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上 海

약간은 그리운 상해역(上海站) 주변 이야기.

우리팬 2010. 6. 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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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의 상하이(上海)는 세계박람회, 일명 엑스포가 한창이다. 우리나라도 대전에서 했었는데, 가보긴 했지만 그땐 학교에서 단체로 간 1박 2일짜리 여행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기억이 없다.-_-; 그냥 당시 도우미 언니야들이 이뻤다는 것 밖에.-_-; 하여간 덕분에 엑스포 기간에는 중국 비자가 면제된다는 얘길 들은 바가 있는데... 아, 그 전에 넘어가야 되는데~ 하면서도 현실적으로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괜시리... 몇년전 사진을 뒤적거리다가 그래도 내가 상하이에서 가장 많이 오고간 곳, 상하이의 기차역 사진을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사부지기 포스팅을 해보기로 마음 먹었지. 일단, 이 포스트에 게재되는 이미지는 모두 08년 이전의 것들임을 알려두는 바이다.


내가 상하이 기차역을 처음 간 것은 03년 1월 경이다. 그때 한창 보수공사 中이었는데, 아마 지금도 이 모습은 유지하고 있을거라 생각된다. 크게 달라진 점이 있었다면, 내부에 각 열차들의 대합실이 베이징시짠(北京西站)처럼 실내공간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중소도시의 기차역인 경우 따로 기차 대합실이 있는 것은 롼쭤(软座) 대합실 밖에 없고, 값싼 잉쭤(硬座)의 경우는 단지 개찰구만 나뉘어져 있고 모두 한공간에서 기다리곤 했었다. (아마 크게 개보수를 했다는 난징(南京)역도 여전히 이렇게 되어있을 듯.) 상하이역은 07년인가, 08년쯤에 각 열차들의 대합실을 따로 만들었더라고. 08년 겨울에 이용했을 때 그렇게 바뀌어져 있는걸 보고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 겉모습은 그리 변한 것도 없었고, 또 1년 사이에 그런 대대적 공사를 완성했다는게 참 신기하더라고. 뭐, 중국이려니~ 하여간 이 상하이짠(上海站)... 참 많이 오고가고 했었다. 떱~

새로이 단정한 상하이역의 硬座 내부 모습.


엑스포, 즉 세계박람회를 중국어로 줄여서 '스뽀(世博)'라고 불렀다. 참... 이때만 하더라도 중국 상하이에서 엑스포를 한다는게 실감나지도 않았거니와, 뭐 그렇다고 특별히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저 이 엑스포를 위해 상하이 시민들에게 호소하는 캠페인 표지판 정도가 눈에 띄였는데, 그 中에 생각나는 것이... '손을 자주 씻기', 그리고 '잠옷 입고 외출하지 않기' 였다. 전자는 모르겠지만, 후자는... 글쎄, 지금 엑스포 기간에 예전처럼 잠옷입고 활보한다가 경찰한테 잡히면 벌금형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추측도 해본다. (아놔, 나 중국에 얼마나 안 간거야. ㅠ)


자고로(?), 중국의 화장실 시설은 참으로 열악하다. 특히 공중 화장실의 경우는 유료가 아닌 이상... 아니 유료라 할지라도 코를 잡을만큼의 악취와 지저분한 바닥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 이 당시 또 뜬금없이 상하이역 앞에 생긴 공중 화장실, 이 역시도 엑스포를 위해 부리나케 지은 것이리라. 지금보니 별거 아닌데... 당시엔 정말 깜놀했다지비.


저어기 시계탑(钟楼) 밑에 보이는 숫자... 이 날부터 1443일 후에야 상하이 세계박람회가 시작하는 날이었는데, 햐... 지금 한창이겠구나.-_-; 정말 이 당시에만 해도... 저 숫자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고만 생각되었건만... 그렇다, 모든 것은 역시 '시간'이 해결해준다. ㅎ


상하이는 내가 알기로 중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이다. 뭐, 외세에 의해 개항이 되어 조계지를 만든 외국인들에 의해 발전/발달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외세를 역이용해 지금의 상하이의 모습을 유지/발전시킨 중국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루동안 이 상하이라는 동양의 대도시를 오고간다. '동양의 파리'라는 말까지는 인정 못하겠지만-_- 하여간 동양을 대표하는 대도시임에는 틀림없다. 사람이 많으면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도 많아지는 법, 그래도 상해 시가지쪽은 중국의 다른 도시에 비해서는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편이라 생각되는데, 이 유동인구가 많은 상하이역 주변은 당췌 정리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등장한 인물이 있으니...


상하이역으로 건너가는 신호등만으로는 부족하다. 교통경찰도 아닌 아저씨 둘이서... 사람들을 저 '노란줄'을 가지고 통제를 하고 있을 정도. 앞서 언급했다싶이 상하이시민의 교통질서에 관한 인식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워낙 유동인구가 많다보니 별에 별 지역의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먼저 횡단보도를 건널려고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차시간까지 문제가 있다면 물불 안 가릴려는 사람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이 말이지비. 참 사소한 문제인 것 같은데, 이런 아저씨들까지 있는 것을 본다면, 역시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법'만으로는 통제가 부족하며, 결국 사람이 사람을 통제할 수 밖에 없다, 라는 결론에 이른다.


상하이의 이중적인 모습, 몇년전 이것에 대해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 중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떵떵거릴 수 있을만한 상하이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TV에서 보는 화려한 모습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동네도 높은 고층 아파트 뿐만 아니라, 언제 철거될 지 모르는 허름한 주택들도 아직 남아있기도 하다. 대게 우리가 TV에서 보는 상하이의 모습이라면, 와이탄(外滩)에서 보이는 동방명주(东方明珠) 주변 모습인데... 와이탄에서 보이는 푸동(浦东) 모습이야 이제는 더이상 발전을 시킬래도 발전할거리가 없는 완성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당연히(?) 그렇겠지만 상하이 외곽으로 나갈수록... '아, 여기도 결국 중국이구나.'나 할 정도로... 이제껏 머리속에 가지고 있던 상하이에 대한 환상은 점차 깨어지기 시작한다. 

이런 3층짜리 고가도로도 한국에선 찾기가 힘들지비.

푸동지구(浦东地区)로 들어가는 길.

솟아오르는 고층건물들.

어디 상하이 뿐이겠는가, 중국이라는 나라 자체도 그렇다. 고대때부터 아시아의 중심이었던 나라,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나라에 대한 소시적 환상을 가진 이들이나, 혹은 중국사람들은 지저분하다, 혹은 중국은 그저 발전중인 값싼 나라이다라며 나름 무시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 역시... 직접 중국을 겪고, 여기저기를 오고가며 들게되는 단 하나의 결론은 역시... '중국은 직접 겪어야만 알 수 있는 나라'라는 것을 알게될 것이리라.


개인적인 추억거리, 뭐 역시나 먹거리만한게 있겠는가마는...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마땅히 먹을건 없고, 허기는 지고해서 찾았던 이런 허판(盒饭)이나... '엇? 중국에도 생겼구나...' 하면서 한국에선 쳐다보지도 않던 버거킹(汉堡王)의 햄버거를 먹었던 기억, 또 누군가를 마중을 나가서 근처 식당가를 찾아 먹었던 것들... 그리고 근처의 단골 체인점 숙밥업소등, 참 지나고나니 그땐 그랬구나... 하면서 나도 모르게 씨익 한번 웃음이 나온다.


아, 상하이에 몇번 들린 적이 없던 시기에 대학동기인 黃군의 배웅을 하러 상하이까지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상하이역이 아니라 상하이서역(上海西站) 근처에서 묵어야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고보니, 그 동네는 정말 상하이답지 않은 열악한 환경의 동네였지비. 물론, 지금은 많이 발전했겠지만. 중국에 오래 머문 사람들이 부러운 점 中의 하나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중국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또 생활했다는 점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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