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上 海

상해대학 근처의 호남요리 전문점, '風波庄'.

우리팬 2008. 4. 1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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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에 상하이(上海)에서 10일 정도를 묵었는데, 당시 내가 있던 상해대학(上海大学)은 상하이 시내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외곽지역에 위치해 있어, 일상생활을 하기가 조금(?) 불편했다. 물론 근처는 주택구였던지라 대형 마트라든지, 또는 대학생들을 위한 노점상이 즐비했으나... 그래도 중국 최대의 도시 상하이이지만, 상하이 같지 않은... 그런 지역이었다. 뭐, 개인적으로 가장 불편했던 것은 갈만한 식당이 없었다는 것. 상해대학 서문(西门) 밖을 나가면, 홍지광장(宏基广场)이라는  곳이 있어  가는 길에 노점상은 물론, 몇몇 식당들이 모여있었는데,  앞서 말한 갈만한(!) 식당을 제대로 못 찾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朴군의 조기 귀국으로, 나름 송별회를 해야했는데, 소수정예였던 우리들은 여기저기 여러식당들의 문앞만 힐끗거리다가, '人在江湖'라는 글자를 봄과 동시에 별다른 주저없이 바로 들어갔었다. 人在江湖라는 말의 뜻은 단순하다. 뭐, 사람이 강호에 있다, 라고 직역할 수 있다만, '인재강호'라고 하면 약간 느낌이 달라진다. 이유인즉, 소시적 줄기차게 봤던 홍콩 느와르 영화 中에 이 '인재강호'라는 이름의 영화를 두편 봤는데, 그래서인지, 상당히 있어보이는(?) 팻말에, 친근한 느낌마저 들었으니... 당시 들어갔던 시간 역시 꽤나 늦었던지라 별다른 고민없이 일행은 风波庄이라는 이름의 호남요리 전문점으로 들어갔다.

고대 중국의 객잔(客栈)과 같은 분위기?

벽에 왠 활...?-_-;

염주같은디... 무슨 무협지도 아니고.

일단 주된 요리야, 꽤나 친숙한 호남요리(湘菜)였던지라 이것저것 다른 호남요리 가게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봤는데, 먹는건 둘째치고 종업원들의 태도가 상당히 자유분방한 것이... 꼭 일부로 고대 객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오버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예를들어 요리 주문을 하는데, 그냥 듣고 적어간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시킬 때마다 주방으로 향해 큰소리로 외치더라고. 뭐 늦은 시각에 손님도 없던터라, 사람이 많으면 어떤 식으로 주문을 받을진 모르겠으나, 암튼 나름 신선한 분위기.-_-; 또한 예전에 간 적이 있는 江南公社처럼, 맥주잔 대신 커다란 대접으로 맥주잔을 대신했다. 우린 또 이런거 좋아하지비.

살포시 보이는 종업원들의 유니폼도 특이하지 않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_-; 朴군은 당시 굳은 날씨 속에서도 운좋게 항공편으로 귀국할 수 있었던터라, (올 1월에 중국 폭설, 안개 장난 아니었지비.) 상당히 마음 편하게 여기서 1차, 또 근처 동북식당에 가서 2차까지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다 같이 밤을 새어버렸다.-_-; 상해대학에서 푸동공항(浦东机场)까지는 대략 2시간이 더 걸린다. 택시로는 1시간 약간 더 걸리는데, 택시비가 무려 200元 정도 나온다믄서.-_-;

뭐, 다들 그렇지만서도, 중국이란 나라에 잠시 머무는 사람, 특히 앞으로 중국에 올 일이 거의 없는 사람들은 남은 인민폐를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_-; 그랬으니... 우리는 정말 신나게 먹을 수 있었지비... 38元짜리 红烧肉부터 시작해서... 새우구이도 시키고, 암튼 3명이서 200元 가까이 먹어댔으니... 적게 먹은 것은 아니었지비.
 

나가기 전에 살포시 찍은 테이블 위.

근데 정말 웃긴 것이... 상해사람들이 즐겨먹는 맥주가 상해 지역 맥주가 아니라, 일본 브랜드인 산토리(三得利) 맥주인데... 그건 그렇다치더라도, 중국에서 생산, 판매하는 산토리 맥주도 종류가 상당히 다양한데, 우째 이 동네에는 가장 싼 清爽 산토리밖에 없었을까나. 이 맥주 싸서 좋긴 하다만, 뒷끝이 상당히 지저분하다는... -_- 결국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버드와이저(百威)을 시켜야만 했다. 물론 이 맥주도 그다지 좋진 않지만서도.

이 날 새벽에 헤어진 朴군과는 그제 다시 재회를 했다. 정부소속이 다른지라, 쪼매(?) 어색은 했다만... 이 인간, 앞으로 계속 중국 관련쪽 근처에서 빌빌거릴거 같은디.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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