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지난 몇년전 우리나라가 아닌 낯선땅에서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떠오르면서, 왠지 모를 가슴시린 진동이 몰려올 때가 있다. '아, 외국땅이었구나.'라는 그런 설레임이 아니라, 그래도 한때 제대로 모르고, 괜히 낯설기만 하여 막연한 두려움, 기대반으로 돌아다녀야 했던 곳, 그리고 잠시나마 내가 눈을 고정시켰던 이런저런 장소, 사람들, 풍경들... 좀 더 과장하여 말하자면, 괜히 그때 그 곳에서 풍겨왔던 냄새라든지, 향기라든지... 혹은 비 비린내까지... 순식간에 뇌리속을 스치울 때도 있다. 또 가끔은 언젠가 뼈속까지 시린 추억속에서 벌벌 떨며 돌아다녔던 곳도 떠오른다. 어찌나 추운지 손을 주머니 속에 넣는 것은 고사하고, 고개를 숙이며 얼굴까지 상의속으로 밀어넣어 조금이라도 추위를 덜 맞을려고 안간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