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生.有.約./→ 雜感

'블로그'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법한데 말이다.

우리팬 2008. 4. 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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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4월 29일에 '블로그'라는걸 처음 시작했다. 사실 '블로그'라는 단어보다는, Blog (Web+Log), 혹은 ブログ라는 단어를 먼저 접했을지도 모른다. 새로운 단어를 알고, 뭔가 싶어서 찾아봤더니 당시 한국에선 아직 '붐'이 불지 않아서인지, 다른 나라 사이트에서 그 뜻을 찾고 이해할 수 있었다. 아직 기억이 나는 것은, 제각기 가지고 있는 꽤나 전문적인 지식을, 한둔데 모아서, 그걸 공유하고 토론하는 장... 정도로 이해할 수 있었다. 당시에 나는 중국 无锡라는 곳에서 어학연수 中이었고해서, 나는 그 곳에서의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써야겠다, 생각하고 시작하게 되었다. 근데 왠걸... 다들 그렇지만, 시간이 조금 흐른 후, '블로그'라는걸 처음에 시작했을 때의 의도와 다르게 나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그때부터는 그냥 내가 살아가는거나 쓰자, 일기라도 좋다, 일단 남겨보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뭐, 어쩌면 Web+Log... 웹상에 남기는 나의 기록이라는 뜻에 가장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그로부터 몇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블로그'라는 것이 꽤나 전문적으로까지 인정되어 가고 있다. 사회적 현상에, 사건에, 그리고 지식에 관한 일명 '블로거'들의 포스트를 접할 때면, '아, 포스트 하나라도 제대로 써야겠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이다. 사실 그만한 능력을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음도 당연하고 해서, 언젠가부터는 예전처럼 맘편하게, 혹은 일명 '땡기는대로' 포스트를 남길 수가 없었다. 차라리 me2day를 이용해서, 간혹 마음이 허~하거나, 흥분했을 때 (이건 거의 로떼전 시청 中일때지만-_-;) 고작 한 문장 남기게 될 뿐이었다.

대게 Naver에서 야구를 보는데, 댓글달봐엔 그냥 나 혼자 me2day에서 원맨쑈~ -_-;

나는 남들 다 가지고 있는 싸이도 없다. 00년 1월에 ID를 만들었지만, SK에 넘어가고 잠시 방명록만 남겨두었는데, 우째우째 사람들이 찾아와서 글을 남기고 가는 것에 재미를 좀 붙였다가, 별로 영양가 있는 글이 없는 것 같아, 그냥 문을 닫아버렸다. 사실 '오늘 내 싸이에 몇명의 방문자가 왔을까?' 라는 자연스런 호기심에 하루에도 몇번씩 접속해야만 하는 내 모습이 짜증났을 뿐이다. 이것도 한 4년전 얘기네.-_-+

근데, 내가 지금 현재 쓰는 ID가 조금 특이하다보니(?)... (그러니까, wurifen 이라는 영문 ID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혹은 내가 다 점유했다. .com 도메인까지도.-_-v) 간혹 알고지내는 지인들이 찾긴 하지만,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웹상에 개인적인 사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남겨두는걸 꺼려해서인지, 이것도 그리 반가운 연락은 아닐 것이다. 차라리 Mail을 통해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는게 얼마나 정감이 넘치는 일인가. 흠~

나름 Gmail도 이쁘게 만들어서 쓰고 있는데 말이다.-_-;

우짜등가, 블로그에 낙서를 남기는 일이 줄기는 줄었다. 예전에는 해야하는 일도 뒤로 미루고 일단 올리고 보자, 라는 심산으로 하나둘씩 올렸지만, 지금은 그럴만한 여유가 있는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고, 또 괜한 악플이 찜찜하기까지 하다. 내 공간에 내가 뭘 쓰던, 무슨 상관이래. 딴지를 걸어도 제대로 된 화투로 걸든지, 일단 택도 아닌 대화명에 쓰레기 같은 몇 글자 남기고 사라지는 것을 보니 답답하기까지 했다. (뭐, 티스토리로 옮기고 난 06년 후부터는 악플러를 그리 접하지는 않았다만. 네이버 악플러 즐!)

핸드폰 번호는 이해를 하지만, 집전화번호까지 굳이 찍힐 필요가 있었남.-_-;

올 초에 티스토리에서 받은 명함을 보면 참 재미난 옛 기억이 떠오른다. '명함'이라는 것을 예전에 중국에서 유학생활을 할 때 직접 100장 정도를 찍은 적이 있었는데, 그보다도 훨씬 예전에, 그러니까 97년에 하이텔(HiTEL)에서 찍어준 명함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도 티스토리와 같이 200장 정도였는데,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결국 쓰레기가 되어버렸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명함'이라는 존재의 가치가, 역시 뭔가 내세울려는 보일려는 용도가 더 커서인지는 몰라도, 책장위에 살포시 놓여있는 티스토리 명함을 보니... 좀 그렇네~ 싶더라고. 난 전문적인 블로거도 아닌데 말이다.-_-;

정말 옛날 구석기 시대때의 문제같지만, '블로그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잠시 생각을 해봤는데, 결국 답은 없었다. 내 공간이고, 내가 남기는거고, 또 같이 얘기를 할 수 있는 리플러가 있음 더 좋은거고. 난 그래서 오늘 또 포스트 하나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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