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경 북

'문경(聞慶)새재'를 다녀오다.

우리팬 2010. 2. 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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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시 : 2010년 1월 28일

요즘은 혼자서 여기저기 빨빨거리는 짓을 그다지 하지 않는다. 아무래도 나 홀로 여행에 대한 취미가 없기도 하거니와, 시외 어딜 가든 그 어느 비용보다도 기름값과 도로비가 신경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최근, 부득이하게(?) 다녀와야만 했던 곳이 있었으니... 바로 우리나라 명승 32호에 등재되어있다는 '문경새재'라는 곳이었다. 굳이 찾아갈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고, 인천공항으로 가는 도중 부득이한 사정으로 부산으로 유턴을 해야했으니... 연락을 받았을 땐 이미 선산휴게소 쯤이었고, 어떻게든 톨게이트를 빠져나올려고 하다보니 바로 '문경새재' (혹은 聞慶鳥嶺라고도 부른다.)로 가는 곳이더라고. 문경 휴게소에서 서울에 올라가서 하룻밤을 자고 기다릴까, 아니면 그냥 부산으로 내려갈까... 하다가, 상봉이 몇일 뒤로 연기되어버리는 바람에 딱, 결정을 내렸지비. 그래도... 안개속을 헤치며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내려갈 순 없잖우.-_-; 아직은 돈보다는 시간이 여유로운 몸인지라 별다른 부담도 없었고.

평일 아침이라 꽤나 한적한 이 곳,

바로 문경휴게소.

단순히 '문경새재'는 고갯길이라는 것만 인지하고 목적지로 삼았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니... 또 하나의 휴게소가 나오더라고. (대게 국도길에서 주유소랑 편의점 하나에 주차장이 있으면 휴게소라 부르지 않는가.-_-v) 이 곳에서 처음 맞닥드린 곳이 '문경 도자기 전시관'이라는 곳이었다. 사실 별다른 흥미가 없으면 상종을 하지 않는 나쁜 습관 때문에 굳이 찾아들어갈려고 하지도 않았고, 또... 하늘에서 살포시 자그나만 눈발이 떨어지고 있더라고. 눈은 안 무서운데, 빙판길은 무섭다.-_-+ 얼른 보고, 얼른 철수하기로 맘먹고 화장실만 들렸다가 갈려고 했는데... 그곳 전시관 바깥에 있는 화장실, 문이 자물쇠로 잠겨있었다.-_-;;;

역시 평일이라...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옷... 차라리 이런 곳이 좀 더 구미를 당기게 하지 않는가. 하지만 화장실이 급해서.-_-+

이 무슨... 해괴망측한 시설이라더냐.-_-+

꽃피고 봄이 오는 날에 이런 곳에서 막걸리... 캬~

예의상(?) 문경에 어떤 관광지가 있는지 일단 확인해두고.

휴게소를 빠져나와 문경새재로 향했다.

행여나 얼진 않았을까 조심조심~

문경새재라 추정되는 곳에 도착. 일단 주차를 시켜야만 했는데, 단체관광용 버스 한대도 마침 주차를 시키는 中이더라고. 아싸~ 저기 사람들 따라가면 되겠구나... 했지비. 근데, 고작 2남 2녀, 4명이 전부.-_-; 아저씨, 아줌니 커플은 열심히 목적지를 향해서 전진을 하셨는데, 젊은... 아니, 어린 커플(대딩으로 추정-_-)들은 뭐가 그리 신났는지 이런저런 뽕빨의 냄새를 풍기며 희희낙락 걸어올라오더라고. 아... 뒤에서 지켜보기에도 지치더라. 고로, 추월해서 후다닥 발걸음의 속도를 올렸지.-_-; 아, 문경 도립공원 주차장 주차비는 시간제한 없이 2,000원.

식당가.

헛! 이런 곳도!?

유스호스텔도 있고.

주변 환경이 생각보단 괜찮았다. 이런저런 식당들도 즐비했고, 문경호텔이나 유스호스텔도 있더니만. 나중에 다녀와서 유스호스텔 가격을 찾아보니 성인 1인 15,000원 정도더니만. 혹시나~ 나중에 이곳을 들릴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아무래도 부산에서 오고가는 거리가 있다보니, 느긋허이~ 제대로 볼려면 1박 2일은 필요할 것 같더니만. 아니면 아예 일찍 출발해서 당일치기로 돌아다니던지. 근데, 관광지라기보다는 휴양지의 색깔이 강해서... 느긋허이 산책로를 걷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 도립공원을 기준으로 주변에, 사계절 썰매장, 대왕세종 세트장, 자연생태전시관, 철로자전거, 석탄박물관과 같은 곳도 있었다. 뭐 나야... 일단 외톨이니-_- 공원만 한바퀴 돌고 오자, 라는 생각으로 다시 전진.

문경새재 도립공원 관리소.

그리고 입구. 차량통제.-_-+

공원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반긴 것은 바로 짧지 않은 산책로였다. 오른쪽은 겨울나무들이 즐비한 숲이요, 왼쪽엔 계곡물이 흐르고 있더니만. 인도도 잘 깔아놓아서 산책하기엔 딱 좋더니만. 다만 혼자는 외롭다.-_-;;; 산책이 아니라, 극기훈련이겠지.ㅠ

아름다움은 느끼질 못했다. 뭐, 겨울풍경이려니... 눈이라도 쌓였다면!?

좌계곡

우나무.-_-;

걷다보니, 한국美가 물씬 풍기는 동상이 눈에 띄이더군. 날도 춥고... 그냥 허겁지겁 사진만 찍어뒀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맞이하는 모습들인지라, 꽤나 감명깊더군. 아...선조들이여~ 하는.-_-;


열공.

입시.

업무.

민심파악.

회식.

농민선동? -_-;

사실 분명 우리 선비들의 일생을 나타낸 좋은 그림일터인데, 요즘 나라 모습이 모습이다보니, 장난삼아 이미지 캡션을 저따구로 붙여봤다.-_-; 아, 저 동네 중간에 있는 철원(?) 조심.

신길원현감 충렬비.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걸맞게 박물관도 있었다.

앞서 나간 아저씨, 아줌니 커플도 지나치시길래 나도 패스.-_-;

새재碑.

'문경새재'의 유래.

자, 이제 본격적인 문경새재를 볼 수 있는건가?

추위에 오돌돌 떨며 걸어가다 이제서야 본격적인 문경새재를 볼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건만... 왠걸, 내가 생각했던, 상상했던 분위기와는 사못 달랐다. 꽤나 험한 고갯길... 그리고 펼쳐진 산세의 풍경을 고대하였건만... 왠지 관광지 치장의 냄새가 나는, 인위적인 손떼가 많이 탄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모습이야 중국에서도 허벌나게 봐왔던 것 아니던가. 실제로 그랬다. 바위에 새겨진 그대로 문경새재 가는 길...이라기보단, 드라마 촬영장 세트로 보이는, 아니... 한국민속촌과 거의 비슷한 관광지가 기다리고 있더군.-_-; (사전에 아무런 조사도 없이 갔으니 이런 결과가 나오긴 했다만.) 입장료는 2,000원, 문경시민은 할인해준데. 종종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곳에 해당 지역시민들에겐 할인혜택이 주어진 곳이 있는데... 왜 부산에는 단 한군데도 없냐, 이 말이다.-_-; 부산이 그렇게 돈이 많은 동네도 아닌디. 이게 광역시의 설움인가?-_-;

SBS 버스 딱 보고... 그려러니 했지비.-_-;

촤..촬영장?

사진값이 인하되었다는 소린가? ㅎ


우리나라 관광청에 딴지 거는 것은 아니다만, 정말 드라마 열풍에 힘입어 관광지 만드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까? 드라마를 보고 이 곳에 찾아와 '아, 이 곳에서 찍었구나.'하는 감흥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지사이겠지만, 막상 이 곳에 와서 별다른 모습도 보이지 않고 단지 드라마 세트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또다른 드라마가 찍히고 있는 모습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들까나. 촬영팀들도 돈을 내고 이 곳에서 드라마를 찍고, 이 세트장을 보러오는 관광객들도 돈을 내고... 과연 이런 곳은 '관광지'라는 이름을 붙여줄 수 있을까나. 게다가 우리나라 대대로 내려오는 특성있는 곳에서 말이다. 차라리, 자그나만 휴게소에서 본 유교문화관을 여기로 옮기는 것이 낫겠다.-_-; 아님, 나름 명성있었던 선비들의 동상을 세워다 놓고 이들 역시 이 곳을 지나서 한양으로 올라가 과거시험을 쳤다, 식으로 역사적 인물들을 열거해놓고 설명하는 편이 더 낫지 않겠는가... 싶기도 하고. 뭐, '관광'에 대해 해박하신 분들이 이렇게 해놓으신거니, 절대 딴지 걸 생각은 없다.-_-; 다만, 왜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드라마' '드라마' 했는가가... 신기할 따름이라오.

드라마 세트장 매표소.

표값.-_-;

촬영안내도.

자... 이제부터 2,000원의 값을 다 하기 위해 열심히 빨빨거리며 돌아다녔다. 이런저런 조선시대때의 시가지나 궁궐안의 거처들등의 모습들을 재현해놓았던데... 그냥 민속촌, 정도라 생각하는 편이 속편하다. 꽤나 유명한 곳들은 음성설명을 하는 기계도 있었으나, 뭐... 사람들이 적어서 그런지 작동도 하지 않더라만.-_-; 또 백성들이 살았던 집이나, 혹은 조금 살만한 사람들이 살았던 기와집등에서도... 그 어떠한 설명이나 특성들을 제대로 표현해주지 못했다. 물론 드라마 촬영을 위해 만들어 놓은 세트장이라 생각하면 이해는 되지만서도, 나 같은 사람은 '문경새재'라는 곳까지 와서 이런 모습을 볼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_-+ 구석구석 뒤져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문경새재'='드라마 촬영 세트장'이라는 인상밖에 남지 않은 것 같다. 하여간, 돈값 사진은 남겼으니 뭐.-_-; 이런저런 부연설명을 붙일 능력이 되지 않아, 그냥 돌아다니며 찍어놓은 사진으로 대체해 본다. 현판이 바닥에 놓아져 있거니와, 어떤 건물안에는 다른 곳의 안내표지가 들여놓아져 있고... 뭐가 뭔지 알아야지 원.


이 곳을 나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더군. 다음에 문경새재를 찾게 된다면 차라리 산 탈 준비를 좀 해서리, 산이나 오르고, 또 고갯길을 힘겹게 건너간 과거응시 선비들 체험을 하는 편이 낫겠다고.-_-; 실제로 이 곳을 찾은 몇몇은 드라마 세트장은 들어가지 않고 산에 오르고 있었다.

'백두대간'은 맥주와는 사실 별 관계 없데이.-_-;


분명 이 곳도 꽃피는 봄이오면 꽤나 볼거리가 많은 명소일 것이다. 이래저래 알아보지도 않고, 또 눈발이 살짝 날리던 겨울철에 찾아온 내 탓으로-_- 나름 헛걸음은 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일단 답사라 생각하고.-_-; 그래도 다음에 다시 찾아올 날을 위해 일부로(?) 볼거리들을 남겨두고 왔으니 된거고.

상탄 화장실이라길래 일부로 찾아봤건만,

디스플레이 전기세가 왜 아까울까... 하는 생각밖에.-_-+

하여간 난 컴백홈~

이 곳을 관광지라 불러야 하나... 아니면 휴양지로 불러야 하나. 행여나 찾아올지 모르는 외국인 친구들을 데리고 온다면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할지.-_-+ 다음에 혹시나 오게되어 숙박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유스호스텔까지 알아는 봤는데... 그냥 남해쪽 팬션 잡는게 속은 더 편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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