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ea/→ 경 남

운전연습을 시작하다.

우리팬 2009. 9. 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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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군제대를 하고 운전면허를 땄다. (어떻게보면 늦은 듯.-_-;) 사실 다른건 몰라도 나름대로 고정관념으로 가지고 있었던 것이 '학생이 무슨 운전이야?' 였다. 이 핑계 덕분에에 사실 대학 졸업할 때까지는 운전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을 정도. 그러니 면허를 딴다는 생각도 아예 하지를 않았지비. 근데 군복무 당시 운전병들이 어찌나 대단해 보이던지.-_-+ (사실 운전병들의 내무생활은 빡새다고 알고있다. 아무래도 사제사회를 자주 접하니께로) 특히 앰블란스병은 거의 동경의 대상이었다.-_-; 나도 제대를 하면 운전은 해야되겠구나... 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으니. 복학을 하고 첫 학기 여름방학 때는 베이징(北京)으로 단기연수를 다녀왔고, 겨울방학 때는 뱃부(別府)로 단기연수를 다녀왔다. 그래도 면허를 딸려면 지긋이 학원을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방학때마다 연수를 핑계로 미루고 미뤄버렸으니. 그러다가 복학 후 두번째로 맞이한 여름방학. 할게 없없었다.-_-+ 그래도 그전까지는 나름대로 방학때마다 이래저래 연수를 핑계로 빨빨거렸는데, 이젠 더이상 연수를 나갈 핑계가 없었으니... (어문계열 학생이라고 방학때 학원다니고, 알바하고...하는 것을 개인적으로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차라리 돈 약간 더 보태서 단기연수를 가는게 좀 더 도움이 안되겠는가... 했었지비. 물론 이건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이겠지만서도.) 그렇다고 방학이라고 집으로 들어가자니, 것도 귀찮았고... 그래서 그냥 학교 앞 자취집에서 데굴데굴하고 있던 차.

어느날 하루, 자취집 근처에 사는 文군이 찾아와서 한마디를 던졌다. "내랑 면허를 따자." 어랏? 그저 생각만 하고 미루고 미루었던 일이었는데, 이 아저씨가 뜬금없이 학원을 다니자는 것이 아닌가. 방학때 그닥 할 일도 없었던지라 (심지어 데이트할 처자도 없었다. ㅠㅠ) 방학때 면허라도 따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열심히 학원을 다녔지. 코스, 필기시험, 도로주행... 무더웠다라는 것외엔 기억나는게 별로 없다.-_-; 코스야, 강사 아저씨가 가르쳐준 공식(?)대로 해서 붙었고, 필기는 몇년된 면허시험 문제집을 보는 척 좀 하다가 그냥 가서 대강치니 합격했었고, 도로주행때는 새벽 5까지 술 마시다가 아침에 갔는데, 그래도 합격은 했다. (늦게까지는 마셨을 뿐이니, 그래도 많이 마셨던 것은 아니었던지라 다행이었지비.-_-;)

면허를 따고 간간히 운전대를 잡긴 잡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학교앞에서 자취생활을 하다보니, 운전을 해야할 일도 없었거니와 내 차도 없었으니 집에 있는 차를 몰 기회가 별로 없었을 수 밖에. 솔직히 아직까지도 내가 차를 몰고 어디든 가는 것보다는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이 훨씬 더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다.-_-; 하여간 이런저런 이유에서든 면허를 딴 후 운전한 것이 아마 열번도 채 되지 않았다. 기억나는 일이... 한번은 어느 주말에 차를 몰고 나갔다 온다고 무작정 나왔는데,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었다. 몰고가다보니 두번 다시는 다니기 싫은 고등학교 앞에 가지더라고.-_-; (군대는 다시 가라면 가겠는데, 이 고등학교는 다시 못 다니겠다.) 생각난 김에 고딩 동창인 韓군을 불러 태우고 해운대쪽을 한바퀴 돌았다. 근데 돌아오는 길에 날이 어두워지더군.-_-; 문제는 그당시까지도 나는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켤 줄 몰랐다. 당시 면허도 없던 韓군이 가르쳐주더군.-_-; 마지막으로 운전했을 때는 기억이 생생하다. 차를 몰고 엄니랑 같이 김해엘 들어갔는데, 엄니가 들릴 가게가 있어 잠시 차를 정차시켰다. 시간이 꽤 걸리길래 시동을 끄고 룰루랄라 기다렸는데, 나중에 다시 출발을 할 때 바보처럼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리지 않은 채로 출발시킨 것이다.-_-; 사고쳤지 뭐. ㅠㅠ 그 이후 다시는 엄니로부터 차키를 받을 수가 없었다.-_-; (차야 당연히 정비소로 들어갔고. 떱. 수리비가... -_-+)

그리고 중국으로 떠났고, 몇년간은 운전대를 잡을 일이 전혀 없었다. 면허랑은 인연도 없었는지, 03년 초에 면허증이 들어있던 지갑도 잃어버리고-_- 내 손에 다시 면허증이 들어오게 된 것도 웃기게도 올해 초다.-_-v 것도 면허 적성검사 때문에 새로 발급을 받게 된 것. 적성검사도 재수를 해서 겨우 통과됐으니... 어지간히 나와 운전과는 인연이 없는 모양이다.

그래왔는데 더이상 운전을 미루기에는 답답함을 느껴 운전연습을 다시 하기로 시작했다. 연수샘으로는 朴군을 선택했다. 싼맛에-_-;;; (도로연수 끝나고 술만 사기로 했지비.-_-v) 근데 마침 평소 운전을 안하던 막내동생도 도로연수를 한다고 했으니 주말에는 내가 할 여유가 없어져 버린 것. 우짜쓰까나이... 지난 일요일에 마침 朴군이 시내에 일이 있다길래 우리집으로 불렀다. 내 방안에서 둘이 팅가팅가 하다가, 내가 운전해야 할 차로 갔지비. 정말 몇년만에 운전석에 앉아보는지... 감개무량.-_-; 근데 차가... 예전에 면허 딸 때 잠시 몰았던 1톤  트럭도 아니고, 또 집 차였던 승용차도 아닌 9인승 카니발이다.-_- 이거 뭐가 이래 크노. 헐. 가뜩이나 운전할 때는 새가슴인 내가 차 크기에 쪼릴 수 밖에 없는 것. 오늘은 그냥 단순히 운전석에 앉아서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다시 배웠다. 아무리 오토라지만 아무래도 예전에 면허할 때 수동기어로 배워서인지, 나는 아직도 오토가 긴가민가하더라고. (집 차는 10번도 안 몰았다니께.-_-+) 그리고 학원에서도 안 가르쳐준, 그리고 그 누구도 안 가르쳐주었던 헤드라이터 켜는거랑 와이프 쓰는 것도 배웠다.-_-;

참... 30여분동안 운전석에 앉아서 시동 한번 안 걸고-_- 단지 사이드 브레이크 위치가 다른 것, 그리고 간단한 조작등을 배웠는데, 벌써부터 차 몰고 나갈 수 있는 기분이 드는건 또 왜인가. 물론 차빼는거랑 파킹은 ㅠㅠ 곧 있으니 막내동생이 집으로 돌아왔고 차를 몰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살짝 물어보니 지난번엔 한국 해양대쪽에서 연수를 했다는 것. (걔가 알기론 부산시내 대학 中 유일하게 주차료가 없는 곳이라더군.) 캬... 영도까지 들어가는거야 그려러니 하지만, 영도 안에서는 운전하기가 그리 쉽진 않을법도 한디... 우째 영도까지 가셨더군. 일단 나도 이번주 주말에 첫 도로연수 코스로 이 곳을 잡았다.


다행이 차에 네비도 있고, 또 어지간한 부산시내 길은 숙지를 하고 있는터라 오고가는데는 문제가 없을 법도 한데, 문제는 역시 차빼는거랑 파킹이다. 으헐~ 딴건 둘째치더라도 자체가 만만치않게 크다보니, 왠지 모르게 찝찝해져 버리더군. 물론 큰 차로 배우다보면 작은 차 몰고다니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는 하지만, 운전석 뒤로 보이는 텅 빈 좌석들을 보니... 이 무슨 유치원생들 데리고 다니는 운전사 아저씨를 할 것도 아니고-_-+ 그렇다고 1개 소대를 몰고 다닐 일도 없을 듯 싶은디.

자자, 그래도 면허딴지 9년째인데... 무사고 면허증을 믿어 봅시다. (장농면허 주제에 푸하~)


진중권 교수의 블로그에 보면 간간히 비행일지에 관한 포스트가 올라오는데, 나도 이러다 운전일지를 포스팅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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