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경 남

해동 용궁사(海東 龍宮寺)를 다녀오다.

우리팬 2009. 10. 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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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일시 : 2009년 9월 30일

부산의 바닷가...라 하면 태종대, 자갈치... 그리고 송도쪽도 있지만, 좀 더 잘 알려진 곳이 광안리, 해운대, 송정, 일광 코스일 것이다. 광안리나 해운대는 워낙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타지방 사람들도 해마다 적지 않게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다만, 내가 마지막으로 광안리 해수욕장의 바닷물에 들어간 것이 초딩 5학년때였고-_- 해운대 역시 고딩때 맥주 몇캔 까서 간 것을 제외하면... 나에게 있어서 광안리나 해운대는 바닷가, 라는 개념보다도 이제는 회 한사리를 하거나 백사장에 앉아 바다소리를 안주삼아 술 한잔하는 곳으로밖에 인식되지 않는다. 그렁께, 바다를 보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 때면 으레 송정이나 일광쪽을 택한다는 말씀.

이번에 찾은 곳은 바로 해동 용궁사(海東 龍宮寺)라는 곳이었는데... 이름은 어릴적부터 수도없이 들어왔지만, 단 한번도 개인적으로 찾아본 적이 없는 절이었다. 이 곳은 바다를 낀 절로써, 해운대에서 송정을 지나면 금방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근데, 초행길이다보니 '네비'가 알려주는 방향을 따를 수 밖에 없었고, 결국... 가까운 길을 나두고 뚫린지 얼마되지 않는 고속도로까지 타고 일광에 내려서 다시 부산쪽으로 향해야 했던, 다소 기름값 아까운 길을 택했었다.-_-; 역시 가장 빠른 길은 광안대교를 통해 송정으로 가는 방법이 최선일 듯. 하여간... 갔다, 그 해동 용궁사라는 곳을.


이 곳은 몇년전 楊양이 운전초보일 당시에 같이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 역시 네비게이션만 믿고가다가 산으로 올라가 엉뚱한 곳을 간 적이 있었다.-_-; 그때의 아픈(?) 기억 때문일까나... 네비를 믿고가면서도 어찌나 조심스러워지고, 지도에 바다가 나오는지, 산이 나오는지를 확인하면서 갔으니. ㅋ 하여간 약간은 돌아가는 코스를 택해서인지, 도착 예정시간 30분을 초과하여 겨우 해동 용궁사의 입구에 다다를 수 있었다. 용궁사 입구 삼거리에선 어지간하면 신호등을 보고 움직이는게 낫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오고가는 차들이 적었지만, 쌩쌩달리는 차들이 간혹 있다보니 위험하겠더라고. 부산쪽에서 간다면 그냥 우회전 받아 가면 되고, 부산쪽으로 가는 길이라면 좌회전 신호를 받아 들어간다.

어랏... 뭐꼬? 왠 자갈마당.-_-; 입구쪽 도로가 공사중이었는데, 한동안은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듯.

자갈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용궁사에 거의 다다랐다.

드디어 나타난 해동 용궁사(海東 龍宮寺).

용궁사 절로 들어가는 입장료는 없다. 다만 주차료만 있을 뿐.-_-;

이 곳에 나름 부산 관광 일일코스 버스도 있던데, 출발시간까지 이 곳에 도착하는게 좀-_-;


이제까지 가본 한국의 절과는 또다른 풍경이었다. 이 곳도 나름 관광지화가 되어서 그런지... 관광 특산물을 파는 노점상들이 즐비해 있었다. 뭐, 평일이다보니 역시 문을 안 연 곳이 많았고. 으아~ 한국 절이나 중국 절이나 별반 다름없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저기~ 앞에서 중국어가 들리는 것이다. 아니, 광동어였다. 홍콩이나 혹은 광동성의 중국 관광객들 몇몇이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中이더라고. 조금 더 걸어가고 있으니 또 익숙한 소리, 바로 일본어.-_-+ 일본인 관광객 6,7명과 한국인 가이드 한명이 가고 있는 것. 오~ 또 가고있다보니 국적을 알 수 없는 (말소리를 못 들었기 때문에) 서양 코쟁이 아저씨, 아줌마가 가고 있다. 용궁사가 국제적인 관광지란 말인가.-_-;;;


용궁사, 라는 곳을 생각해봤을 때... 아무래도 부산의 시외곽쪽에 있다보니 교통편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데, 정기적으로 오고가는 용궁사 버스가 있더라고. 대략 부산시내쪽에선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근데 왜 버스요금은 표시가 안되어 있냐고욤!



차를 타고 올라오면서 문득 든 생각이 '용궁사'라는 이름이 너무 많이 보이는거다. 뭐, 그냥 그렇다고. 안내표지가 아닌 돌에 조각되어 있는 용궁사 이름이 많아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에 다녀왔던 통도사는 정말 간단명료했는디.)


재미난 것이 절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십이지 석상들이 왼편에 서 있는 것. 내 뒤에서 오던 일본인 관광객들도 신기한 모양인지, 각자의 띠에 맞게 앞에서서 사진을 찍더라고. 나야 뭐... 열심히 빨빨거려야 했으니, 대강 몇개의 석상들만 찍고 ㄱㄱㅆ.

용(龍)

뱀(蛇)

말(馬)

돼지(猪)

개(狗, 犬)

닭(鷄)


원숭이를 왜 '잔나비'라고 부르는지 그 이유를 모르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찾아보니... 원숭이의 고유어는 '납'이었고, 동작이 날쌔고 재빠르다라는 '재다'의 형용사형 '잰'이 붙어 '잰나비'가 되어... 음운변화를 겪어 '잔나비'가 되었다고 한다.


십이지 석상 바로 앞에는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만든 돌로 조각된 의자(?)들이 있었는데, 실제로 앉는 사람은 없더니만. 고양이 벤치-_- 서유기에 나오는 오지산을 연상시키는 손바닥 의자, 그리고... 맨 오른쪽은 거북이 등인지, 축구공인지 분간하기 애매한 의자. 왜이리 돌로 조각된 것들이 많은가... 했는데, 용궁사 입구에 어느 스님께서 조각을 하시는 곳이 있더군.


이제 본격적으로 절구경을 해보자... 하는데, 입구쪽에 보이는 높다란 석탑하나. 무슨 석탑이고 했더니...

바로 '교통안전 기원탑'

이제 진짜 절로 좀 들어가 봅시다요.

입구.


절 곳곳에는 이런저런 문구들이 눈에 쉽게 띄었다. 하나씩 읽어보면서 길을 재촉하는데... 재미난 것도 있더라고. 바로,


읽아보니 어디서 많이 접한 듯한 문구... 바로 '사노라면'이라는 노래의 가사. 뭐가 먼저인지는 그리 신경쓰이지 않았고... 단지 명언 中의 명언인 '새파랗게 젊다는게 한 밑천인데 째째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활짝펴라'라는 문구. 캬~

입구쪽에서보이는 바다의 모습.

바다가 보이니, 드디어 용궁사라는 것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아싸아~ 여기서부턴 그리 내가 부연설명할 수 있는 것들도 없으니, 대강 내가 지나치면서 본 것들 위주로만 남겨보도록 한다.

학업성취를 기원하는 불상.

득남을 기원하는 불상. 배가... 배가... -_-; 참으로 많이들 문지르셨군.

한눈에 보이는 용궁사의 전경. 생각외로 작았다.

108 장수계단.

108개 계단으로 되어있겠지비.-_-;


본격적인 절구경을 하기 전에 먼저 왼쪽으로 가서 구경하기로 했다.

복전함보다는 보통 '불전함'이라고 하지 않남?


날씨가 꽤나 우중충했는데... 그래도 파도소리와 함께 바다를 바라보니 시원허이 좋더라고.

용궁사의 대웅전 및 주요 시설들이 있는 곳.

석상을 좌우로 '방생'하는 곳과

'일출'을 보는 곳이 있었다.

방생하는 곳.

파도가 만만치 않아-_- 生 하기가... -_-+

일출 보는 곳.

좋~다.

새해 첫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이래저래 바다의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 바다를 찾는데... 이 곳 용궁사 역시 안봐도 비디오처럼 당연히 많이 몰릴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2000년 1월 1일 새벽 4시에 집에서 출발해서 뜨는 해도 제대로 못보고-_- 수많은 차량들 틈에서 겨우 탈출해서 집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쯤이었다.-_-+ 이러다보니, 무슨 새해 첫날이라고 해서 어느 특정한 곳에서 '해 보는 일'을 특별하게 생각치 않게 되었고... 그냥 대강 해 잘보이는 곳에서 아침에 해 한번 보는 것으로 떼워왔지비.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보니, 유난히 붉은 나무로 만든 다리가 보였다. 일단은 가봤더니...


바위를 세차게 치는 파도외엔 그닥.-_-; 그래도 그 소리가 어찌나 시원하든지, 나도 모르게 동영상을 찍어봤지비.



정말정말 본격적인 절구경.-_-v

여기에다 던지는 동전은 다 어디에다 쓰일까나.-_-+

중국얘들이 이걸 읽으면

무슨 생각을 할까?-_-;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만, 나는 해우소가 더 필요했다.-_-; 그래도 한시간 가까이를 차를 몰고 왔으니. 게다가 니코틴 충전도 좀 필요했고.-_-; 일단 볼 일 보러 화장실을 찾아 들어갔는데... '아이, 냄시야~' 왜 그런가 했더니...

흑.-_-+ 그래도...!

용궁사의 대웅전.

삼천불전.


이런 말하긴 좀 그렇지만... -_- 어느 불상이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복전함'이라고 부르는 돈상자였다. 불상마다 다 있으니 왠지 좀 그렇더라고. 아니, 내가 용궁사에서 본 거의 모든 불상에는 복전함이 있더라고.

용궁단.

내부모습.

자, 이제 용궁사에서 가장 유명한, 가장 많이 본 클라이막스 부처상으로 보러가야지비. 바다를 향한 이 불상은 용궁사 관련 안내책자나 관광 책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이 문을 통해,

이 돌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해수관음대불(海水觀音大佛).

해수관음대불에 관한 설명.


이 해수관음대불이 있는 곳이 용궁사에서 가장 높은 곳이 아닌가 싶다. 이 곳에서 바라본 바다의 풍경은 과연 절색이었다. (날씨만 좀 좋았더라면... 했지만서도.) 바다를 낀 절을 가본 적이 몇번 없었고, 또 정말 오래간만인지라 한국의 또다른 절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만, 무교이다보니-_- '불심'을 갖고 찾아온 것도 아니었고... 좀 더 구체적인 절에 관한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을 수 밖에. 이제 어지간히 다 봤으니... 슬 떠나볼까나.

기도보다 더 중요한건 막강한 준비와 당일날의 대처법이닷...!


역시나 바다 풍경이 절색. 겸사~ 동영상 하나 더~ -_-v



'철'은 좀 지났지만... -_-

돌아가는 길에... 유심히 여겨본 것이 바로 용궁사의 '용(龍)'에 관한 것이었다. 사실 '용궁'이라는 이름 때문인지, 바다 속의 용궁을 떠올리기 십상인데, 글자에 맞게 용장식도 눈에 띄더라고. 앞서... 용궁사 창건에 관한 표지판에 나와있듯이, 관세음보살님이 용을 타고 화현하셨다하니... 용궁과는 관련없는 것은 당연하고.-_-;



나가는 길에 본 '효도'라는 제목의 석상.

당3 당3 !

워낙 유명한 절이다보니 왜 이제서야 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 빠른 길도 알았으니, 기회만 된다면 종종 찾아올 수 있을 듯 싶다. 운전을 본격적으로 하고다니다보니, 우째... 절을 자주 찾는 것 같으이. (범어사, 통도사... -_-)


<추가> 10.09 22:29

몇일전에 朴군을 운전사로 기용하여 다시 이 곳을 찾았다. 그 몇일새에 달라진게 뭐가 있겠는가마는... 입구쪽에 김여사 아줌니 소행으로 보이는 사고(?)가 하나 있었으니. 미안하지만, 차가 이렇게 뒤집힌 것은 또 처음으로 목격했던지라-_- 사진으로 아니 담아둘 수 없었고.-_-+

당췌 무슨 일이 있었길래! 다행이 사람은 아니 다쳤3.

대웅보전(大雄寶殿) 앞에 있는 휴게소... 비슷한 곳인데, 간판에 적힌 문구처럼 茶 한잔 하고 가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냥 앉아서 바다 구경을 하든지, 혹은... 시장기를 컵라면으로 떼우시는 분들 밖에.-_-;


절이라고 해서 낚시광을 말릴 수 있으랴. 하기사, 대학교 안에까지 가서도 낚시를 하는 이들도 있는데 뭐.-_-; 바로 근처에 '방생하는 곳'이라고 있는데, 한 곳에서는 놓아주고, 한 곳에서는 낚고 있고.-_-;


뭐 이 정도. 이 동네 구경하고, 일광 해수욕장 가서 또 바다 보고... -_- 돌아오는 길에 청사포에 들려 조개구이 먹으면서 또 바다 보고.-_-+ 이제껏 부산서 살던 넘이, 해군 제대 후로 바다 구경을 이렇게 징하게 한 날이 또 있는가도 싶다. 육지에서 보기에야 좋을진 몰라도... 어디 바다 한 가운데서 보이는 바다가 바다랍니까요... 얼매나 무시운디.-_-+


그래도 간만에 운전을 안했으니... 칠성 소주 대신 시원소주를 뱃속에 집어넣어줬지비.-_-v 요즘 '술'이 줄다보니, 주량도 자연스레 줄어들어간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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