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찾아오는 한해의 끝날, 12월 31일은 나에게 있어서 그다지 특별했던 적이 없었다. 아니, 어쩌면 이 날따라 더욱 씁쓸함을 느낀 적이 많아서인지 좋았던 적도 기억이 없을 정도이다. 언제는 당시 막 사귀기 시작했던 여친이 이 날 친한 친구와 재야의 종 소리 듣고 밤샌다길래 그냥 집에 나 홀로서-_- 보내야만 했던 적도 있었고, 그외에는 거의 그냥 당일에 약속없는 사람들끼리, 혹은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옹기조기 앉아서 그리 특별하지 않은 곳에서 허벌나게 술로 시간을 떼웠을 뿐이었다. 작년 12월 31일엔 뭘 했더라, 생각을 해보니 친한 친구넘 둘이 집에다 불러다가 이래저래 안주거리 해먹고 술먹고 뻗어잤다. (이 날 가족들은 제각기 나름대로의 스케줄을 보냈기에 집이 비었었다.) 재작년 12월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