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h~ blah~

북한 담배, '묘향'.

우리팬 2007. 9. 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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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북한담배~라며 한갑 얻었다. 한동안 편의점에서 팔던 '평양'이라는 담배가 문득 떠올랐다. 피는 담배 나두고 왠 호기심... 그냥 넘어갔는데, 이번엔 아예 한갑을 통채로 받았으니 아니 피워볼 수가 없었다. '이야, 살다살다 북한 담배도 다 피워보는군.' 싶었다.

이제껏 이상하게도, 중국에 있으면서도 '북한'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었다. 96년 단기연수 당시 내가 있었던 북경외대(北京外大)에는 숙사 건물의 5층 전체가 북한 유학생들이었는데, 지나가는걸 보기만 봤지, 말 한번 못 걸어봤고... 00년에 다시 찾았을 땐, 북한 유학생들이 중국에서 거의 철수를 했을 때쯤인지라 구경도 하지 못했다. 그 당시 후배 하나가 아파서 병원엘 데려간 적이 있었는데, 진료를 받은 후, 몸보신 시킨다고 식당을 찾던 바, 그 유명하고도 유명한 북경의 '류경식당'을 발견하였으나... 순간 쪼림과 대강 먹고가자는 귀차니즘에 바로 옆 중식 自助餐(부페식) 식당을 찾아 들어갔었다. 나중에 남방에서 생활을 할 때에는 북한이라곤 코빼기도 보이는 곳이 없었고, 上海를 지겁도록 오고가면서도 일부로 북한식당을 찾을 마음도 없었다.

아차, 글고보니 몇년 전엔 북한산 포도주을 만져본 적은 있다. 엄니 친구분이 금강산 여행을 다녀오시면서 주신 선물이라는데, 뭐 맘만 먹었으면 한번 까서 제대로 마셔보았겠지만, 포도주를 좋아하지도 않거니와, 괜히 손 한번 잘못됐다가 집에서 쫓겨날 수도 있으니... -_- 사실, 그때 집에 있던 양주 몇병 까마시고 보리차 채워넣는걸 까먹어서 바로 걸렸다지... 물론, 몇일 후에 부리나케 중국으로 도망갔다.-_-v

암튼, 북한과 지독히도 인연이 없던 내가 드디어 북한 담배라는 것을 손에 얻었다. 이름도 '묘향'이란다. 설마 묘한 향기가 날까... (아, 썰렁하다.-_-;) 식전에 맛 좀 볼려고 한가치 꺼집어 입에 무는데, 왠지 느낌이 중국담배와 비슷한거다. 얼씨구? 에이, 설마... 했는데, 역시나다. 이 담배는 우리나라나, 혹은 우리가 쉽게 피는 외국담배와 같이 混合型 담배가 아니라, 중국이나 라오스 담배와 같은 烤烟型이었던 것.-_-; (한국말로 뭐라 분류를 나누던데 당췌 생각이 안난다.-_-;) 정말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烤烟型 담배.-_-; 순간 지난 몇년간의 중국 생활들이 눈에 선~ 특히나... 중국인에게 담배를 권해 받고, 억지 웃음에, 고마워하면서 피워야만 했던 (아직 흡연자라, 중국인이 담배를 권할 때 사양하는 방법을 모르겠다.-_-+) 아, 역시나다. 반도 못 치우고, 바로 버려버렸다. 그리곤 아직 이 골방의 구석탱이에 얌전히 모셔다 놓았고... (나 역시 접대로 뿌리리라.-_-v)

이 담배는 얼마나 할까... 찾아봤더니 한보루에 15달러 정도란다. 뭐, 그렇게 치면 담배가격치곤 무난하네 그려.


<뱀꼬리>

언젠가 이 烤烟型의 담배를 정말 눈물겨워하며 치운 적이 있다. 당시 생활비도 안 들어왔었고, 또 근처 담배가게에 항상 피우던 中南海가 몇일째 안 들어올 때였는데, 그걸 못참고 결국 당시 福建省 선물 세트로 받았던 것들 中에 담배 한갑을 결국 꺼내 피웠고,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피우며 근 이틀동안 버틴 적이 있다. 한국 담배값 또 500원 올린다는데... 거참, 할말없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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