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다'라는 단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성격이 급해서인지, 혹은 호기심이 발동하면 못 참는 성격인진 몰라도, 배가 고파 중국집에 짜장면을 한그릇 시켜 기다리면 배고픔은 더욱 심해지며, 다음날 좋든, 나쁘든 어떤 중요하거나, 아니 사소하거나 시시한 일일지라도 나와 관계된 일이 기다리고 있다면 잠을 설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잠자리에 들지 못한다.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어쩌면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는 일이 익숙하지 않은 것도 주문 후에 기다리는 지루함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해당될진 모르겠지만, 언젠가 연수를 떠난 여자친구를 기다리다 지친 적도 있으며, 반대로 내가 떠나는 입장에서 기다려달라,는 말한마디 해본 적도 없다. 그렇다, 나는 참 기다리는 일에는 자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