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전 북

태어나서 처음으로 황해를 보다.~

우리팬 2008. 9. 1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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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군산에서 가서 특별하게 한 것이 없이 그냥 걷고, 보고, 먹고밖에 안 했으니... 슬~ 포스팅거리도 줄어들고 있다. 대학교 2학년땐가... 당시 전주대를 다니던 언니야 덕분에 처음으로 전라도땅을 밟아본 나는, 당시엔 바다가 아닌 전북대 옆에 있는 공원의 호수만 보고 돌아와야만 했다. (막차시간이 저녁 7시 30분인가 그랬다.) 그리고 10년이 지나고 군산으로 향하면서, 문득 든 생각이... 그래도 지난 몇년간 줄기차게 중국을 오고가고 했는데, 비행기를 이용하다보니 제대로 우리나라의 황해를 눈으로 직접 본 적이 없는 것이다. (비행기에서 보이는 바다는... 바다라고 치기엔 좀 무리가 있잖우.) 게다가 상하이(上海)에서도 본 것은 바다와 이어지는 黄浦江이지, 바다는 아니었다.

그래서 군산에 도착한 이틀날, 근처 게장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일단 지리를 몰랐기 때문에 택시를 잡아타고 '해망동'으로 향했다. 택시기사 아저씨말에 의하면, 제대로 된 깨끗한 바다를 볼려면 다른 곳으로 가야한다, 라고 강조를 했건만... 부산에서 평생을 산 넘이 '바다'에 대해서 뭐 특별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깨끗한 물이든 더러운 물이든 그냥 본다는데 의미를 두고, 또 주위 환경을 보고싶었기 때문에 그냥 해망동으로 가자고 했다.

서해, 혹은 황해인데...

황색은 아니더니만.-_-;

갈매기들이 뭐가 이래 게으른지.-_-;

택시에서 내리니, 별반 다를 바 없는 선착장, 방파제와 등대가 보였다. 장항으로 가는 배가 있기는 있던데... 굳이 탈 필요가 있겠나 싶어서 그냥 수산시장쪽을 향해 걸어갔다. 정말 별 다를바 없는 상가위주의 바닷가였다. 그래도 재밌잖우~

쓰끼다시? 쯔께다시?-_-;

회는 좀 비쌌다만, 자연산이라 허니.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홍어~

수산도매 상가 건물을 들어갔다. 이 곳에서 산 것들을 2층 횟집에 가서 먹을 수 있게 되어있어 당연히 저렴할 것이다. 이래저래 돌아다니니 물고기나 해산물의 종류외엔 부산 자갈치와 별반 차이는 없었다. 한반퀴 돌고 나와 담배를 한대 푸고 다시 길을 재촉하려는데, 1톤 트럭 운전석에 재미난(?) 모자를 발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군대있을 땐가,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라는 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데, 아무래도 군대에서 본 것이다보니 상당히 기억에 오래 남았다. 게다가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는 아예 DVD를 사기까지 했다. 당시엔 일본보다도 중국에서 배용준 붐이 일어나고 있을 때였는데, 아는 중국인 친구에게 빌려주며, "이 드라마가 배용준이 유일하게 험한 꼴로 나오는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이 드라마에서 배용준은 귀공자 스타일이기보다는, 힘겨운 삶을 꾸려나가는 인물로 나오는데, 수산시장에서 게 경매자가 되어, 저 숫자가 적힌 모자를 쓰며 박상민과 상당히 기뻐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해안가를 죽 따라 걷다보니, 길이 끊겨있었다. 다시 U턴을 해서 걷는데... 어느 승용차에서 아저씨가 수협이 어디있는가를 묻는다.-_-; 타지에 와서 길을 가르쳐줄 줄이야.-_-+ 지나가다가 수협을 본 적이 있어서 가르쳐 줄 수 있었다.-_-v 일단 해안가를 벗어나 큰도로로 빠져나오니, 커다란 건물이 보였다. 딱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엄청난 크기의 물고기 장식이었는데, 알고보니 이 곳은 군산 수산물 종합판매장. 또 뭐, 이쪽 근처에 앉아 담배 한대푸고.-_-v

부산이라면 일본어로 적혀있을터인데, 군산은 중국어로 안내표시가 되어 있었다.

이로써 나의 황해여행은 끝.-_-v 이제 죽기 전에 북해만 보면 되는데... 북해를 볼려면 러시아까지 가서 북극쪽 바다를 봐야하는구나. 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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