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上 海

상하이(上海)에서 본 倒桶間. (분뇨수거용)

우리팬 2008. 8. 1. 14:22
반응형

올 겨울 상하이(上海)에 머무르고 있을 때, 잠시 난징(南京)에 다녀왔다. 뭐 역시나 빠르다고 소문이 난 动车组를 타고 왔다갔다 했기 때문에 상하이와 난징을 오고갈 때는 별다른 문제는 없었으나, 상하이역에 도착을 한 후, 숙소가 있던 상하이대학(上海大学)까지는 너무 멀기도 하고, 또 버스 정류장을 찾기가 어려워 결국 허벌나게 걸어야만 했다. 1월의 상하이, 그리 달가운 겨울 날씨는 아니다. 중국 남방의 겨울 날씨는... 기온은 그리 낮지 않지만, 추위가, 옷을 뚫고 뼈속까지 아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어쩌랴... 버스 정류장이 어딘지 도저히 못 찾겠던데.-_-+

그래서 나의 장기 中의 하나인 '걷기'를 감행하기로 했다. 대강 방향은 알았으니, 일단 걷다보면 버스정류장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었다. 사실 이 날 헤매었던 것은 두번째였다. 몇일 전에도 지인 吴桐과 함께 상하이 시내에서 회포를 즐긴 후 상하이역까지 배웅을 해주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정류장을 찾지 못해, 결국 걷다가 택시를 타고 들어온 적이 있었다. 이때 택시비가 RMB 60元 가까이 나왔으니... (술 한잔 한 상태였던지라, 무작정 헤맬 수는 없었다.) 두번은 돈 쓰기 싫다는 생각에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다. 걷다가 걷다가... 한 두어시간을 걸었나, 생판 모르는 길이 나왔고, 생판 모르는 시장도 나왔다. 돌아다닐때 어지간하면 손에 쥔 디카로 여기도 찍어보고, 저기도 찍어보고 할터인데, 이때 사진이 거의 없는 것을 보면 사진을 찍은 여유도 없었고, 또 사진을 꺼내기 귀찮을만큼 추웠는가보다.

중국쪽 사전을 뒤져도 아니나오는 것은 당연.

당시 헤맸던 곳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TV에서 볼 수 없는 상하이의, 아니 중하층 인민들의 생활구역이었다. 인도는 눈이 녹아 질퍽질퍽한 상태고, 또 시장이 근처에 있다보니 이런저런 오물들이 즐비하고... 하여간 재미난 일은 아니지만, 나는 또 이런 경험을 좋아한다. (무슨 소리야?-_-;;;) 암튼, 걷다보니 재미난 것을 발견했는데... 바로 이 포스트의 주제어인 '倒桶间'(따오통지엔)이라는 것이다. 처음 본 단어였고, 가지고 있던 사전을 찾아봐도 나오지 않았다. 뭐하는 곳이지... 싶었는데, 기억이 가물하지만, '뭔가를 버리는 곳' 정도로만 보였다. 안을 살짝보니 나름 깔끔하긴 했는데... 말이다.


이후 이 곳에 대해 찾아보지 않았다. 어느 곳을 돌아다니든지 간에 일단 디카로 찍어놓고 나중에 찾곤 했는데, 이 倒桶间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고 지냈다. 방금 사진 정리를 좀 하다가 문득 어두운 사진이 하나 보이길래 봤더니 바로 이 넘이었고, 그 날의 고생(!)이 슬며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일단 이 倒桶间 이라는 넘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사실 无锡에서 1년, 南京에서 3년간 생활을 했지만, 이 倒桶间이라는 넘은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사전에까지 나오지 않는 단어이니... 근데 왠지 단어적 느낌은 중국인들는 분명히 안다, 라는 확신이 있었다. 일명 말하면 역사적으로 생긴 신조어로 사전에는 수록되지 않았지만, 중국인이라면 (대륙) 당연히 알고있는 일상단어.

가장 먼저 찾은 페이지는 작년 福州에 관련된 기사 하나. 버스정류장 근처의 倒桶间 때문에 사람들이 버스정류장과 떨어진 곳에서 인상을 찌푸리며 버스를 기다린다는 내용이다. 뭔가 분뇨를 버리는 곳이라는 것까진 짐작이 되는데, 어떻게 대놓고 도로변에 분뇨를 버리는 곳을 설치했을까나. 아무리 중국이라고 해도 말이다. 몇개의 기사를 열람하니... 대게 그런 내용이다. 사람들의 불편을 야기하는 이 倒桶间. 흠흠. 그러다 결정적인 자료를 하나 찾았으니...

倒桶间 이라는 것은 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공이라 약칭) 성립 후, 각 가정의 분뇨를 처리하기 위해 만든 공동보관소(?)였다. (정확한 연도는 52년이다.) 1900년대 초를 배경으로 한 영화 신상해탄(新上海滩, 장국영, 유덕화 주연)을 보면 유덕화의 직업이 분뇨 수거를 하는 자전거를 모는데, 중공 성립 후에는 골목길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가정들의 분뇨를 일일히 오고가며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가정에서 분뇨통을 가져다가 부어 모아두는 그런 저장소가 바로 倒桶间 이었던 것이다. 물론, 매일 아침마다 모아진 분뇨통들을 수거해서, 농촌으로 보내 거름으로 쓴 것은 당연하고.

출처 : http://www.moobol.com/ms/956/live95613.shtml

근데 신기한게 내가 찍은 곳이 바로 여긴거 같은뒈?-_-; 정말 같은 곳 아닌가?-_-;

지금 문득 생각을 해보니, 나 역시도 이때 상당히 화장실을 가고싶은 그런 상태였다. 그래서 이리저리 공중화장실을 찾다가 비슷하게 보이길래 근처까지 가서 사진을 찍게 된 것이고... 물론 여기서 직접 해결을 하지 못하고, 알아서-_-v

암튼, 좀 지저분한 이야기는 여기서 끝. 나중에 생각나면 좀 더 추가하겠지만서도.

상해외곽쪽은 좀... -_-;

상하이는 도시는 참... 정감이 없는 듯.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