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中 國

중국에서 중국친구를 사귀는 문제.

우리팬 2007. 4. 2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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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진님의 중국 친구를 사귀어라... 포스트의 트랙백.


短,長期 中國 어학연수생들과 본과생들에게.

'중국 친구'라는 단어만을 생각해보면 가장 아쉬운 것이 내가 처음으로 중국 대륙땅에 발을 내딛었던 6주간, 즉 중국 단기 어학연수 때의 친구들과의 인연이다. 96년이었으니, 당시는 꿰줴줴한 중국얘들이 많았고, 나 또한 그저 흘러가는 단어 어학연수라 생각해서인지 한국에 돌아온 후에는 그 친구들과 연락할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몇번 손으로 쓴 편지를 받았으나, 첫째로 중국어로 써야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둘째가 외국으로 편지를 보낸다는게 귀찮았다.-_-+ 그 친구들, 지금은 돈을 줘도 辅导(개인교습)를 아니해주는 북경대학 학생들이었으니... T.T 지금 내가 내가 북경대 학생들을 사귈려면 여간 일이 많은 것이 아닌데 말이다. T.T

00년에 다시 단기 어학연수를 갔을 때는 그럭저럭 괜찮았던 것 같다. 이유인즉 E-mail 이라는 신문물이 있었으니... 96년보단 수가 적었지만, 그래도 개인적인 만남을 한 경우도 많았고, 이때는 귀국 후에도 이메일로 종종 연락을 했었는데, 물론 그러다 말았고,-_- 03년에 다시 중국땅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가 메일을 보내어 답장을 받았는데, "来北京的话,给我联系."라는 마지막 문구에-_- 이후론 다시 연락을 안 하고 있다. -_-v 솔직히 짜달시리 할 말도 없고 북경갈 일도 없고 뭐 그렇다. 지역적인 문제에, 또 학생과 회사원 신분적인 차이가 꽤나 부담이 되지 않겠는가.

중국이란 땅에 처음와서 쉽사리 중국친구와 친해질 수 없다, 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이제까지 본인이 한국에서 잘 모셔온 고정관념부터 깨버려야 한다. 어느 정도 친구려니... 하고 거리감을 두게되면 상대방은 금방 눈치를 깐다. 그러다보면 멀어지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특히 같이 하는 자리가 일상생활에 관한 밥, 술, 혹은 여행 정도라면 상대방의 세세한 습관을 볼 수 있고, 되려 약간은 실망감을 가질 수도 있다. 특히 중국남자라면.-_-+ 결국 중국에 체류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이런저런 생활을 하다보면 다 별거 아닌데, 굳이 고정관념 모셔놔봐야 뭐가 되겠냐고. 지극히 위생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상대방의 습관을 이해하는 것도 상대방을 위한 배려라 생각한다. 뭐 세월이 지나 중국도 변해가고 있으며, 위생적인 문제나, 심지어 금전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같은 학생부류라 할지라면, 별다른 차이도 없을 듯 싶다.

그렇다고 아무나 사귀는 것은 권하고 싶지 않다. 일부로 외국인에게 접근하는 아해들도 있고, 또 그저 만나서 밥이나 먹고 땡, 혹은 한국어만 열라 가르쳐주다가 쌩~까버리는 경우도 종종 봤었는데, 먼저 가급적 자신과 상황이 비슷한 사람이거나 혹은 공통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친구라면 괜찮을 것이다. 우짜등지간에 만날 수 있는 껀덕지가 있는 법이고, 그런 공통점으로 인해 서로간의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약간은 주의를 해야할 것이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하는 이가 가장 먼저 친하게 접하게 되는 경우가 바로 辅导(개인교습)의 경우인데, 사실... 세월이 변해서인지 이 또한 사람을 잘 골라서 그리고 적당히 조절해서 해야지, 辅导를 친구로 생각했다가는 돈주고 중국어를 배우는 것이 헛빵이 될 수도 있고, 죽어라 공부만 하면 정말 선생님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가장 편하게 생각할 수 있는 친구가 바로 辅导를 통해 알게된 주변 친구가 아닌가 싶다.

연진님이 지적했다싶이 자신의 발음과 문법을 교정해주는 친구라면 반드시 잡아야 한다. 처음에는 좀 잡아주다가 가까워지고 하면 내 말이 틀리더라도 알아듣는 친구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걔도 알아들었으니 다른 사람도 알아듣겠지, 라는 생각에 틀린 습관을 계속해서 고쳐가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세세하게 일일히 하나하나 조목조목 내 눈앞에서 이러쿵저러쿵 하고 있다면, 재갈로 입이라도 물리고 싶겠지만-_- 일단, 고쳐주는 친구는 감사히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 말 통할려고 중국에 간게 아니라, 맞는 말을 제대로 할려고 중국에 간 것임을 잊어서는 아니되고. 사실 나 또한 내 주변 대부분의 중국친구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내가 틀린 문법이나 성조에 대해 그다지 신경쓰지 아니한다. T.T (생각난 김에 오늘부터라도 만날때마다 부탁해야겠다.--;)

그리고, 가급적 여러가지 경험을 하길 권하고 싶다. 소위 말하는 互相帮助 라는, 서로 도움을 준다는 가정하에 만나게 된다면 꾸리꾸리한 곳에서 책만 붙잡지 말고, 여기도 같이 가보고 저기도 같이 가보는 것이 좋다. 개인적인 견해일진 모르겠으나, '술'을 이용할 수 있으면 이것 또한 괜찮다.-_-v 다만 무조껀 먹고죽자라는 식의 술자리가 아니라, (물론 난 이것도 선호한다만...-_-v) 평소와는 다른 주제를 말할 수 있는, 또 좀 더 허물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그 친구와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 (물론 이성친구간에 너무 허물이 없으면 사고(?)는 알아서 감수해야 하지만서도.-_-+)

돈문제는 될수있으면 더치가 낫다. 이상스레 중국생활을 그리 오래하지 않은 사람들은, 만나는 중국친구들에게 밥값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생활수준 차이가 나다보니, 우리는 별거 아닌 밥값이려니 하고 넘어갈 경우가 종종 생기지만, 습관이 되면 정말 내가 사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되려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는 경우도 있다. 상대방 형편에 맞게, 그리 부담이 없는 곳에서 먹거리를 해결하는 편이 좋다. 그렇다고 무조껀적으로 돈계산하는 더치가 아니라, 이번 한번은 내가 사고, 다음번은 니가 사고 뭐, 그런 유도리가 필요하다고. (나 같은 경우엔 몇년전부터 중국친구든 일본친구든... 한국식당에선 내가 쏘고, 중국식당에선 중국친구가, 일본식당에선 일본친구가 쏘는... 해괴망칙한 방법을 쓰는데, 이 또한 따지고 보면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_-;)

대화의 화제의 경우, 가급적 정치나 역사 문제는 안꺼내는 것이 좋고, 중국과 대만문제는 절대 안꺼내는 것이 좋다. 20대 중국인들의 경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정치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자신의 정치관에 대해서 속시원히 얘기해주는 사람 역시 적다. 중국은 아직 사회주의이다. 역사에 대해서는 훨씬 이전 것까진 괜찮으나 괜히 우리나라와 관련있는 문제를 꺼집어내어 일부로 서로 열낼 일 만들 필요는 없다. (물론, 이것도 잘만 활용하면 본인의 중국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긴 된다.-_-+) 우리가 배운 동북아 역사와 중국에서 배우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나는 이렇게 배웠는데, 너는 어떻게 배웠냐, 라는 병렬식 대화가 낫지, 나는 이렇게 배웠으니까 내 말이 맞다라는 식의 불필요한 논쟁을 할 필요는 없다. 마지막으로 两岸문제(중국과 대만) 를 우리나라와 북한간의 문제라 생각하면 절대 안된다. 또한 민간인들의 교류가 잦다고 해서 이 두 곳이 (내가 '두나라'라고 말할 수 없는 것도 절대 민감해서이다.--;) 절대 가까운 것도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이 문제는 상당히 복잡하고 민감하다. 정말 궁금하거나,필요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아니 꺼내는 것이 좋다.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라-_- 몇번 해봤는데, 그리 좋은 결과는 없었다.-_-;;;)

마지막으로 요즘 한류 덕분에, 나름대로 중국인의 관심을 꺼집어낼 수 있는 껀덕지가 생겼다. 특히 한국 대중문화에 대해 목메는 얘들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보다도 더 잘 안다.-_- 그렇다고 우쭐대거나, 혹은 '야가 와 이라노?' 하지 말고, 본인 역시 중화권 대중문화에 대해 조금 공부해서 서로서로 주고받는 것이 낫다.

'친구'라는 의미, 사실 한국에서조차도 참으로 애매모호한 단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서로 떠올렸을 때 슬그머니 미소를 띄울 수 있는... 그런 친구가 되기 위해선 가장 필요한 것이 '배려'일 것이다. 너무 욕심을 부리다가는 친구를 잃고, 너무 무관심하다가는 주변에 아무도 없다.

원문 포스트 : 2005/11/23 07:51


<추가> 07. 4.23. 07:57

포스팅한지 1년하고도 반정도가 지난 글인데, 그리 틀린 말은 없는 것 같다. 다만 급하게 쓰다보니 실예가 부족하고, 하기사, 연진님 포스트보고 후다닥 날려썼으니-_- 흠흠. 근데, 우째 해당 포스트는... 블로그 자체를 닫아버려서-_-+ 시간이 나면 조만간 포스팅하겠지만서도, 아무래도 한국에서보다는 중국에서 만나는 중국인 친구가... 좀 더 정감이 가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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