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일명 중국인들이 회사내 휴가서에 많이 쓰는 사유로 쓰는 '家中有事'의 원인으로, 수목금 3일 급하게 휴가를 써서 湖南 株洲를 다녀와야 했다. (그럼에도 수요일 아침에 일단 출근한 나는 뭥미?-_-+) 이 곳 沧州(창저우)에도 공항이 있기는 있으나, 군사용이고-_- 그리하여 국내선 이용을 위해 항상 天津滨海机场(텐진빈하이공항)을 통해서 움직인다. (한국에 갈 때는 北京을 통해서.. 에잇, 天津에서 직항없는 부산-_-) 하여간, 거짓말이 난무하는 만우절 날에, 다시 나의 서식지로 돌아와야만 했으니.. 평소대로라면 天津에 오후 2시쯤 도착을 해서, 지하철을 타고, 高铁를 타고, 다시 택시를 타서 귀가를 하면 거의 저녁시간에 맞는 일정을 잡았는데, 이번에는 한번도 타보지 않은 天津航空을 예매했던지라, 평소보다는 2시간 정도 늦은 스케줄을 잡았다. 高铁 막차시간이 걸리긴 하였으나, 그리 먼 곳도 아니었던지라 별 생각없이 움직였지비.


중국은 보딩수속을 해야하는 시간이 한국보다는 이르다. 말은 국제법에 따라 1시간 반이라고 하는데, 2시간 전에 도착을 하더라도 마음이 급해질 수 밖에 없다. 2월에 돌아오는 공항에서, 2시간이 지나니까 자동탑승권 기계에서 표를 못 받는다고, 직접 카운터로 가라는-_- 하여간 중국 유학때에도 보딩시간에 대해 별 생각없이 움직였다가, 실제로 비행기를 놓친 적도 있었기 때문에, 언제나 비행기 출발시간 2시간 반정도 전에는 공항에 도착을 한다. 이 날도 역시나 얼른 보딩하고 (위탁하는 짐도 없었고) 얼른 안전검사 끝내고, 얼른 대합실로 가서 노트북 켜놓고 영화보면서 팅가팅가 하고 있었다. 겸사, 인스타에 '오늘은 너니?'라는 유행어(?)를 써서 올려놓기도 했고.


다시 한번, "오늘은 너니?"-_-v


연착/지연 된다는 통보도 없었고, 또 제시간에 맞춰 -되려 기분상으로는 탑승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비행기에 올랐길래, 이륙하고 나면 天津-沧州 가는 高铁 기차표나 예매할 준비를 하고 있었지비. 근데 말이다, 근데 말이다.. 이 넘의 비행기가 출발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16:10 출발인데, 16:30이 되어도 출발을 안하더니, 기장이 한마디 한다. 이륙하는 비행기가 많아서 줄서고 있다고.. 그래서 좀 늦게 출발한다고. 이해는 한다만, 왜 스튜어디스들이 기내식을 돌리냐고.-_-+ 일단 밥부터 먹으라는 얘기는 최소 지금으로부터 30분내에는 출발을 못한다는 소리 아닌감.ㅠ 그렇다, 정말 밥이 나왔다.. 



햐~ 그리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냥 그려러니 했다. 최소 天津-长沙 갈 때 탄 奥凯航空 보다는 괜찮았으니까. 长沙黄花机场에는 그닥 먹을만한 식당이 없기 때문에, (비싸기만 하고 맛땡가리도 없는) 점심도 거르고 비행기를 탔기 때문에, 일단 먹고봤지비. 다 먹었다, 17:00 도 넘었다. 근데 아직 출발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ㅠ 결국엔 커피 한잔까지 달라고 해서 마셨다. 비행기 탑승할 때 무료로 나눠주는 신문, 그것도 읽을만큼 읽었고.. 좌석포켓에 있는 기내용 잡지도 다 훑어봤다.. 결국 20여분 후에 결국 출발. 이륙을 하게 되었다.



이륙만 생각하다가 까먹은 것이 있었다. 天津-沧州 高铁 기차표 예매해야제. 근데, 비행기 도착시간이.. 시간이, 애매하다. 17:30 정도에 출발을 했으니, 도착을 하면 19:40 정도가 되고, 공항 빠져나가고, 지하철 타고 天津站에 도착을 하면 高铁 막차를 못 타게 된 것이다.ㅠ 어허.. 우짜지? 출근해야 되는데.. 天津에서 여관방 잡고 하루자고 첫기차 타고 가? 아님, 500~600元 정도의 돈을 써서 택시로 건너가? 하던 찰나.. 에라이~ 그냥 일반기차 타고 가자, 라고 결정했지비.-_- 이게 제일 싸고.. 또한 외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다. 찾자.. T로 시작하든지, Z로 시작하는 일반기차를...

 


天津滨海机场-天津西站은 2호선->1호선으로 환승도 해야한다.ㅠ


지하철을 타고 滨海机场-天津站을 가면서 이래저래 마빡을 골리던 차, 가장 합리적인 선택의 표시한 두 열차. 일반기차를 타면 집에서 가까운 沧州西站 에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沧州站에서 내려야 한다. 그리고 지하철 도착시간을 대강 계산해보니, 天津站 가서 또 기차를 기다리느니, 天津西站에 가면 대기시간도 짧고 沧州 도착시간도 이를 것 같았다. 문제는 21:10 이나, 21:22 이냐... 혹시나 모른다,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결국 21:22 기차로 낙점, 天津西站 지하철역에 내려서 다시 도보로 기차역 매표소까지 걸어갔다. 다행히(?) 매표소에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에 얼른 표를 받았고, 대합실로 향했다.



그래도 천만다행인 것이, 담배 한대 필 여유도 없이, 무조건 내달렸기 때문에 9시 전에는 기차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막상 도착을 하고나니 배가고파지더니만. 허나... 역내 식당들, 그리고 패스트푸드점들.. 문닫고 있다.ㅠ 맥도날드도.. KFC도.. 버거킹도.. 영업 시마이 시간에 대해선 알짤없다. 어차피 종업원들이 사장이 아니잖우.-_-+ 결국 매점에 들려 컵라면 하나랑 생수 하나를 샀다. 기차를 타면 그래도 한시간은 가고, 또 중국의 기차가 편한 것 中의 하나가, 뜨거운 물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 기차타고 나서 내려가는 길에 라면 하나 먹지, 라고 생각했지. 그게 결국엔 생각만 한 꼴이 되어버렸으니.ㅎ 


얼마나 심심했으면, 이 와중에 파노라마로 사진을-_-v


내가 찰 열차가 21:22 출발이고, 그 전 열차가 21:10 인데, 이 넘의 앞기차가 연착이 되어버렸더니만.-_- 중국내 일반기차의 연착이야 뭐, 당연시(?) 생각하니까 그려러니 했지비. 그리고 같이 열차를 타고 갈 동지(?)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평소에 기차를 탈 때, 나는 미리 줄을 서지 않는다. 어차피 좌석표를 끊었으니까, 들어가기만 하면 내 자리는 있으니까. 그러나 이 날은 달랐다.. 입석(无座)잖아.ㅠ  정말 간만에 줄을 섰다. 떱~


어지간하면 사람얼굴 아니나오게 그리고 티안나게 찍다보니 당시의 상황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문제는 나처럼 입석표로 열차에 탑승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는 점. 10여년만에, 정말 간만에 일명 말하는 '지옥기차' 경험을 했다. 입석승객들이 몰리다보니, 탑승에도 애를 먹었고, 먼저 들어간 입석표 사람들이 자기네들 공간(?) 선점한다고 당췌 안으로 들어가질 않고 서로서로 삐대버리더라고. 나중엔 결국 승무원까지 와서, 소리 떽뗵지르면서~ 들어가라고~ 들어가라고~ 이거원 무슨 도떼기 시장판도 아니고-_- 게다가 무슨 이삿짐(!)을 들고 탑승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사람보다 짐이 더 큰 사람들도 있더라고.ㅠ 어차피 나는 첫번째 하차역이고, 한시간만 서서가면 되었기 때문에 입구쪽에 자리를 잡았는데.. 아차~ 여기가 또 공식적인 흡연구역이지비.-_- 완전 너구리 굴을 만들어버리더니만. 이와중에, 행여나 식당칸에 가서 자리에 앉아볼려는 사람들이 오고가면서 난리브루스를 췄지비.. 식당칸은 좌석이 차니까, 아예 통과라는 문을 잠궈리더라고. 역시 중국답다.ㅋ  이와중에 무슨 라면을 먹냐고.-_- 게다가 뜨거운 물을 받는 보온통 앞에 왠 아저씨가 자리선점을 해버려서리, 뜨신 물 좀 뜨러온 사람들이랑 한바탕 하고-_- 또 그와중에 탑승 후에 빈좌석이 나면 표변경(중국어로는 补票하는 사람들이 오고가고-_-) 이 무슨 부산행 찍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에게 이래저래 치이다보니 진이 빠졌다. 그렇다, 이런 경험을 처음 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팔팔했던(!) 20대에나 했었다고!


iPhoneX 야간사진은 역시나-_- 눈물겹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1년 넘게 살고있는 이 河北省 沧州라는 동네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초창기에는 매주 주말마다 北京,天津,济南까지 沧州탈출을 도모하기까지 했다. 근데, 이 날은 기차에 내려서 沧州站이라는 글자가 보이자,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더라고. 근데.. 역시나 중국에선 방심하면 안된다. 아직 갈 길이 남았다. 야간에 기차역에서 택시? 아서라~ 이런 촌동네에선 정규택시고 나발이고 없다. 일단 기본이 흥정을 해야하고, 정규 택시는 역 밖에서 찾아야 한다. 역출구로 나가자마자 이런저런 택시 삐끼 아저씨들이 달라붙을 터.-_-+


그래도 홀몸이었고, 끌고다니는 캐리어도 없었기에, 역 나오자마자 몇몇 삐끼 아저씨들을 생깐 채.. 바로 도로변을 나가, 운좋게 바로 택시 잡아타고 집으로 향했지비. 沧州站이랑 집이랑 거리가 좀 있어서 택시비 좀 나오겠네? 싶었는데.. 어랏? 차 안 막히고 바로 가니까 16元이 나왔다... (沧州西站에서는 14元, 얼마 차이 안나네!) 기분에.. 20元짜리 지폐를 주면서, 기사아저씨한테 나름 멋짐을 표현했다. "不用找钱~"


집에 도착해서 시간을 보니.. 거의 12시가 다되었더니만. 株洲에서 집문을 나설 때가 그 정도 시간이었으니.. 12시간이 걸린 셈.-_- 이래저래 생각할 것도 없다, 뭐니뭐니해도 집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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