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香 港

'홍콩(香港)'에 대한 단상.

우리팬 2015. 10. 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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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내 또래(±5년) 정도라면 소시적부터의 '홍콩(香港)'이라는 나라? 문화에 대해 동경을 가지고 있었던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권총 한자루, 담배연기, 이쑤시개부터 시작해서 트럼프, 주사위, 초콜렛등 그 당시에는 어느 비디오 대여점을 가더라도 한국영화보다는 홍콩영화가 훨씬 더 많았고, 또한 일명 대륙이라고 부르는 중국영화를 찾기가 쉽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수많은 홍콩영화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들이 더빙이었다는 걸 나는 내 나이 스물이 되어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_-; (또한 그 더빙된 말소리와 희미하게 찍힌 번체자 자막이 틀린 것도 겸사 알 수 있었다. 아, 또 그 밑에는 영어도 있었던 것 같다.)

 

이처럼 내가 어렸을 적에는 가깝지만 먼 일본보다도, 또 한국사만큼 줄기차게 고대사를 접했던 중국보다도, 정확하게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홍콩이라는 곳이 좀 더 친숙했고, 좀 더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물론 그 중심에는 당연히 '사람'이 있었다. 주윤발(周润发), 故 장국영(张国荣), 유덕화(), 장학우(张学友) 등,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 홍콩영화를 장악했던 이 배우들은 어쩌면 한국내의 연예인들보다 더 자주 접하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특히 나 같은 경우에는 홍콩영화는 물론이거니와, 홍콩 TVB에서 방영한 무협드라마를 자주 접했는지라, 양조위(梁朝), 황일화(), 여미한(黎美), 등취문(萃雯)등의 당시 드라마에서 주로 활동하던 배우들에 대한 인상이 아직도 깊이 뇌리속에 박혀있다. 그래서인지 꽤나 긴 시간동안 중국에서 일상생활(?)을 해 오면서 만난 중국인들과의 대화 중에서도, 홍콩 연예인에 대한 정보를 내가 더 많이 꺼낸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완전 추억에 쩌는 영화 쾌찬차! 감독이 홍금보였다는 것은 한참 후에나 알았다.

   

사실 지금 이 나이에, 내가 처음으로 본 홍콩영화를 기억해 내기는 거의 불가능하지 않나 싶다.-_-; 근데 말이다, 어렴풋이가 아니라, 확실하게 기억이 나는 것이, 내가 생각했던 그 시기가 아니, 그보다 훨씬 앞의, 훨씬 어렸을 적을 생각해보니, 딱 세글자가 떠오르더라고. 바로, '쾌찬차(快餐车)'이다. 아마도 그런 것 같다. 내가 볼려고해서 본 것이 아니라, 당시 삼촌이라든지, 사촌형이라든지, 나름 멤버들이 모인 상황에서 다같이 본게 아닌가 싶은데, 그때 본 쾌찬차를 못 잊어 02년인가? 江에서 갈 수 있는 모든 DVD 가게를 뒤져가며 이 영화의 DVD를 찾았던 걸로 기억한다. 뭐, 결국엔 한참 후에 南京의 어느 가게에서 우연찮게 구했고, 아무리 어렸을 적 본 영화라 하지만서도, 그래도 중요한 것들은 다 기억이 나더라고. 그 봉고차(?) 말이다. ^^ 사실 중국어를 배웠기 때문에 소시적부터 기억하고 있던 쾌찬차, 라는 어휘의 뜻을 알게되었다지비. 快餐. 바로 패스트푸드를 판매하는 소형승합차, 를 가르키는 것이지비. DVD 가게에서 제목보다도 성룡, 원표, 홍금보 세 사람의 사진을 보고 먼저 고르게 되었지만서도, 그 후에 快餐 라는 단어를 봤을 때의 희열? 뿌듯함? 짜릿함은 이로 말할 수 없었다. 참…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였으니까 잊지못할 추억이 되어버린 것이고… 지금이야 뭐, 인터넷에서 검색만 하면 언제든지 틀어볼 수 있으니까 뭐… -_- (02년만 하더라도, 나는 꽤 괜찮은 학교 기숙사에서 거주하고 있었는데, 다만 인터넷 사용을 랜선이 아닌 전화선으로 해야만 했다. 그래서 날린 전화카드값이라든지, 초과 전화비라든지… 만만치 않게 들었지비.ㅠ)

 

이 영화를 한국에선 '천장지구(天长地久)'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나, 원제는 '천약유정(天若有情)'이다.

   

하여간 각설하고… (이제서야?-_-;) 2015년 2월까지 단 한번도 홍콩땅을 밟지 않고, 단지 영화, 드라마 그리고 매우 가끔씩 중국내 TV에서 접했던 홍콩이라는 곳에 대한 동경은, 결국 영화로 가득 차 있지 않았나 싶다. 좁다, 집값 비싸다 노래를 부르면서도 내가 본 우견아랑(阿的故事)나 천장지구(天地久)등의 주인공이 멋드러지게 오토바이를 몰고가는 그 당시의 도로는 한적한? 그리고 뻥 뚫린 그런 도로였었고, 조직들끼리 자기네들 구역 다툼을 하던 시내는 호화스럽기 그지 없는 네온사인과 노점상들이 즐비해 있었다. 특히나 고혹자(古惑仔) 시리즈는 나름 성장(?) 영화였던지라, 홍콩의 예전 모습부터 그 당시까지 골고루 보여주었기 때문에 매우 인상이 강했다. 아마 내가 홍콩에 도착을 하고, 숙소 근처에 지하철로 도착을 했을 때, 가장 회심깊었던 단어가 바로 銅鑼灣 이었을 것이다. (내가 홍콩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은 핸드폰의 중국어 설정을 번체자로 고친 일이었다.-_-v) 내가 이제껏 뇌리속에 담아왔던 그 추억의, 회상의 홍콩의 모습이라기보다는, 그냥 좁디좁고 인파가 많은 중심가의 모습이었다. 천만다행인 것은, 지하철에서 내려서 돌아다닌 것이 아니라, 일단 숙소로 피신(?)을 했다지비.ㅎ

   

铜锣湾 사거리 1

   

铜锣湾 사거리 2

   

내가 홍콩에 머물렀던 기간은 고작 1박 2일이다, 정확하게 따져본다면 30시간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심천(深)을 통해 육로로 국경(?)을 건너는 신기한 경험을 했고, 도착하자마자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환승을 해서 홍콩의 중심가로 갔다. 그리고 그 근처를 돌아보았고, 저녁에는 다시 지하철을 타고 그 근처를 돌았다. 담날에는 나름 유명한 곳을 찾는답시고, 여기저기를 헤매었으나, 결국엔 계획되지 않은 관광이었던 탓에… 정말 단지 시중심에서만 오고가고 했었다. 또 그러면서 발품은 엄청 팔았다. 홍콩이란 곳이 그리 넓은 동네가 아니다보니, 시중심에서 보지 못했던 그러니까 일명 홍콩 일반 서민들의 모습을 간간히 볼 수 있었고, 또 그런 모습을 보니 자연스레 소시적 즐겨봤던 홍콩의 모습은 은근히 느낄 수도 있었다.

   

우연찮게 찾아들어간 일명 '시장통' 생각외로 길던데, 오르막이라... -_-

   

마침, 점심시간이었는데... 늦은 아침을 먹어서인지, 여기서 맛을 보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

   

분명한 것은 관광지로써의 홍콩과, 일상생활의 각도에서 보는 홍콩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 뭐, 물론 이런 문제는 중국의 여느 도시도 마찬가지겠지만, 홍콩이란 곳은 일반사람들에게는 쇼핑의 도시, 혹은 관광을 목적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나는 좀 더 다른 모습들을 보고싶어 했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또 언제 다시 건너갈 수 있는 행운(?)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그때도 나는 발품을 팔아 홍콩의 구석구석을 누빌지도 모르겠다. 그 날을 사부자기 기약하며, 이번 포스트는 여기서 정리하도록 한다. 일단 블로그에도 香港 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는 놨지만... 얼마나 채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계속 채워지길 기대한다... 뭐, 이 말이지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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