 탐방하기 시작.
골목 안으로 들어가다가, 다음 길가가 나오는 길에서 딱 눈에 띈 주택이 있었으니... 바로 여기.
이게 일본식 주택인가? 분명 익숙한 모양의 집은 아니다. 볕은 장난 아니게 잘 들어오겠구마이. 그냥 있다, 정도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하지 못하겠더라고. 고로, 예전에 내가 봤던 구룡포항의 일본 가옥거리에 관한 포스트를 다시 찾아봤지비.
근데 이런 볕이 잘드는 2층집의 경우... 나도 무지 어렸을 적 봤던 기억이 있는 것 같다. 부산에도 '왜관'이라는 곳이 있기도 하고, 또 내가 어렸을 적 잠시 살았던 충무동이나 부평동쪽에 이런 모양새(뭐, 완전히 같지는 않겠지만)의 집들은 봤던 기억이 어슴프레 나더라고.
뭐, 굳이 이 일본인 가옥거리라는 곳을 찾을려는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그냥 살포시 지나쳤다. 나의 목적지는 산정상! 쪽팔리지만 엄밀히 말하면 언덕배기.-_-+ ㄱㄱㅆ.
더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기 시작했을 때, 바로 이 건물이 나왔다. 열심히 일하재... -_- 아, 글고보니 얼른 부산으로 돌아가 처리해야 할 일들이 생각이 났다.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지비. 고로, 여기까지만 보고, 다시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 올라가 구룡포항을 한 눈에 보고 싶었지만, 언덕이 그다지 높지가 않아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일반 똑딱이 디카다보니, 남들이 찍어내는 폼나는 설정 사진도 찍기가 힘들더니만.-_-;
사실 어느 초행길에서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는 것만큼 지겨운 일도 없다. 이미 어느 정도의 마음가짐을 가지고 길을 나서는지라 그 당시의 집중력에 반해, 같은 길을 돌아가는 길은 심적으로는 멀고도 험하다. 생각은 이렇게 들지만서도, 당시엔 뭐, 그냥 얼른 돌아가자... 하는 마음밖에 없지비.
대강 내리막길이 끝나고, 다시 좁은 동네 도로변으로 나왔다.
소시적부터 나는 비디오 대여점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어릴 적 아부지로부터 가장 많이 했던 심부름도 바로 비디오 대여점을 오고가는 일이었으며, 나중에 어느 정도 내가 비디오 대여비를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서부터도 줄기차게 드나들었다. 심지어 대학에 들어가고나서도 제일 처음 했던 알바 역시 동네 비디오 대여점을 보는 일이었으니.-_-; (자취 당시 가장 먼저 단골로 잡은 곳이 슈퍼, 미장원... 그리고 비디오 대여점.-_-;) 매일... 했던 것은 아니고 일요일 하루종일 보는걸로 했었는데, 그렇게해서 한달에 네번 받은 돈으로 줄기자체 서울에 올라갔었다. (당시 활동했던 동호회가 한달에 한번꼴은 모임이 있었으니께.)
이 곳을 지나치는데 딱 예전에 비디오 가게를 했던 곳이라 추정되는 곳이 있더라고. 지금은 이래저래 재고품 팔고 남은 것들이 쌓여져 있지만, 이 곳도 한때는 사람들이 아침, 저녁으로 드나들던 비됴방이 아니었겠는가. 인터넷이 보편화 되고, 또 DVD라는 새로운 넘이 나타나면서 이제 '비디오 테입'이라는 물건은 자리만 많이 차지하는 넘으로 전락해 버렸으니. (사실 집에도 어느 정도 비디오 테입이 쌓여져 있는데, 정말 처치 곤란이다. 버릴려니 아깝고, 잘 보지도 않게 되고.) 씁쓸한 마음에 살포시 사진을 찍던 찰나, 뒤에서 왠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서 한마디 던지신다. "ありがとう~". -_-;;;
아마, 나를 일본인 관광객으로 오해를 하신 모양인데, 뭐 이러쿵 저러쿵 말하기도 뭐해서 그냥 살포시 웃으면서 목례를 했다. 앞모습을 보시더니 대뜸 "그런 사진은 찍어서 뭐할라꼬~" 하신다. 아, 앞모습을 보고는 한국사람으로 인정해 주셨구나. "감솨함다."ㅠㅠ 돌이켜보면 중국에 있는 동안은 일본인으로 오해받은 일이 많았고, 일본에 있는 동안은 또 중국인으로 오해받았던 일이 적지 않았다.-_-+ 이거이, 예전에는 그냥 재밌다고 그냥 넘어가곤 했는데, 은근 신경 쓰이는 일이다. 생김새의 문제 뿐만 아니라, 해다니는 모양새의 문제 역시 가볍게 볼 수 없을터인디... (그나마 야구모자 하나 쓰고 다니면 한국인으로 취급받는 경우가 많다.)
자, 이제 마무리하기로 하고... 다시 구룡포 시장쪽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역시나 했던 짓거리, 가게 간판 찍기.-_-v
구룡포 시장 부근으로 해서 다시 주차를 시켰던 구룡포항 선착장 쪽으로 향했다.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얼른 장기읍성에 들렸다가 부산으로 향하면 해 떨어지기 전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돌아가는 길은... 감히(!) 고속도로를 과감히 포기하고, 국도로 한번 가볼려고 마음 먹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서둘러 구룡포를 뜨기로 했다.
언제 다시 오게될 지는 모르겠지만, 구룡포여~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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