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경 남

안주 만빵으로 주던 집, 경성대 '람세스'

우리팬 2007. 10. 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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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년부터일터이다. 중국 유학생활을 하면서 매년 여름마다 한국에 3주에서 4주 정도를 머물곤 했는데, 아무래도 예전에 빨빨거리며 놀던 곳이 편하다고, 친구들과 만나면 경성대 앞을 가곤 했다. (이 동네는 고딩때부터 줄기차게 돌아다녔으니... -_-;) 해를 거듭할수록 이 동네는 세련된(?) 번화가로 탈바꿈하였지만, 나와 친구들이 찾은 주점이나 호프집은 몇개 되지도 않는다. 그만큼, 보수적인 남정네들끼리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일터.-_-; 가장 자주(?) 갔던 곳이 (그래봤자 열번도 채 되지 않겠지만.) 바로 '람세스'라는 호프인데, 분위기는 생맥집이나, 여느 대학가의 주점들처럼 소주도 메뉴에 포함되어 있었다. 위치가 꽤나 애매한 곳에 있어, 장사가 잘 될때는 무진장 잘되고, 안되면 너무 안되는... 그런 곳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사실 이 집을 굳이 택하게 된 것은 별 이유가 없다.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마무리를 하고 귀가를 할려고 했고, 배부른 안주보다는 쥐포나 오징어와 같은 간단한 안주거리를 찾다보니 이 곳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게 벌써 5년이 다되어 간다. 다만, 매년 찾아갈 때마다 메뉴가 대변신을 하였고, 또 내부 인테리어 조명 역시 조금씩 바뀐 것으로 볼 때, 사장은 몇번 바뀐 것 같았다. 처음 갔을 때는 이런저런 호프 안주들이 4000원부터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또 언젠가는 만원대의 세트 안주들, 그러나 양은 무진장 많은 구성으로 되어 있었다.

작년엔 갔었나...? 라고 생각할 때쯤 우리는 이 집으로 3차를 갔었고, (1차 광안리에서 회, 2차 그 유명한 경대 '마루'에서 고갈비, 드뎌 3차... 막차!) 그럭저럭 익숙한 분위기였던지라 맘놓고 들어갈려고 했는데, 왠걸... "창가쪽이 조용하고 좋습니다."라는 말을 들은 우리는, 순간 '아,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_-+ 암튼, 자리를 잡아 앉았는데, 가장 싼 안주가 11,900원짜리다. 어랏? 이걸 바라고 온 것은 아닌데... 뭐, 저녁부터 배터지게 먹었겠다... 싶었어 안주 하나에 1700cc 하나만 시켰는데... 갑자기 피자가 한판 나오는거다.-_-+ 피자는 시킨 적이 없는뒈. 종업원을 불러 물어보니, 서비스란다. 왠... 서비스로 피자 한판 주는데가 어딨냐. 뭐 그나마 냉동피자 같았는데, 그래도 신기한 마음에 먹고 있으니까, 원래 시켰던 안주가 나온다. 허...억!

어제의 에베레스트.-_-;

우리가 시킨 것은 12,900원짜리 '모듬 포테이토'였는데, 중간에 놓인 메인 안주의 4각에는... 케이준 샐러드, 스테이크, 꼬지, 과일, 샌드위치(?)가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이미 피자 한잔을 먹었건만.-_- 시원한 맥주 한잔 하러 갔다가, 안주 이것저것 줏어먹다보니 배가 불러서 맥주를 더이상 시켜먹지도 못했다.-_-; '아이구 배야...' 할때쯤엔 마지막으로 빙수에, 아이스크림이 얹혀져 있는게 나오더라고.-_-; 사실 4명이 가서 신나게 먹기엔 적당한 양이었으나, 이미 1,2차를 마치고 온 일행들이었기에 먹다먹다 결국 포기를 하고 막차를 마치고 귀가를 하였다.

대학가의 주점들은... 무지막지한 양이나, 아님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을 하는데, 우째... 가면 갈수록 가격은 올라가고, 양쪽을 택하는 가게들이 많아지는 듯 싶다.

창에 붙인 이걸 미리 봤더라면, '피자 우리가 안 시켰는데요'라고 종업원을 불러 말할 필요도 없었을터인데.-_-;

우리 옆 테이블에 단체가 앉았는데, 일행들이 부산 국제영화제 비닐백이나, 여행용 트렁크를 가지고 온걸 보고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PIFF 매니아들인가, 아님 네이버 원정대인가? 암튼간에, 언제나 그렇듯, 단체석은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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