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경 남

고급 중화요리 레스토랑에서 먹어본 중국음식.

우리팬 2007. 9. 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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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를 맞이하야, 겸사 매제의 생일을 기념하야... 해운대에 있는 고급 중화요리 레스토랑을 찾았다. 그래도 중국생활이 4년이 넘었고, 그 4년이란 시간동안 별에 별 중국의 저급, 중급, 상급의 식당들을 두루 다녔던지라, 이상하게도 한국에서의 이런 레스토랑은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또한 아니 간지도 꽤나 되었었는데, 그래도... 겸사~ 간 이 중국 레스토랑에서의 메뉴판을 보고 화들짝 놀랠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고급축에 드는 한국의 중국 레스토랑은 두세번 간 것이 고작이다. 이전 HiTEL의 중국학 동호회에서 연말 송년회를 할 때 서울의 남산타워 밑에 있는 어느 호텔의 중식 레스토랑에서 일명 테이블당 30만원짜리 코스 요리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별로 먹은 것도 없이 이런저런 요리가 나오길래... 그냥 그려러니 하고 꾸역꾸역 먹었었다. 그게 무려 테이블당 30만원짜리였다니.-_-+

이후엔 부산의 초량외국인 거리(옛 화교촌)에 있는 유명 중식 레스토랑엘 가서 중국에서 그 흔하디 흔하다는 宫保鸡丁(그곳의 메뉴판엔 '공보계정'이라 적혀 있었다.)을 시켜먹었는데, 가격이 무려 22,000원. 양은 물론  맛에서도 중국의 RMB 10元짜리만 못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이후론 기회가 있어도 가급적 고급 중식 레스토랑에 가는 것을 꺼려했고, 역시 한식은 한국에서, 중식은 중국에서, 일식은 일본에서... 라는 사고방식이 뇌리에 콱!  잡혀있었건만, 엊그제 본의 아니게 이 곳을 찾게된 것이다.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요리는 이미 주문이 되어있었고, 얼마나 배가고프던지, 요리를 디카에 담지는 못했다.-_-; 단지, 메뉴판 구경을 하면서 그 레스토랑의 메뉴와 가격을 보면서 소스라치게 놀랐으니... -_-;;;


물론 재료비나 인건비를 따져보면 중국보다야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지사이나, 중국에서 이런저런 요리들을 먹어본 나로써는 그 무지막지한 가격이 살을이 떨리게 하더니만.-_-+ 그리고 누가 해석을 해놓은진 모르겠으나, 한국식 번역도 상당히 재밌었다. 뭐,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대표적 Chinese Food인 宫保鸡丁은 Kongpao Chicken으로 불리고 있다. 이 宫保鸡丁에 대한 어원은 이전에 포스팅한 바도 있는데, 굳이 영어식 해석을 한국어로 옮길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다. 아님 아예 이 요리의 가장 큰 특징인 '매운'까지 붙이시든지. 사실 이 요리는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그냥 노점에서 사다먹을 수 있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요리인데, 한국에선 우째 탕수육보다 더 비싸고, 약도 적다냐.-_-;


주류에 있어선 더욱 재미있었다. 어느 것은 한자발음 그대로 따왔었고, 또 어느 것은 중국어 발음을 따와서 붙였다. 이름이야 어떻게 하든지 간에, 역시나 '가격'문제가... -_-; 요즘은 중국인들도 가장 신뢰를 가지고 마신다는 五粮液 같은 경우에.... 180,000원이라는 고가로 받던데, 사실 이거 중국 마트 가서 사면 340元~400元이면 마신다. (이 五粮液 같은 경우에도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1000元이 넘는 선물용도 있다.) 뭐, 그렇다 치더라도... 얼마전 烟台를 다녀왔기 때문에... 행여나 싶어 烟台古粮을 시켜봤는데... 어랏, 이거 烟台의 마트에서 본거네.-_-; 가격은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분명 20元도 하지 않을 것. 그래도 한국 시중에선 팔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려러니 했지만, 한국 마트에서 1000元도 안 하는 125mm 二锅头를 5,000원에 판다는건 좀 그렇더라고. 이거 일반 중국집에 가도 2,500원~3,000元이면 마신다.


이래저래 가격 따진다면 뭘 먹고, 마실 수 있겠는가마는... 한국화 된 중화요리들을 먹을 수 있어 기분은 좋았다. 게다가 테이블엔 김치까지 올려놓은 센스.-_-;

앞으로 이런 곳에 갈 일이 있을까나. 아마, 내 돈주고는.... 갈 일이 없을 듯.

중국 白酒는 가급적 높은 도수를 마시는게 낫다. 이거 먹고 꽤나 혼났음.-_-;

중국집의 도수 높은 술을 '빼갈'이라고 흔히 부르는데... 대강 내맘대로 추리에 의하면, 白酒를 白干이라고도 하는데, '빠이깐'이란 단어의 광동어식 발음이 변해서 된게 아닌가... 싶다. 그냥 '백주(白酒)'라고 하는게 낫다.


정말 잘 먹었는데... '양' 때문인지, 나중에 배고파 꽤나 힘들었다.-_-+ 한국의 중화요리 레스토랑에서 정말 중국식으로 먹는건 금전적으로 힘든 일인 것 같다. 대게 1인당 한요리씩, 그리고 +2 정도로 요리 주문을 하는데, 몇개 시키지 않았는대도 10만원은 금새 넘어가더라고.-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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