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느꼈지만, 나는 내 '생일'이라는 것을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다. 그나마 한글날이 노는 날이었을 때는 생일 기분이 좀 나곤 했는데, 아무래도 한글날 이브인 생일이다보니, 그저그런 평일이었고, 또 항상 시험기간이었던지라, 이래저래 챙기기보다는, 나도 그렇고, 주변 지인들도 그렇고 그들 각자의 생활을 영위하는데 급급했던 것이다. 생일 당일날을 챙긴다는 것은 어떻게보면 나에게 있어서는 사치였고, 항상 생일이 지나가고 난 뒤 주말에서야 끼리끼리 모여 속닥허이 놀았던 것이다. 뭐, 사실 따지고 보면 생일은 엄니의 날이긴 하지만서도.
올해도 어김없이(?) 생일이라는 것이 찾아왔고, 그나마 올해는 나름대로 시간을 만들어 사람들과 함께 했다. 선물도 받고, 또... 선물을 요구(?)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서 상당히 만족스럽기도 하다.
생일을 재미나게 보낸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냥 이래저래 자리를 만들어놓고 하는 생일보다는, 가끔은... 소시적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들과도 생일을 핑계로 집에 초대해서 케익 먹는 재미에... 또는, 조금이나마 가깝게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내는 일을 생각하곤 한다.
죽었다 깨어나도 생일은 변하지 않는다. 365일 중의 하루이고, 그 날은 그나마 본인을 위한 날일터이다. 그러니, 내 맘대로, 내가 하고싶고, 내가 보고싶은 사람들을 볼 수 있음 한다. 내년도 그렇고, 내후년도 그렇고... 나는 언제나 소시적 뭣모르던 그 순진했던 생일날을 추억한다. 그리고 추억하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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