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전 북

부산에서 군산으로 가는 길.

우리팬 2008. 9. 13.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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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군산간에는 우등 버스밖에 없다.

그래도 일반보다는 개인공간이 넓으니 탈만함.

경상도 토박이로서, 전라북도 군산은 그리 낯익은 도시가 아니다. 이래저래 어릴적부터 빨빨거려 돌아다녀봤지만, 전라도쪽을 가본 것은 이번이 고작 세번째였다. 역시나 경상도인에게 전라도라는 땅은 머나먼 곳인가, 를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는 여행. 암튼, 이 '군산'이라는 도시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할 뿐더러, 아는 것을 다 꺼집어내봐라, 해도 고작 생각나는건 '군산상고'라는 곳이 나름대로 전국 고교야구에서 유명했다는 것밖에 모른다. 먹거리에 대해서도 그냥 전라도 음식(홍어 정도-_-)이 있겠지... 하는 것 뿐이었고, 바다와 입접한 곳이라는 것밖에 알지 못한다. (아귀와 복어가 유명하다고 한다.)

중국이나 일본을 돌아다닌 것에 비해, 한국내를 돌아다는 경험이 적었던 나로써는, 어떻게보면 중국내를 돌아다녔던 설레임보다도, 내 고향 부산을 떠나 낯선 도시로 간다, 라는 두려움이 더 컸다. 이래저래 인터넷을 통해 가는 방법이나, 유명 먹거리, 장소를 찾아볼려고 했건만, 어차피 '여행'의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강 차시간과 걸리는 시간만 확인한 채 집을 나셨다.-_-;

가는 방법은 상당히 단순했다. 단지 차편이 하루에 7번밖에 없는지라, 가급적 집을 나서기 전에 차시간을 생각해두고 떠나는 것이 낫다. 오전 7시 30분부터 거의 2시간마다 한대씩 있다. 막차는 저녁 7시. 부산 노토동 시외/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 반 정도 지나면 함양 휴게소에서 15분 가량 들리고, 그리고 3시간 30분 정도 지나면 전북 익산에 도착한다. 그리고 내릴 준비를 한쯤이면 군산에 도착하니, 내가 군산에 갈 때 걸린 시간은 고작 4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재수!

부산에서 출발할 때는 전북고속 버스였다.

군산에서 돌아오는 길은 경남고속 버스.

부산으로 돌아오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군산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가면 익산이 나오고, 2시간이 지나면 산청휴게소에 들린다. 그리고 부산으로 도착하는데, 이때는 4시간 20분 정도 걸렸었다. 차가 그다지 밀리지 않아서 조금 일찍 도착했던 것 같다. 그래도 버스 안에서의 무료한 시간은, 기차보다 더 할 것이리라.-_-; 개인적으로 혼자 먼 길을 떠날 때에는 버스보다는 기차를 선호하는데, 부산에서 군산으로 가는 직행 기차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군산으로 향하기 전 들리는 함양휴게소.

부산으로 돌아오기 전 들리는 산정휴게소.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기사아저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15분 정차합니다.'라는 말을 했다. 15분이면 참 애매한 시간이다. 끼니를 해결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간단한걸 사기에도 좀 애매하더라고. 결국 휴게소 내의 편의점에 들려 커피를 하나 샀는데, 가격은 일반 편의점 가격과 같았다. 그래도 다행임세, 더 비싸지 않으니. 중국 같은 경우엔 휴게소에서 뭘 먹든지, 사든지 간에 상당히 비싸다. 몇년 전에 먹었던 盒饭도 무려 RMB 20元.-_-;

익산이라는 지명을 꽤나 많이 들은 것 같은데, 터미널은 너무 작았다.

군산 시외버스 터미널.

군산의 시외버스 터미널은 역시나 작았다. 단지, 매표소에서 표를 사는게 아니라, 자판기가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여기저기 가는 곳들의 가격을 보니, 대강은 군산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짐작이 되더라고. 군산에서 전라도 광주까지는 만원도 채 하지 않았다. 부산 바로 옆 김해 같은 경우엔 2만원. (부산은 2만 천원이다.)


출발하기 전에 버스에서 뭘 하고 시간을 떼우나...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책을 읽기에는 버스가 움직임이 많아서 무리일 것 같았고, 또 잠을 잘려고 해도 그다지 잠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뭐 했다. 결국엔 노트북을 들고가서 영화 한프로와 또 한편의 반 정도를 보니까 배터리 경고가 떴다. 그래도 영화보면서 3시간은 버텼으니... 나름대로는 만족한다만. 다만, 낮시간이 되다보니, 버스 안의 커텐을 쳐도 햇빛 때문에 보는데 조금 짜증이 나더라만. 요즘 영화 볼만한게 없어서인지, 그냥 노트북 안에 있는 '88분'을 다시 봤는데... 알 파치노 이 아저씨... 참 대단한 것 같다. 나이가 70이 다되어 가는데... 흐아~


<추가>

군산에 도착해서 군산대로 가는 버스의 정류장을 찾는다고 고생을 좀 했다. 듣기론 터미널 바로 앞이라는데, 바로 앞이 아니라, 고가도로 쪽으로 걸어가야 한다. 시내버스를 탈려니까 기사 아저씨가 어디가냐고 묻는데, 군산대요~ 했더니만, 앞의 버스를 타란다. '군장대' 스쿨버스더라.-_-; 내 발음이... ㅠ.ㅠ

첨엔 고가도로쪽으로 안 가고 반대쪽으로 걷다가, 다른 버스정류장에서 군산대 스쿨버스를 봤다. 그리고 그 버스에서 내리는 군산대 여대생에게 수줍은-_-v 말투로 군산대 가는 버스를 물어봤다.-_-v 알고보니 반대편. 재미난게 대답을 해준 버스가, 딱 몇번, 몇번이다가 아니라, 10번대, 20번대... 이렇게 대답을 해준 것 같다.

14번 버스를 타고 군산대로 룰루랄라 갔는데, 책 좀 보다가 군산대를 지나쳐버렸다.-_- 군산 시내버스는 안내방송 대신 자막으로 다음 정류장을 알려주더라. 첨엔 언젠가는 도착하겠지... 하고 그냥 기다렸는데, 이상하게 창밖에 논과 밭이 보였다.-_-+ 결국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종점이다... '김체촌'이라는 정류장 이름.-_- 버스에서 잠시 내려 버스 기사아저씨와 담배 한대 같이 피고, 이 얘기 저얘기 하다가, 결국 군산대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_-; 기억나는 기사 아저씨와의 대화는, 군산 인구는 30만밖에 되지 않고, 시내버스도 100대밖에 되지 않는다였다. 그런데 군산대 앞 대학로의 육교에는 50만 군산 어쩌구 저쩌구가 붙어있다.-_-; 인구 10만 늘리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닐터인데.

국립 군산대학교 앞 대학로.


<추가 2> 08.12.25 06:00

구글 맵스를 이용하다가, 무심결에 군산에 갔을 때 이래저래 돌아다닌 길을 지도를 찾아봤는데... 도보로 걸은 거리가 장난이 아니었다.-_-; 세상에... 세상에나.

파랑색→ : 택시 이동, 빨간색→ : 녹색→ : 버스

殷군 자취집에서 오전에 출발하여 택시로 근처의 궁전 꽃게장에 가서 점심을 해결했다. 둘 다 군산 지리에 까막눈이었으므로, 대강 택시를 타고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가자고 했더니, 월명동인가 해망동인가 쪽으로 갔다. 그런데 내가 봤다는 바다가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나라의 서해, 즉 오리지날 황해바다가 아니라, 금강이 바다로 흘러나가는 출구쪽이더라고.-_-+ 이건 엄밀히 말하자면 중국과 연결하는 바다가 아니잖우.-_-;;; 이후 도보로 군산역에 갔다가 열심히 걷다보니... 내가 군산에 도착한 첫 지점, 시외버스 터미널 찍고... 다시 군산 시내에 가서 피자 한판으로 저녁을 먹었으며... 거기서 또 열심히 걷다가 지쳐서... 결국 버스 타고 두세정거장 지나 귀가하였다.-_-+ (이 날  얼마나 걸은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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