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南 京

중국 5,60년代 분위기의 식당, '江南 人民公社'

우리팬 2007. 8. 5. 22:19
반응형

입구에서보면 작게 보이지만, 내부는 꽤나 크다.

南京의 汉中门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한창 개발 中인 지역이 있는데, 新街口 방향으로 꺽어들어가면 여러 고급 아파트들과 함께 기차 레스토랑을 비롯한 몇몇 식당들이 보인다. 이 동네의 식당은 한번도 가보지 않았기에 마침 끼니를 떼울 겸 해서 찾아봤는데, 그토록 가고싶어했던 기차 레스토랑은 아직 개시를 하지 않아, 근처에 있는, 다소 특이한 분위기의 식당엘 들어갔으니...

大锅饭이라는 말이 있는데, 같이 일해서 같이 해먹는다, 라는 말. (금전적인 문제 포함.)

이 식당은 역시나 湖南에서 개업한 체인점이었다. 南京에는 아마 이 집이 유일할 듯.

이름하야 江南人民公社. 人民公社(인민공사)라 함은, 중화 인민 공화국 개국 후, 대약진 운동을 비롯한 여러 개혁 정책을 펼칠 당시, 농촌의 대규모 생산조직으로 행정, 생산, 가회기층 조직이었다. 뭐, 쉽게 얘기하자면 노동조합 정도? 단지, 정부 주관하의. 중국 농업기반을 최소한의 비용과, 최소한의 인민 복지를 위해 이바지 했다고는 할 수 있으나, 여느 공산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계급층의 여러 부패와 폐단이 발생하였고, 1982년에 헌번에 의해 폐지되었다... 라는 사전지식을 가지고 들어가지는 않았고-_-;;; 단지 상호명이 재밌네? 정도의 생각으로 들어갔다. 사실 중공 개국 후인 49년부터 문혁 전까지의 중국사를 제대로 접한 적이 별로 없어 평소에 따로 관심을 많이 가지기는 했으나, 기회가 있었야지... -_-+ 만약 내가 우리나라 80년대에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졌다면, 아마 국가보안법으로 잡혀들어갔을지도 모른다. 鲁迅 책 들고다니는 것도 걸릴 정도였으니.-_-+ (세상 참 좋아졌다~)

모택동 像.

모택동과 농민들의 시찰?

동지들이여~ 밥 다됐데이~

근데, 상호명이 알려주듯이, 이 식당의 분위기는 일단 중국의 호남요리(湖南菜) 위주의 湘菜馆이었고, (湖南省도 나름대로 강남이다.-_-;) 입구에서부터 뭔가 심상치 않은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일단 중국의 영원한 주석인 마오쩌뚱(毛泽东)의 출신지역이 湖南이다보니 당연히 그의 동상이 있었고, 벽에는 50년대 이후의 중국 농촌이 표방하는 모습을 담은 포스터들이 걸려있었다. 사실 외국인으로써 이런 부분에 별 관심이 없을진 모르겠지만, 중국사에 관심이 많은 나 역시도, 중국인과 못지 않은 향수감(?)에 빠졌으니... -_-+ 하기사 이런 특이한 식당은 나도 처음이었으니. 흠흠.

대강 테이블 분위기.

테이블 티슈와 성냥.

테이블에 놓여진 식기들.

자리에 앉았는데, 일반 식당보단 깔끔하게 씻겨진 그릇들(餐具)과 아니나 다를까 또 50년대 당시 모습을 담은 그림의 티슈(餐巾纸)와 성냥(火柴)이 있었다. (성냥까지 기본적으로 테이블이 있는 식당도 중국에선 꽤나 드물터인데.) 일반적으로 湘菜(호남요리)는 다른 家常菜보다는 가격이 비싼 축에 속한다. 거기에 내부 인테리어나 종업원의 태도를 보니... 한 가격 하겠구나... 싶었는데, 뭐, 다른 식당이나 레스토랑도 마찬가지지만서도, 중국에선 어딜 가나, 어느 수준의 식당을 가나... 주문시키기 나름 아니겠는가.-_-v 둘이서 맥주 두병에 요리 몇개를 먹고 RMB 100元이 약간 넘었으니... 가격면에서도 괜찮은 편.

바로 오른쪽에 있는 요넘.-_-; 허벌나게 분위기를 강조했다는.-_-+

종업원들의 복장도 특이했다. 역시나 그 당시 분위기를 내는 유니폼을 입고 있었으며, 맥주를 시켰는데, 맥주 유지잔을 왜 안 주냐니까, 글쎄, 흰쌕 대접에 따라 마시라고 하니... -_-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런 분위기에선 당연히 그 당시에 마시던 그릇을 써야 한다는... 그렇게 치면 그 당시의 술이나 내놓지. 그때 뭐, 맥주를 많이 마셨던 것도 아니었으면서리. 흠흠.


작년 7월부터 시작해서 湘菜(호남요리)를 줄기자체 먹기 시작했는데, 가격은 좀 비싸지만, 그래도 남방요리보다는 우리 맛에 더 잘맞는 것 같고, 매운 요리들도 사천요리 만만치 않게 있으니 중국에 있는 유학생들이라면 종종 애용할만하다. 단지 많은 湘菜馆은 일단 모주석 찬양(?)을 위해 액자의 사진이나, 동상까지도 있으니, 행여 이런 것에 거부감을 느끼거나, 반공정신이 너무 강한 이가 가서 식사를 하기엔 좀 그렇겠지비.-_-; 사실 이 人民公社라는 곳은 중국인들과 가도 꽤나 신기해 할 듯 싶다.


조촐허이 만찬을 끝내고 계산을 끝낸 후 화장실을 찾아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여기도 재미났다. 일단 중국어로 화장실을 대게 洗手间 혹은 卫生间이라고 부르는데, 여기는 일단 解放区(해방구)라 고 적혀 있었다. 解放区는 1936년에 일어난 중일전쟁 이후, 공산당과 국민당이 다시 대립을 하면서, 공산당의 점령지였던 延安 근처를 불렀는데, 여기까진 별 상관없고, 일단 화장실에서 볼 일 보는 것도 하나의 '해방' 아니던가.-_- (쉽게 쉽게 생각합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