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雜感

어느 한 집단에서든 꼭 '튀는' 사람이 있다.

우리팬 2008. 4. 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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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간히 여러 집단을 겪었다고 생각을 한다. 여러 집단에 속해있었고, 뛰쳐나오기도 했으며, 또 대표로써 자리를 잡았던 적도 있다. 몇년전부터는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속해지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그 몇년동안은 그냥 아웃사이더처럼 일단 몇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그 집단을 유심히 쳐다보기도 한다. 내가 속해있든, 속해있지 않든, 또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지 간에 눈에 보이는 대강 생각하고 있는 그 집단에서 어느 한 아해를 알게되었는데, 생각외로 뒷다마 까이는 일이 많았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좀 특이한 아해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뭐, 나이 스무살 넘으면 그럴수도 있고, 또 옆에서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럴수도 있지, 라고 생각을 했는데, 나에게 하는 행동 이상으로 그 아해가 속해있는 집단에서도 보이지 않는 은근슬쩍 따돌림은 물론, 다른 사람으로부터 그 아해에 대한 그리 좋지 않은 이야기도 많이 들어야만 했다. 아, 그랬구나. 그저 열심히만 하고, 자기 중심적으로만 생각하는구나, 라고 내딴에는 단정을 내려버렸는데, 이건 좀 아니다... 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예전같으면야, 소주 한잔 사주면서 뭐라도 얘기를 했겠건만, 이제는 나에게 그런 여유도 없는가보다. 아니, 더이상 남이 어떻게 살든말든 상관하지도 않고, 상관할 수도 없다.

어느 집단이든지 간에 꼭 튀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여기서 튄다는 말은, 나름대로 좋게 표현한 것이고, 골칫덩이... 남으로부터 이해받기가 불가능한 사람을 뜻한다. 초중고딩때야, 이지메 내지, 하다못해 몇번 쥐어박으면 조금이라도 바뀌지 않을까, 기대라도 할 수 있건만, 스무살 넘은 사람들에게는 그런 방법이 통하지도 않는다. 그저 '무관심'이라는 나름, 사못 가장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자신이 왜 무관심의 대상이 되는지, 혹은 왜 자신은 항상 혼자인지에 대해 차분히 혼자 생각할 수도 없는가보다. 그저 어디서나, 언제든지 그 '튀는' 행동을 할 뿐이다.

고등학교때부터 활동하던 동호회가 있었는데, 좀 유별난 사람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 역시도 잊고 살았었는데, 몇일 전 집에서 우연히 발견한 단체사진에서 그 사람의 모습을 보고 15년도 지난 몇몇 일들이 뇌리속을 스쳤다. 별다른 목적없이 단지 '친목'을 주로하던 동호회였기 때문에 그 동호회는 모이기만 하면 술이었다. 그렇다고 술을 목적으로 모인 것도 아니지만, 아무래도 대한민국의 정서가, 사람이 모이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주가무이다보니, 뭐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유별난 사람이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으면... 했는가보다. 몇일전부터 전체 공지를 하고, 이런저런 홍보를 하는 전체모임이면 모르겠지만, 번개나... 혹은 그 동호회의 소모임때는 일부로 그 사람에게 알리지 않거나, 혹은 아예 모르도록 끼리끼리 모이는 경우가 잦았다. 뭐, 그래도 나는 상관없었다. 나와는 아무런, 전혀 상관없는 존재였기 때문에.

대학땐가, 좀 별난 넘도 있었다. 사실 나 역시도 그 넘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얘들끼리 모이면 뒷다마가 까이고, 또 여느 모임에서든 함께하기보다는 그 넘은 다른 부류에 속해 희희락락 웃고 있었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20대 초반의 일이지만, 상당히 안 좋았던 얘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뭐, 그래도 나는 상관없었다. 나와는 아무런, 전혀 상관없는 존재였기 때문에.

하나, 둘, 셋... 이 세사람의 공통점 中의 하나는 '여자문제'였다. 뭐, 여자를 좋아하는 '호색한'은 아니었지만, 일단 여러 사람들을 눈쌀찌푸리게끔 하고, 또 가장 많이 뒷다마까이는 에피소드가 바로 '여자'와 관련된 이야기였다. 아니,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여자측에선 관심이 없거나, 아니 싫어하기까지 하는데, 그 셋은 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나치게 대쉬를 한다든지, 혹은 그 대쉬가 잘되지 않았을 경우, 또 다른 여자에게 찝적거렸던 것이다. 나 역시도 그런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어야만 했다. 나는 이렇게도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게,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는게 죄는 아니지 않은가. 꼭 그게 남들에게 까이고, 또 무관심의 대상이 되며, 사람 하나 바보 만들 일이냐고.

그런데, 이 셋의 두번째 공통점이 바로 자존심이다. 개인적으로 그리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헤도, 아무튼 자존심이 굉장히 쌨던 것 같다.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분명 잘못된 행동에 대해 1차적으로 주변인들이 '이건 아니잖아' 라는 충고를 하기는 했다. 그러나 달라진게 없다. 생각해보지도 않았기에,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뭘 고쳐야 하는지에 대해 수긍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랬기에 집단에 스며들지도 못했을 뿐더러, 있으나마나가 아닌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 라고 인식되는 존재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고.

세번째 공통점은 그리 잘나지 않은 사람이었다. 여느 사람들이 생각하는 잘난 사람, 잘나가는 사람. 남들보다 학벌이 뛰어나든지, 가진게 많든지, 혹은 다른 집단에서의 대인관계가 좋든지 하는게 없었다. 아니, 다른 집단에 속했다면 굳이 내가 보이는 집단에서 그런 대접을 받을 일도 없었을테다. 차라리 남들보다 잘난 사람이었다면, 감히 다른 사람들이 뭐라뭐라 생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마지막 공통점이 바로 친구를 제대로 대하지 않았다는 점. 원래는 친구가 없다, 라고 말하려 했는데, 그래도 친구는 있었을 것 같다. 단지, 자신의 친구 앞에서는 그런 일이 언제 있느냐는듯이, 그냥 그 친구만 대할 뿐, 자신의 상황, 처지, 혹은 신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그리 진지하게 얘기를 해보지 않았을 거 것 같다. 그런 문제를 가까운 친구가 들었을 때 그 누가 가만히 있겠는가. 아니, 차라리 가만히 남의 일처럼 넘어가버렸으면, 그건 친구가 아니라 그냥 단지 앞에 놓아둔 사람밖에 되지 않는다.

예전에 대학에 갓 들어왔을 때, 선배들로부터 줄기차게 들어야만 했던 것이 바로 '대인관계'에 대한 중요성과 집단에서의 활동에 관한 얘기였다. 지금 대학에선 소위 '선배'라는 호칭을 듣는 사람들이 무어라고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선배대접'을 받는진 몰라도, 우짜등가 내 세대에선 선배말 잘 듣고, 후배한테 잘해주고가 대학생활의 기본이었다. 이거만 잘하면 다른 사람에게 무시를 받거나 관심밖의 인물이 되겠는가.

우째... 말이 뒤숭숭해져 버렸는데, 요는... 사람은 항상 자신이 처한 처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 그 어떤 누구라도 먼저 다가와 손을 내밀어주지도 않을 뿐더러, 또한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더더욱 절실히 느끼는 것이 사람에 대한 '情'이다. 그 정을 느낄려면 어느 집단에서든 그 집단에 스며들 수 있는 양보심내지,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꼭 필요하다. 자기 잘났다고 삐대는 사람. 글쎄, 그건 자기 혼자만의 생각은 아닌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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